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入力)과 출력(出力)
입력된 것이 없으면 출력할 것도 없다. 은행거래에서도 입금을 해야 잔고가 생기고 출금이 가능하다. 지식생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독서나 학습, 또는 경륜(經綸)을 쌓지 않으면 지식과 정신세계의 빈곤상태 속에서 살아야 한다. 겉치장으로 가식할 수 없는 것이 내면의 충실함과 아름다움이다. 인간관계도 같은 이치라고 생각한다. 나를 낮추어 상대를 배려하고 정(情)을 주며 비이기적(非利己的)인 마음으로 사람을 대한다면 그 관계에서는 아름다운 마음이 입력되고 상대의 마음에는 고마움이 입력될 것이다. 준 것도 없으면서 받기를 기대할 수는 없다. ‘준 것은 그 자리에서 잊어라. 받은 것은 영원히 기억하라’라는 누군가의 말을 생각하면서 가슴에 아름다움이 입력되도록 노력하며 나를 다스려야겠다. 자판으로 입력한 것이 출력되어 인쇄면으로 나타나는 것과 같이 인체(人體)에서의 출력은 언어, 표정, 몸짓 등으로 표출되는데 어떤 방법이든지간에 입력된 것이 출력된다. 하루하루를 마지하고 보내면서 무엇을 입력하고 무엇을 어떻게 출력할 것인가. 어디에서 무엇을 하든 보다나은 인생을 살기 위해서는 입력되는 것의 질을 높이고, 거기에 부가가치를 더하여 출력시키며 발전해 가야겠다. 매일이 나의 걸작품으로 이루어지려면 입력도 중요하고 출력도 중요하다. 독서가 소양을 높이는 데에 큰 몫을 하지만 책도 가려서 읽어야하듯이, 일상의 대인관계에서도 선별하며 관계를 맺는 것이 좋겠다. 작은 예(例)이지만 나는 시간약속을 지키지 않는 습관이 있는 사람과는 거리를 둔다. 불쾌감을 입력시키는 사람을 가까이 하면 그 불쾌한 감정 때문에 나쁜 표정과 에너지 낭비라는 결과로 출력된다. 만나면 유쾌해지는 사람을 가까이 하여 긍정적인 입력이 쌓아지도록 노력하고, 나 스스로도 밝은 빛을 보내는 사람이 되도록 삶을 가꾸어 가야하겠다. 하루에도 수 없이 많은 대화를 나누며 산다. 바라건대, 내가 하고자 하는 말은 출력되기 전에 마음속에서 고은 체로 걸러진 후에 표현되어 말한 것에 대한 후회가 남지 않는 언어생활을 이어가고 싶다. 표정도 밝게 유지할 수 있도록 마음을 조율하고 평형을 지켜가야 할 것이다. 지혜로운 사람, 마음이 아름다운 사람, 정신세계의 차원이 고매한 사람들의 생각에 다가가기 위하여 독서를 하며, 좋은 음악을 듣는 등, 내공(內攻)쌓기로 충실함을 입력하여야 좋은 출력을 기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누구나 아는 얘기였지만 보다 나은 내일을 영위하기 위한 노력의 과정으로 마음속에 각인(刻印)하고 실천에 옮기기를 다짐한다. <문학미디어 2007년 가을호 게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