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가온, “책머리에”, 마로오 지음, 윤가온 옮김, 『집 없는 아이(상권)』, 경향출판사, 1948.11.20 (불수록)
이 책의 본 이름은 ‘Sans Familte’인데 불란서의 작가 Hector Malot(1830∼1910)의 작입니다. 이미 여러 나라 말로 번역되었고, 영화로도 각국에서 상영되었읍니다. 재미있을 뿐 아니라, 어느 장면에나 넘쳐흐르고 있는 순진한 인정미는 모든 사람의 가슴을 부드럽게 어루만져 주기 때문일 것입니다.
순정! 이것은 오늘날과 같이 극도로 각박해진 세상에서는 우리들이 가장 동경하는, 오직 하나뿐인 아름다운 면일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또한 이 책에서 철이의 용감한 행동을 봅니다. 또 꾸준한 그의 노력을 봅니다.
나는 이 책을 특히 중학교의 여러 동무들에게 드립니다. 그것은 첫째 어느 나라 청소년들보다 유달리 무거운 책임을 지고 있는 여러분은 남다른 결심이 있어야 하고, 철이의 행동은 여러분에게 어떤 암시를 주지 않을까 싶기 때(이상 3쪽)문이며, 둘째 해방 후에 많은 책이 출판되었으나 여러분에게는 모두 넘고 처져서 여러분이 읽기에 적당한 책이 별로 없음을 섭섭히 여긴 때문입니다. 그래서 되도록 쉬운 말로 옮겨 보았읍니다.
편의상 상, 하의 두 권으로 나누었는데, 상권은 남에게 의지하여, 하권은 오로지 자기의 힘으로 거칠은 세상 물결을 헤치고 나갑니다.
읽고 난 다음 여러분의 마음에 조금이라도 느끼는 바 있다면, 나의 무한한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끝으로 이 책은 중역임을 부언하여 둡니다.
1948.11 옮긴이 적음 (이상 4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