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안남도 무형문화재 제5호 평안도배뱅이굿 예능보유자 박정욱의 실향민을 위한 배뱅이굿 완창
"왔구나 왔소이다 /불쌍히 죽어 황천갔던 배뱅이 혼신/평양 사는 박수 무당의/몸을 빌고 입을 빌어/오늘에야 왔소이다/우리 오마니는 어디갔나요 /오마니/오마니."
어머니가 출산 당시 꿈에 비둘기목을 비틀어버렸다 해서 이름이 지어진 문벌 높은 집안의 무남독녀 ‘배뱅이’가 18세에 우연히 병으로 죽게 되자 배뱅이 부모가 딸의 혼령을 위로하며 넋풀이를 하는 이야기, 서도소리의 대표곡 ‘배뱅이굿’의 한 대목이다. 오는 9월 13일(수) 오후 5시 국가무형문화재전수교육관 풍류극장(9호선 선정릉역)에서 배뱅이의 한을 풀어주는 신명나는 굿판이 벌어진다.
2022년 서도소리의 본향인 평안남도(도지사 이명우)로부터 평안남도 무형문화재 제 5호 ‘평안도 배뱅이굿’ 예능 보유자로 지정받은 박정욱(58) 명창이 세 번 째로 갖는 발표회다.
박 명창은 '배뱅이굿'으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이은관 명창(1917~2014. 국가중요무형문화재 제29호 서도소리 예능보유자)의 직계 제자다.
이 공연은 행정안전부 이북5도위원회 평안남도가 후원한다. 황해도와 평안도 지방(서도지역)에서 전승되던 민요나 잡가 등을 말하는 서도소리는 같은 ‘소리’여도 남도의 판소리와 궤를 달리한다. ‘동편제’, ‘서편제’로 대표되는 판소리가 구성지면서도 굵게 떨리는 소리 등 시김새(후렴구 등 장식음)가 큰 반면 서도소리는 시종일관 높은 음으로 서글픈 가락을 엮어낸다.
판소리가 남도의 '육자배기'에 유래를 두고 있다면 '서도소리'는 수심가에 뿌리를 두고 있으며 평안남도 용강군 출신 김관준 선생에 의해 정립, 전승되어 평안도를 중심으로 황해도까지 여러 명창들에 의해 퍼져나간 배뱅이굿은 이 같은 서도소리를 대표하는 공연이다.
배뱅이굿은 한 사람의 소리꾼이 장구 반주에 맞춰 소리와 말과 몸짓을 섞어가며 배뱅이 이야기를 서사적으로 풀어내는 것이 특징으로 재담이 많은 편이다. 마지막 대목이 동일한 장단 아래 매우 길게 짜여 진 점이 판소리 형태와 닮았다.
평안남도 무형문화재는 제1호 평양검무 / 제2호 평안도 향두계놀이 / 제3호 김백봉 부채춤 / 제4호 평남 수건춤 / 제5호 평안도배뱅이굿 등 5개 종목이 지정되어 있다.
* 국악타임즈의 모든 기사는 5개 국어로 실시간 번역되어 세계와 소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