여름철 食中毒
식중독(食中毒ㆍfood poisoning)이란 식품의 섭취로 인하여 인체에 유해한 미생물 또는 유독물질에 의해 발생하는 질환을 말한다. 살모넬라균(salmonella), 비브리오균(vibrio), 황색포도상구균, 대장균(E. coli) 등이 가장 흔한 원인균(菌)이다. 식중독의 원인은 미생물에 의한 식중독과 화학물질에 의한 식중독으로 구분되며, 미생물에 의한 식중독은 바이러스성 식중독과 세균성 식중독으로 구분된다. 식중독은 사계절(四季節) 연중 발생하지만, 여름철에는 세균성 식중독이 가장 많이 일어난다.
식중독의 증상(症狀)은 원인균(菌)에 따라 다양하다. 일반적으로 복통(腹痛)과 설사를 일으키는 증상은 대개 1-2일 이내에 가라앉는다. 그러나 식중독균의 종류에 따라 발열(發熱), 구토, 마비, 혈변(血便), 용혈뇨(溶血尿) 등이 나타난다. 특히 마비 및 용혈뇨가 발생하는 정도까지 진행된 경우에는 생명이 위협을 받는 정도가 되므로 즉시 병원에서 치료해야 한다. 미국에서는 식중독으로 인하여 년 30만 명 이상의 환자가 병원에 입원하며, 사망자도 발생한다.
식중독 발생시 환자의 특성, 증상, 발생장소, 환자발생의 시간적 특성을 밝히고 식품의 취급상황을 조사하여 식중독 사건의 발생요인을 조사하는 것을 ‘식중독역학(疫學)조사(epidemiological survey of food poisoning)’라고 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청(食品醫藥品安全廳ㆍKFDA)는 올해 여름철은 예년에 비해 기온과 해수면(海水面) 온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장염(腸炎)비브리오 식중독(食中毒)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어패류(魚貝類) 등의 취급 및 섭취에 더욱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지난해(2011년) 국내에서 발생한 식중독 중 장염비브리오 식중독이 차지하는 비율은 3.6%로 9건(133명) 발생하였다. 그 중 8건(70명)이 해수(海水) 온도가 상승하는 6-9월에 집중됐으며, 가장 많이 발생한 시설은 음식점(6건, 52명)이었다.
장염비브리오균(Vibrio paraphemolyticus)은 호염성(halophilic) 세균으로 1950년에 존재가 밝혀졌으며, 1964년 이후 장염비브리오 식중독이라 불리게 되었다. 장염비브리오균은 연안이나 강 하구에 많이 존재한다. 따라서 조개, 굴 등 패류(貝類) 및 연안에 서식하는 각종 어류(魚類)가 특히 문제가 된다. 장염비브리오 식중독은 세균성 식중독의 약 70%를 차지하는 설사성 질환이다.
비브리오속(vibrio屬) 균들은 섭씨 18-37도 환경에서 증식하며, 증식이 매우 빨라 3-4시간 만에 100만배로 증가한다. 여름이 되어 해수(海水)의 온도가 상승하면 균들이 본격적으로 증식한다. 따라서 국내에서 장염비브리오 식중독, 비브리오 패혈증, 콜레라 등 비브리오속에 속하는 균에 의한 질환이 여름과 가을에 집중되는 것은 이러한 생태학적(生態學的) 특성으로 인한 것이다.
장염비브리오균은 어패류의 껍질, 아가미, 내장 등에 부착돼 있다가 칼, 도마 등을 통해 다른 음식으로 오염돼 식중독을 발생시키기 때문에 학교 급식이나 뷔페 등 대형 음식점을 비롯해 해안가 어패류 판매 밀집지역, 횟집 등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장염비브리오 식중독의 임상적 특성은 생선회, 어패류, 초밥 등 음식을 먹은 후 10-18시간 내에 급성위장염, 복통, 설사, 구토 등이 생기며 특히 많은 양의 수양성 설사(watery diarrhea)를 한다. 미열(微熱)을 동반될 수 있지만 고열(高熱)을 보이는 경우는 드물다.
여름철에는 어패류를 가급적 날로 먹는 것을 피하도록 한다. 어패류 구입 시에는 신속하게 냉장 보관해 식중독균(食中毒菌) 증식이 억제되도록 한다. 장염비브리오 식중독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어패류 섭취 시 수돗물로 2-3회 충분히 세척하고, 섭씨 85도 이상에서 1분 이상 가열하여 완전히 익혀서 먹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조리(調理) 후에는 사용한 조리 기구를 깨끗이 세척하고 열탕 처리를 해 2차 오염을 예방해야 한다.
겨울철 식중독은 낮은 온도에서 적은 양으로도 식중독을 일으키는 노로바이러스가 주요 원인이지만, 여름철에 유행하는 식중독의 주 원인균은 병원성 대장균(大腸菌)인 경우가 많다. 날씨가 더운 여름철이 되면 세균(細菌)이 빠른 속도로 자라 4시간이면 식중독 발생 수준으로 증식하게 된다.
식중독균에 감염되면 12-72시간 후 구토ㆍ설사ㆍ복통 등에 시달리게 된다. 보통 성인의 경우 1-2일 이내에 자연 치유가 된다. 하지만 면역력(免疫力)이 약한 영유아, 노약자, 만성질환자들은 식중독에 걸리기 쉽고, 또한 설사가 지속되면 탈수(脫水) 증상이 올 수 있으므로 주의하여야 한다.
식중독을 방지하며 위생적이고 안전한 식품을 제조하고 소비하기 위해서는 보다 철저한 식품위생(食品衛生)관리가 필요하다. 또한 식중독 예방(豫防) 3대 수칙(守則)인 ‘손씻기, 익혀먹기, 끊여먹기’를 지키는 등 개인위생을 철저히 해야 ‘건강한 여름나기’를 할 수 있다.
최근 서울 서초구 반포동 소재 한 고등학교에서 학급당 10명 안팎 총 170여 명이 6월 11일부터 복통(腹痛)과 설사(泄瀉) 등의 증세를 호소하기 시작했고 일부 학생은 심한 발열(發熱)과 탈수(脫水) 증세를 보여 병원으로 이송되기도 했다. 보건당국이 발병 학생들의 가검물을 분석한 결과 세균성 장염(細菌性腸炎)을 일으키는 캄필로박터 제주니균(菌)이 검출됐다.
식중독이 발병한 학생 대다수가 6월 8일 급식으로 나온 비빔밥과 초밥, 냉면 등을 먹은 이후 식중독 증세가 시작됐다고 증언한 점 등으로 미뤄볼 때 식중독의 원인이 학교 급식에 있는 것으로 추정하여 정확한 원이 밝혀지고 문제를 해결할 때 까지 학교 급식을 중단했다.
우리나라는 경제발전과 더불어 외식(外食)산업이 발전하여 가정 밖에서 식사를 하는 기회가 많아지고 있다. 농림수산식품부(農林水産食品部)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는 통계청 등의 국내 식품산업 관련 주요 통계를 분석해 정부 정책수립 및 기업 사업계획 수립에 활용할 수 있도록 자료집 ‘2011년 식품산업 주요지표’를 발간했다.
자료집에 따르면, 2011년 현재 우리나라 식품ㆍ외식산업(外食産業) 시장 규모는 133조원(식품시장 65조원, 외식업 68조원)으로 10년 전인 2001년에 비해 2배 가까이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식문화가 유사한 일본의 식품시장 규모 약 470조원과 비교하면 1/7 수준으로, 우리나라 식품산업도 계속해서 성장할 가능이 높다.
글/ 靑松 朴明潤(한국보건영양연구소 이사장, 대한보건협회 자문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