葡 (포도 : 포)
이 〈포〉자는 나무 풀 초(艹)변에서 9획을 찾으면 눈에 띈다.
▶이 글자가 지니고 있는 뜻은? 「포도. 머루. 약풀」등이다.
이 글자는 풀 초(艹). 쌀 포(勹). 길 포(匍). 클. 무리. 클 보(甫)등이 결합된 글자다.
따라서 「이 글자는 땅을 포복하듯 기는(匍) 습성을 가지고 크는(甫) 넝쿨줄기 식물(艹)인 포도 또는 머루라는 뜻을 지닌 글자다.」
▶포도는 1억 4000년 전 지구상에 처음 출현했다. 그러나 빙하기에 대부분 멸종된 뒤 동아시아, 서아시아, 북아메리카 등 3개 지역에 살아남은 것들이 전 세계로 전파됐다.
기원전 6000년경 메소포타미아 문명 발생지인 터키 북부 지역에서 포도가 재배되기 시작해 이집트 등 다른 문명권으로 확산됐다.
이집트의 알렉산드리아에서 재배됐던 ‘머스캣오브알렉산드리아’는 지금도 재배되는 주요 품종이다.
포도는 현재 전 세계에 109종, 1만개 이상의 품종이 있다.
상업적으로 재배되고 있는 포도는 크게 유럽종, 미국종, 교잡종으로 구분된다.
터키를 중심으로 한 서아시아 지역이 원산인 유럽종이 전 세계 재배 품종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포도라는 명칭은 유럽종의 원산지인 중앙아시아 지방 어원 이란어인 부다우(Budow)에 근원한 것으로 중국에서 포도(葡萄)로 음역한 것이라고 전해진다.
우리나라에서 재배되고 있는 캠벨얼리, 진옥, 거봉 등은 유럽종과 미국종을 합친 교잡종이다. 유럽종 포도는 중국 한나라 때 장건이 실크로드를 개척하는 과정에서 아시아로 유입됐다.
우리나라는 머루, 왕머루, 새머루, 까마귀머루, 개머루 등 5종의 자생종이 있었다. ‘산포도(山葡萄)’라는 명칭으로 옛 문헌에 소개되고 있다. 자명(名)은 영욱(蘡薁)이다. 중국을 통해 유럽계 포도가 전래된 뒤 재배 작물이 됐다.
고려시대 이전에 중국으로부터 우리나라에 도입되어 재배된 것으로 여겨지나 확실한 기록은 없다. 조선시대의 도자기에 포도 그림이 그려져 있고 「산림경제(山林經濟)」에도 여러 가지 포도 품종이 실려 있는 점으로 보아 포도나무가 재배된 것으로 추정된다.
「산림경제」에 소개된 포도 종으로는 자(紫), 청(靑), 흑(黑), 마유포도(馬乳葡萄), 수정마유(水晶馬乳) 등이 있다. 그림, 벽화, 기와 등 많은 문화재에 포도가 풍요의 상징으로 사용됐고,
포도하면 꼭 알아둘 것이 있다. 다름 아닌 「포도가(葡萄歌)」이다. 우리나라 문학 작품 중에 가장 오래된 것으로 부도지(符都誌)에 수록된 글이다.
배경설화에 의하며 마고성(麻古成)에서 지유(地乳)를 먹고 살던 지소씨(支巢 氏)가 처음으로 포도의 맛을 보고 취하여 부른 노래라고 하는데 설화가 구약성서에도 전해지고 있다.
조선시대의 많은 농서에 포도 재배법과 양조법 등이 소개돼 있다. 조선왕조실록에 따르면 태조 7년(1398년) 진상된 수정포도에 대한 답례로 쌀 10석이 하사됐다.
당시 쌀 10석은 궁궐 내 의녀 10명의 연봉과 맞먹는 거액이다. 그만큼 진귀한 과실이었다는 뜻이다.
우리나라의 현대적인 재배는 1910년 이후 수원과 뚝섬에 유럽종과 미국종 포도나무를 도입하여 심은 것이 시작이라고 하며, 충남. 충북. 경북· 경기도 지역에서 널리 재배하고 있다. 4개도가 전국 재배 면적의 84%를 차지한다.
포도는 세계적으로 재배 면적 750만㏊에서 6706만t이 생산된다. 전체 생산량의 60%가 포도주로, 22%는 생과일로, 나머지는 건포도 및 주스 등으로 이용된다.
주요 생산국은 중국, 미국, 이탈리아, 프랑스, 스페인 등의 순이다. 상위 5개국의 생산량이 전체 생산량의 50% 이상을 차지한다.
전 세계에서 포도를 가장 많이 수출하고 있는 나라는 칠레다. 호주와 아프리카 일부를 제외하고 거의 모든 나라에 판매망을 구축하고 자국 생산량의 40% 정도를 수출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