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룽지 보고서>
남은 밥을 방치해둔 벌로,
대장님께 직접 누룽지를 만들어 먹고 보고서를 올리라는 지시를 받았다.
나는 심혈을 기울여 누룽지를 만들었다.
해인쌤께서 내 누룽지를 이렇게 평해주셨다.
“탄 누룽지에서 나는 고소함도 좋지만, 이렇게 몽글몽글한 누룽지도 식감이 매우 훌륭하다.
참기름, 깨, 소금을 살짝 넣고 먹으면 더 맛있을 것 같다.
수영을 하고 먹는 것이어서 더 맛있고, 이렇게 따듯한 누룽지를 먹으니
물놀이를 열심히 했다는게 느껴진다.
은재의 따뜻한 마음씨가 느껴져서 더 맛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파김치만 있으면 참 좋겠다는 얘기를 먹는 내내 하셨지만,
이 얘기는 꼭 괄호를 치고 써달라고 했다.
왜냐하면 하반하에서는 주어진 것에 감사해야하니까^^)
나도 조금 먹어봤는데, 정말 맛있었다. 몸이 녹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누룽지에서 나는 찜질방 같은 맛이 좋았다. 집이 생각나는 맛이었다.
먹다보니 스키장에서 아빠가 자주 해주시던 농심 누룽지가 생각났다.
밥에 물만 넣고 끓였는데도, 이렇게 많은 감상을 주는 음식이 탄생하다니.
감격스럽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9979524B5AFC413728)
첫댓글 남은 밥 방치죄로 누룽지를 만들어먹고 보고서를 쓰라고 하신 대장님의 교육관 정말 훌륭하신데? 처음 만들어본 누룽지가 맛있었다고 하니 그것도 놀랍네~벌이 상으로 바뀐
듯한 이 느낌은 뭘까?....
그냥... 끓인 누룽지 하나에서 집 맛, 찜질방 맛, 아빠 맛..... 이렇게 많은 경험 맛을 담게 하는구나. 하반하 여행은 ~ ^^
누룽지 그릇 들고 함빡 웃고 있는 해인쌤~ 너무 예쁘네요. ~ ^^ 그 미소에 덩달아 입끝이 올라갑니다.~♡
누릉지도 만들어보고 참 좋은 경험을 했네요
이 지구별에서 '건강하게 살아있다'는 건 그 자체로 완벽하게 상쾌한 거...더 소원할 것도 없지뭐. 그 외엔 모두 누룽지만들어 먹고 보고서 쓰기 같은 미션이랄까? 시간 내서 하면 재미있고, 분탕질치고 안해도 별 사건은 안 일어나는 -. '건강하게 살아있는 자'에게는 아무 것도 별 문제가 아냐...은재...모쪼록 매일 건강한 생존자로서 지구의 주인답기를 -!!
근데 그 누룽지, 숟가락 가져와서 한입 먹어보고 싶네..서울은 아열대지역 우기처럼 비가 오고 있거든...서울 풍경이 문득 오키나와 같았다가 홍콩 같았다가 그런다...천둥 번개 요란하고 비도 좍좍 ---. 멀쩡했다가 또 요란스럽고...그래..이런 날씨에 누룽지..쩝.
근데 은재의 기억 속에 등장하는 엄, 빠의 모습은 무척 달달, 고소, 코믹하네?? 아무래도 은재는 축복받은 거여!! 1촌하고 그렇게 재미난 관계라니...끝내주네!!
은재야. 네 누룽지 사진도 좀 올려주지 그랬니. 아빠가 해주던 누룽지 많이 안먹은 거 후회되지?
은재야. 윈드서핑 너무 추우면 수트를 사거나 빌려 입으면 안되니? 돈 걱정 말고.
은재 대신 제가 씁니다~^^
수트복을 입을 정도로 춥지 않고(제의견), 않다고 해요(은재의견)
그러나 단지 물에 딱 들어갈때 어떤 계절이라도 운동 좀 하고 들어갈때 좋잖아요?
그 차이지요~^^
그러나 그동안 싫은데도 물에서 잘 쓴 시간 덕분에 오늘은 1시간 30분 윈드서핑을 했답니다. 허리 아프다는 말도 없이요.
저는 여전히 저의 약간의 강제가 아이들의 힘을 좀 기른다고 주장하는 바입니다.~^^
멀리서 은재가 우리와 같이 시작하고 끝내는 것 보고 얼마나 뿌듯하던지~^^
그러나 오는 길에 또 잠바 벗기기를 했어요(연두색 방풍 두꺼운잠바요) 기온이 32도 이상인데 입고 걷길래요~
요즘은 그것도 많이 달라진게 두말 않하고 벗습니다~^^
@써니썜이용선 그런가요?
감사합니다 !!!!!
대장님의 벌이 마음이 든다 ㅎㅎㅎ 해인샘의 누룽지 평가는 마치 <신의 물방울>에서 와인을 맛보고 평가하는 것처럼 진지하구나 ㅎㅎ. 아빠는 얼마전에 엄마랑 봉하마을에 가서 봉하쌀 누릉지를 사왔단다. 봉하마을이 정겹게 그려져있는 즉석 누릉지탕. 널 위해 하나 남겨두마^^
은재가 만든 누룽지 어떤맛일까 궁금하네
은재는 누룽지로도 그리움을 표현하는 시적인 감각이 있네
소소한 일상들도 참 맛깔나게 표현되어 어떤글이든 읽는 재미가 있어^^
담편도 기대할게요
ㅡ재훈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