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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두시가 넘은 축시...
느닷없이 초등학교 1학년때 괴롭혔던 여자애가 생각났다..
빌어먹을 치명적인 기억력이다..
갑자기 그게 왜 생각나는지...
물론 이름과 함께... 특이한 성을 가진 아이라서,,
싸이에서 금방 찾아버렸다...
여기서.. 나는 그앨 20년전에 왜 괴롭혔는가...
어린이 특유의 사악한 잔인함이 나에게도 있었다..
그녀는 지능이 약간 모자랐던 것이다..
아니 난 그녀가 흔히 이야기하는 저능아인줄 알았다..
나뿐만 아니라 우리 반 아이들 모두가...
사실 돌이켜 보면 20년 전 내가 국민학교란데를
입학할 때만 하더라도..
한글을 못띄고 오는 아이들도 꽤 있었으며,,
구구단도 2학년때 배우고
아무래도 지금보다 교육수준이 좀 낮은 시대였다.
그 안에서 그녀는 상당히 모자랐다..
맨날 콧물을 질질 흘리고 다녔으며..
말도 어눌해서 잘 못했다..
그래서 반 아이들한테 따돌림을 당하고 괴롭힘을
당하던 그녀였다..
구타와 학대..
나도 다른 아이들과 다를바 없었다..
20년이 지난지금.. 그래 꼭 20년이 지났다...
난 1988년 3월 2일 초등학교를 입학하였고...
지금은 2008년 3월 3일이다..
그 아일 처음본지 20년이 지난것이다..
그래선지 할일도 없는 이 밤... 그 아이에 기억이 솓아나 버렸다,,
궁금했다... 잘 지내나...
맨날 그렇게 구박을 받다가 혹시 자살한건 아닐까.?
난 초등학교 4학년때 전학을 갔기때문에
그후의 소식을 잘 모른다..
아니면 너무 어눌해서 싸이나 인터넷을 안 할수도 있겠구나..
라는 의심을 가진체.. 그녀의 이름을 검색했다..
1981년 생 여자 ******
세명이 나왔다..
참 희귀하긴 하구나.. 세명밖에 안나오다니..
바탕화면 사진으로 쓰는 조그만 미니사진들 세개가 떴다..
두개는 아이사진이고 하나는 쥔장 사진인듯 싶은
여자 얼굴이 있었다..
20년이 지난 지금 그 미니사진속에 혼자있는 여자...
말도 안되게 바로 알아봤다~
이놈~! 살아있었구나~
얼굴이 하나도 안 변했던 것이다..
그 작은 사진속에서도 단번에 알아볼 정도로..
난 바로 클릭을 하였다..
그녀의 홈피로 들어갔고 미니사진을.. 클릭해서
확대를 시켰다..
회심의 웃음이 지어지면서 다가오는 희열..
맞구나..잘 컷네... 이젠 콧물도 안 흘리고.. 후후훗...
의례 사람을 찾으면 최근 근황을 보러 사진첩을 들리곤 한다..
재수가 없으면 일촌이 아니면 하나도 안 보여지지만..
뭐 몇몇 사진들이 보여졌다..
여기서 반전이 시작되었다...
20년 전에 저능아라고 생각했던 아이는..
사실 저능아가 아니였던 것이다..
뇌가 좀 늦게 깬건지.. 그냥 어려서 어눌했던건지...
아무튼 그녀는 정상인으로 자랐고,,,
사진속에서 그녀의 직업을 확인한 순간...
난 나도 모르게 욕이 나와버렸다..
"씨발...."
"내가 졌다...."
지긴 뭘져..? 언제 승부라도 했었냐..?
그냥 20년만에 봐놓고선 무슨 개소린진 모르겠지만..
난 저렇게 혼자 읊조렸다..
그녀의 직업은.. 뭔진 모르겠지만..
국가정보원에서 일을 하고 있었다...
알래도 알수가 없는곳이긴 하다만...
혹시 스파이?
북파 공작원?
나와는 참.. 아니 그때 그녀를 괴롭혔던 우리반 아이들 모두와
참 먼 세계에서 일하고있었다...
느닷없이 지어지는 실소...
20년이... 참 무거운 시간이구나...
사람의 미래란...
물론 앞으로 20년후도 모른다..
아무도...
하지만.. 나의 고정관념은 20년 동안 그아이를
놓아주지 않았던 것이다..
물론 그녀가 국정원에서 내가 생각하는 일이 아닌..
매점 담당 이라던가.. 청소 담당 일 수도 있다..
문제는 그게 중요한게 아니라...
나의 편견과 고정관념이 문제라는 것이다...
그리고 20년동안 한번도 생각 안나다가
불현듯 떠오른... 내 뇌가 문제다...
하아..20년은 바라지 않는다...
딱 2년만 바라보며 살자...
2년이 20년 되는거지 뭐...
2년이면 서른이다..
인생.. 짜고 치는 고스톱 한번 해보자..
딱딱~ 들어맞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