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교리문답 성만찬 4
*어떤 사람이 성례전의 능력과 유익을 받을 수 있는가?
①성만찬을 통해 약속하신 죄 용서의 말씀을 믿는 자가 능력과 유익을 얻는다.
②금식이 아니라 믿음으로 준비한자가 능력과 유익을 얻는다.
③필요가 아니라 기회 있을 때마다 믿음으로 받아야 능력과 유익을 얻는다. ‘할 수 있는 대로 시행하라’
*이렇게 하는 이유는?
①그리스도의 명령이기 때문에 자주 성만찬을 해야 한다.
성찬을 받는 것은 사람의 마음에 들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리스도의 마음에 합한 일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우리는 성만찬을 마음대로 경멸할 자유가 없다는 것을 보았습니다. 여기서 제가 ‘경멸’이라는 단어를 사용했습니다. 이것은 장기간 성례전에 참례하지 않는 태도를 말합니다. 만일 우리가 이런 종류의 자유를 원한다면, 차라리 더 이상 그리스도인이 되지 않을 자유를 좇는 편이 좋을 것입니다. 그러면 신앙을 가질 필요도, 기도할 필요도 없습니다. 왜냐하면 이런 것들은 모두 그리스도의 계명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최소한의 그리스도인이 되기를 바란다면, 최소한 성만찬을 실천해야 합니다. 그리고 어디서든 이 계명에 따라 순종해야 합니다. 이 계명은 우리를 움직여 스스로 묻게 만들 것입니다. ‘나는 어떤 그리스도인인가? 내가 그리스도인이라면, 당연히 내 주님이신 그분의 명령을 행하고자 하는 최소한의 갈망이 있어야 할 것 아닌가?’
진실로 이런 마음이 우리에게 낯선 것이라면, 사람들은 우리를 그저 교회 땅이나 밟는 종교인으로 볼 것입니다. 그런 사람들은 사람의 강요로 성만찬에 참여합니다. 하지만 거기에서는 즐거움도 없고, 사랑도 없고, 그리스도의 명령에 대해 존경심이라고는 한 구석도 찾아 볼 수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누구도 강요하지 않고 억지를 부리지도 않습니다. 우리를 섬기라거나 또는 우리에게 잘 보이라는 이유로 성찬에 참여하라고 하지도 않습니다. 다만 성만찬 참여의 강제성이 있다면, 첫째 그리스도께서 이것을 원하시기 때문이고, 둘째 그분 마음에 합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우리의 신앙이 사람을 의지하지 못하게 하십시오. 또한 어떤 선한 행위가 필요한 것처럼 강요하지 못하게 하십시오. 교회가 성만찬을 권하는 것은 교회를 위한 것이 아니라 당신 자신을 위한 것입니다. 하지만 성만찬 권유를 ‘경멸’한다면 그 책임을 당신 스스로 져야 할 것입니다.
성만찬에 참여하지 않는 자는 냉담자다.
성만찬에 냉담하고 무관심한 사람들은 스스로 돌이켜 깨어나야 됩니다. 제가 확실히 경험하였고 다른 사람들도 깨달아 알고 있듯이, 말씀드리건대 이것은 확실합니다. 성만찬과 떨어져 있는 사람은 매일 상스럽게 변하고 냉담해집니다. 그래서 결국 성례전의 능력을 공중에 흩어 버리고 맙니다.
그렇게 되고 싶지 않다면, 최소한 자신이 하나님과 바른 관계 가운데 있으며, 그분 앞에 서고 싶어 하는지 진심으로 양심에 물어야 합니다. 이렇게 할수록 마음은 점점 따스하게 데워질 것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하나님과 우리 사이에 완전히 냉기가 흐르게 될 것입니다.
우리가 말하는 순전함과 세상 도덕의 가치는
성만찬의 조건이 아니다.
예배에 의무를 등한시 하는 이들이 꼭 이렇게 핑계를 됩니다.
‘성찬 받을 자격이 없습니다. 그런데도 받을 수 있나요’
답변입니다.
사실 저 역시도 이런 유혹이 있습니다.
거룩함을 상실할 때 더욱 그러합니다.
그렇게 사람들은 아주 순전해져야 하고, 하나님 앞에서 어떤 흠집도 없어야 한다는 생각 속에서 번민을 갖게 됩니다.
‘오 나란 인간은 정말 쓸모없구나.’
그렇게 성만찬으로부터 스스로 멀어져 가다가 결국 성찬 대 앞에 서지 못하게 될 것입니다.
흉악범에게 성찬은 금지되어 있지만 약자에게는 열려 있다.
이른바 흉포한 인간은 성찬에서 제외시켜야 합니다. 왜냐하면 이들은 스스로 성찬을 거부하고, 조롱하며, 하나님 없이 사는 자들이기 때문입니다. 이들은 죄 용서를 받을 생각도 없고, 원하지도 않으며, 경건해질 마음도 없습니다. 그렇기에 성찬 받을 자격이 없습니다.
그러나 그런 자들과 달리 흉포함을 멀리하고 경건해지려고 하는 사람이라면, 비록 약하고 흠이 있을지라도 받게 해야 합니다.
힐라리우스(힐라리오)는 이렇게 가르칩니다.
‘만일 어떤 사람이 공동체를 해하는 범죄를 행했거나, 비그리스도인처럼 행동한 것이 아니라면, 성찬에서 제외하지 말아야 한다. 생명의 기회를 놓치지 않게 해야 한다.’
이렇게 말한 이유는 매 순간 우리가 직면하는 육의 연약함에서 자유로운 사람이 아무도 없기 때문입니다.
성찬에 초대한 사람은 자격 있는 사람이 아니라 없는 자
의인이 아니라 죄인이다.
믿음이 연약한 사람들이라면 최고의 가치가 바로 여기 있다는 것을 배워야 합니다. 그리고 우리가 받는 성례전이 우리 자신의 자격 여부에 달려 있지 않다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구원받을 만한 자격이 있고 그만큼 거룩한 사람이라면, 세례 받을 이유가 없습니다. 또한 죄도 없고 그렇게 순전하다면, 세례 받을 이유가 없습니다. 또한 죄도 없고 그렇게 순전하다면, 참회할 필요도 없습니다.
성례전을 받는 이유는 오히려 그 반대입니다. 가난하고 불쌍하며 자격이 없기 때문입니다. 예외인 경우가 있기는 합니다. 은혜에 대한 갈망도 없고, 용서도 구하지 않는 자, 더 나은 삶을 희구하지 않는 자들의 경우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은총과 위로를 갈구하는 자라면 성례 받기 위해 스스로 나올 것이고, 아무도 그 길을 막지 못할 것입니다. 그런 사람이라면 이렇게 말하십시오.
“제가 이 자리에 나온 것은 어떤 자격이 있어서가 아니라. 주님이 저에게 ‘이곳으로 오라’ 명령하셨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 말씀에 따르는 주님의 제자가 되고 싶어 나왔습니다. 제가 주님께 드릴 자격은 바로 이것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