送沙西朝北京(송사서조북경)
蒼石 李埈(창석 이준)
少年交誼鬢成絲(소년교의빈성사)
莫怪今朝悵別離(막괴금조창별리)
星馭迥朝天北極(성어형조천북극)
雲山杳隔嶺南涯(운산묘격령남애)
燕京古跡頻揮淚(연경고적빈휘루)
鼇島晴光盡入詩(오도청광진입시)
想得彤庭齊祝壽(상득동정제축수)
錦袍催賜繡葳蕤(금포최사수위유)
靈槎八月海茫茫(영사팔월해망망)
忠信寧嫌水路長(충신녕혐수로장)
才健玄虛應作賦(재건현허응작부)
身輕汗漫迥爲鄕(신경한만형위향)
趨班紫闕衣冠盛(추반자궐의관성)
稽首中天日月光(계수중천일월광)
送別今朝仍感舊(송별금조잉감구)
賜衣猶覺有餘香(사의유각유여향)
手捧芝函謁九重(수봉지함알구중)
歸程遙指五雲中(귀정요지오운중)
槎橫海上通銀漢(사횡해상통은한)
劍拂腰間射玉虹(검불요간사옥홍)
一點半洋尋舊跡(일점반양심구적)
千年東魯泝餘風(천년동로소여풍)
壯遊草罷涵虛賦(장유초파함허부)
聲價何如左太沖(성가하여좌태충)
泛使聯翩往(범사련편왕)
藩邦禮意恭(번방예의공)
皇恩深似海(황은심사해)
重譯賀無風(중역하무풍)
土貢來犀象(토공래서상)
宸居壯虎龍(신거장호룡)
舊遊那得再(구유나득재)
吾老已成翁(오로이성옹)
萬里滄溟闊(만리창명활)
身乘鶴背風(신승학배풍)
乾坤餘海岳(건곤여해악)
今古幾英雄(금고기영웅)
壯志酬司馬(장지수사마)
孤忠憶圃翁(고충억포옹)
錦囊誇瑰觀(금낭과괴관)
光彩射長虹(광채사장홍)
사서가 조천사로 북경에 가는 것을 송별하며
글쓴이/ 창석 이준
소년(少年)에 사귄 의(誼)가 빈모가 실이 되었으니
금조(今朝)에 이별 슬퍼 함을 괴이녁이지 마시라.
별역마는 멀리 하늘 북극(北極)에 조회하고
구름 산(山)은 아득히 령(嶺)의 남애(南涯)에 격(隔)했도다.
연경(燕京)의 고적(古跡)에는 자주 눈물을 뿌릴것이오
어도(어島)의 청광(晴光)은 다 시(詩)에 들어오리
상상컨대 형정(彤庭)에서 함께 축수(祝壽)를 하게 되면
위연(葳莲)을 수놓은 금포(錦袍)를 사(賜)하겠지
팔월의 돛단배에는 바다가 넓고 아득하니
충성과 믿음으로 가는데 어찌 물길이 길다고 혐오하겠는가?
재간이 건장하고 현묘한 이치를 알면 응당 글을 지어야 하며
몸이 가볍고 등한히 하는 것을 멀리하여 고향으로 돌아오기를 바랍니다.
벼슬길에 올라 대궐에 출입하면 의관이 반듯해야 하고
하늘 가운데 태양과 달빛에 머리를 숙여 절하게 됩니다.
오늘 아침 송별하니 옛 추억이 생각나고
옷을 사주어도 여전히 뒤에 남는 여운이 있도다.
위의 번역내용은 전씨관면록(1960년) 48쪽 인용. 이하 번역내용은 전씨종사연구실 전과웅 번역내용(2022년) 인용. |
임금의 교명(敎命)을 적은 글을 손에 들고 구중궁궐에서 알현하리니
돌아오는 노정은 오색구름 있는 곳임을 가리키네.
돛단배가 바다 위를 모로 가니 은하수와 통하고
검을 허리에서 꺼내 예쁜 무지개를 쏘네.
반 정도는 현대화됐는데 근소한 일인 옛 흔적을 찾아 헤매고 다니는가?
중국 산둥 지방에서 1,000년 동안 남아 있는 풍습 찾아 거슬러 올라가네.
글 짓는 것을 끝내고 장쾌한 유람을 떠나니
명성이 어찌 중국 ‘좌태충’과 같겠는가?
외교사절이 연이어 계속 왕래하므로
중국 주변국(변방)은 예의 바르고 공손하네.
황제의 은혜는 바다와 같으니.
중국 조회에 참여하여 재난이 없고 평화로움을 축하하네.
토산물 공물로 물소 뿔과 상아가 들어오니
임금의 거처가 범과 용과 같이 웅장하네.
지난날의 친구를 어찌하면 다시 만날 수 있을까?
나는 이미 나이가 들어 늙은이가 되었도다.
큰 바다는 끝없이 넓으니
몸은 학을 타고 바람을 등지도다.
온 세상이 바다와 산악만이 남아 있으니
지금과 옛날 영웅을 몇 명이나 냈던고?
원대한 포부는 사마(벼슬)로 갚았고
홀로 바치는 충성은 채소밭 늙은이를 추억하도다.
비단 주머니 속의 좋은 옥을 보고 과시하니
광채가 기다란 무지개를 비추도다.
● 이준(李埈, 1560~1635) :
본관 흥양(興陽). 자 숙평(叔平). 호 창석(蒼石) ·유계(酉溪). 시 호 문간(文簡). 류성룡(柳成龍)의 문인. 1591년(선조 24) 별시문과에 병과로 급제, 교서관 정자(校書館正字)가 되고 이듬해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정경세(鄭經世)와 의병을 모집, 고 모담(姑母潭)에서 적군과 싸워 패했다. 1594년 다시 의병을 일으켜 적과 싸운 공으로 형 조좌랑에 임명되었으나 사양하고 이듬해 경상도도사(慶尙道都事)로 나가 《중흥귀감(中興龜 鑑)》을 편술, 왕에게 바쳤다.
1597년 지평(持平)으로 류성룡과 함께 탄핵을 받아 물러났다가 같은 해 정유재란이 일어 나자 소모관(召募官)이 되었다. 이어 예조정랑 ·수찬 등을 역임, 1604년 주청사(奏請使)의 서장관으로 명나라에 다녀왔다. 광해군 때 제용감정(濟用監正)을 거쳐 교리(校理)가 되었 으나 점차 대북(大北)의 횡포가 심해지자 사직했다.
1623년 인조반정으로 다시 기용되어 교리 ·집의(執義) ·응교(應敎) 등을 거쳤고 1627년(인 조 5) 정묘호란에 다시 의병을 모집하고 왕명을 받들어 전주에 가서 수만 섬의 군량미를 모은 공으로 중추부첨지사(中樞府僉知事)가 되었다. 상주 옥성서원(玉城書院)에 배향되었 다. 저서에 《창석문집(蒼石文集)》, 편저서에 《형제급난도(兄弟急難圖)》가 있다.
【주】
1. 금조(今朝) : 오늘 아침
2. 형정(彤庭) : 천자(天子)의 궁정(宮庭)
3. 위연(葳莲) : 초목(草木)이 성(盛)한 모양
4. 살쩍 : 귀와 눈초리 사이에 머리털이 길게 아래쪽으로 내려온 곳
5. 막괴(莫怪) :
1) 탓하지 마라. 나쁘게 생각하지 마라.
2) …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당연하다.
6. 휘루(揮淚) : 눈물을 뿌림.
7. 동정(彤庭) : 궁궐의 뜰을 이르는 말. 옛날 임금이 거처하던 궁궐의 뜰을 붉게 색칠하였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임.
8. 위유(葳蕤) : 초목(草木)이 무성(茂盛)함.
9. 현허(玄虛) :
1) 현묘(玄妙)한 모양. 또는 그런 이치(理致).
2) 노장(老莊)의 허무(虛無)의 학(學)을 이르는 말.
10. 한만(汗漫) : 탐탁하지 않고 등한(等閑)함.
11. 자궐(紫闕) : 1) 제왕의 궁궐. 2) 신선이 사는 동굴.
12. 감구지회(感舊之懷) : 지난 일을 回想(회상)하여 감동한 懷抱(회포)
13. 지함(芝函) : 임금의 교명(敎命)을 적은 글
14. 요지(遙指) : 먼 곳을 가리키다.
15. 은한(銀漢) : 은하(銀河). 은하수(銀河水).
16. 옥홍(玉虹) : 빛이 고운 무지개.
17. 일점(一點) :
1) 한 점.
2) 전(傳)하여, 극(極)히 근소(僅少)한 일.
3) 물품(物品) 하나.
18. 동로(東魯) : 노 나라 산동(山東) 지방. 산서 지방은 서로(西魯)라 함. 안합(顔闔)이 동로에 살았는데 노 나라 임금이 사자를 시켜 폐백(幣帛)을 보내며 불렀으나, 오지 않고 어디론 가 사라져 간 곳을 알 수 없었다 함.
19. 여풍(餘風) :
1) 큰바람이 분 뒤에 아직 남아 부는 바람.
2) 아직 남아 있는 풍습(風習).
20. 장유(壯遊) : 장쾌한 유람(遊覽).
21. 좌태충(左太沖) 읊은 시 : 태충은 진(晉)나라 좌사(左思)의 자이다. 그가 지은 〈영사시(詠 史詩) 8수〉 가운데 제5수에 “베옷을 걸쳐 입고 도성 나와서, 당당한 걸음으로 허유 뒤따 라, 천길 높은 산봉에 옷 먼지 털고, 만리 뻗은 강물에 발을 씻노라.[被褐出閶闔 高步追 許由 振衣千仞岡 濯足萬里流]” 하였다. 《文選 卷21》
22. 범사(泛使) : 송나라 이래로 타국(외국)에 임시로 보내는 사절을 범사라 칭함
23. 연편(聯翩) :
1) 새가 나는 모양.
2) 연이어 계속하다. 그치지 않다.
24. 중역(重譯) : 말이 통하지 않아 여러 번 옮겨 번역하는 것. 옛날 주(周) 나라 때 월상(越 裳)이라는 나라에서 백치(白雉)가 나오자 서장(書狀)을 몇 번 번역하여 이를 바친 고사(故 事)에 근거하여, 주로 번방국(藩邦國)에서 사대(事大)하는 나라에 조회(朝會)하거나 진공(進 貢)하는 것을 가리킴.
25. 토공(土貢) : 토산물을 공물로 바치는 것.
26. 신거(宸居) : 임금이 거처하는 궁궐.
27. 구유(舊遊) : 옛날에 놀던 일. 지난날의 벗.
28. 창명(滄溟) : 큰 바다.
29. 사마(司馬) :
1) 사마시(司馬試).
2) 병조판서(兵曹判書)의 이칭(異稱).
3) 중국(中國) 주(周)나라 때 벼슬로, 육경(六卿)의 하나. 나라의 군정(軍政)을 맡아보았음.
30. 고충(孤忠) : 홀로 다 바치는 충성(忠誠).
31. 장홍(長虹) :
1) 기다란 무지개.
2) 기다란 다리 (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