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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설겆이를 하다 무심코 그릇을 종종 깨곤 한다
그릇이 무겁게 느껴질때
손에 힘이 없어 놓힐때다
아까운 그릇이 깨진것을 보면 은근히 속이 상한다
덜 아까운 그릇이 깨졌으면 좀 좋아?
그릇을 잘 깨다보니
깨진그릇은 따로 담아
동사무소에서 지급하는 분리수거용 작은 마대를 사서
신고한후 밖에 놓아야하는것도 알게 되었다
아이들이 어렸을때는 유리잔 대신 스댄레스 물겁을 사용하였는데
커피잔도 귀쿵이가 깨진게 많아 제 각각이다
아까운 그릇은 속상하지만
아깝지 않는 그릇이 깨지면 미련없이 이렇게 말한다
"잘 깨진거야 그래야 더 좋은것으로 사지... "
그런데 어느날 설겆이를 하다가
문득 이상하게 생각되는게 있었다
"자주 쓰는 이 그릇들은 왜 안깨질까 ?
가격이 좀 있어서 그런가?
며칠후 주일설교중에 궁금증은 바로 풀렸다
불에 오래 구운 그릇은 잘 깨지지 않는다는것을
아 그랬었구나 ...
금새 깨닫게 되니 기분이 참 좋았다
이렇게 궁금한것은 바로 바로 깨닫는다면 얼마나 좋아?
작은 풀꽃에서 스치는 바람에서 이런 깨달음이 알수 있다면
그순수함은 바람이 꽃을 스쳐가며 열매를 맺게 해주는
그런 신선한 기쁨일거야 아마도...
좋은 그릇을 만들기 위해서
정성스럽게 만들어 낸 도자기를 뜨거운 흙가마 불속에 넣고
몇날 며칠을 불꽃을 바라보며
좋은결과를 기다렸던 도공들의 속마음을
조금은 알수있을것같은 그런 느낌
불속에 오래 구운 그릇이 강하며 잘 견디고
오래쓰고 가치가 있는것은 평범한 상식
책속에서 읽은 간접 깨달음이 아닌
일상에서 접하니 훨씬 깊게 마음에 와 닿는다
고온의 뜨거운 불에 연단된 순수한 황금처럼
불속에서 의연히 참고 견디었기에 휼륭한
작품이 만들어 질수있다는것
그릇을 깨고 좋은 그릇하나를 덤으로 받은 그런느낌이다
깨진 그릇을 보며
그것을 잘 사용하길 바라는 만든 사람의 마음과 '
소중한 내것이 깨어질때 속이 상하는 마음도
또 값진것은 더 정성을 다해 만들며
질그릇같은 우리를 사랑다해 만드시는
토기장이신 하나님의 손길을
깨진그릇을 통해 조금이나마 알게 되었으니
감사한일이다...
깨진 그릇을 통해 어느날 가치를 알게 되는것처럼
많은 인간 관계속에 실수하고 넘어지고 상처받다가
어느날 스스로 깨달아 알게 되는 자기 성찰
불가마속에서 얻어지는 도자기처럼
불같은 시련의 삶뒤에 얻어지는 행복
그 무엇을 통해 깨달음을 아는것은
참 즐거운 일이다
책을 통해서나
자연속에서
인간관계속에서나
또 작고 평범한 생활속에서의 일상이서나 ....
2005.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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