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학교 교육은 100년 전 시대의 필요에 의해 생긴 교육 제도 기반에서 이루어진 교육이었다면, 포노 사피엔스라 불리우는 현재의 학생들에게 과연 과거의 교육 방법이 통용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을 전제로 쓰여진 책이다.
이 책은 현대 학교 기관이 탄생하게 된 배경인 프로이센의 학교 모습에서 시작한다. 당시 프랑스와의 전쟁에서 패배를 거듭하고 있었던 프로이센은 국가를 살리기 위한 수단으로 국가가 통제하는 학교를 짓기 시작했고 국가가 필요로 하는 인재 양성을 위해 획일적으로 학교를 운영했다. 교육 선진국이라고 불리우는 영국과 미국도 마찬가지였고 일본은 영국과 미국을 따라잡기 위해 그들의 제도를 모방하기 시작했다.
일본의 식민지 생활을 겪으면서 강제로 일본이 주입하는 교육 제도가 우리 땅에 들어서게 되었고 한국 전쟁 이후에는 친미 반공교육을 기반으로 미국식 교육 제도가 정착되면서 근대 이후 우리의 교육은 많은 혼란 속에서도 국가가 필요로 하는 많은 인재들을 배출한 것은 기정 사실이다. 다만 시대가 바뀌면서 교육의 목적과 방향이 바뀌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도 학교라는 기관이 기존의 방향을 답습하고 있다는 문제점이 대두되고 있다.
오늘날 교육은 지식을 많이 습득하는 것이 주 목적이 아니라 파편화된 지식을 내 것으로 만들고 어떻게 창의적으로 만들어갈 것 인가가 관건이다. 학교나 교사가 해 주던 지식 습득도 누구나 어디에서든지 지식을 손쉽게 찾아내 활용할 수 있게 된 점도 큰 변화 중에 하나다. 학교의 존재 이유가 과거 산업 인력을 양성한다든가 국가의 필요한 인재를 공급하는 것에서 벗어나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사람, 자기 자신 뿐만 아니라 자연과 환경을 생각하며 공존하는 사람이 되게 하는 것이 가장 큰 존재의 이유가 되어가고 있다.
학습의 방향도 단순히 누군가 주입해 주는 학습 경로를 쫓아 수동적으로 진행해 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자신의 좋아하는 흥미와 관심거리를 주도적으로 찾아 학습해 가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렇지 않다면 학교를 다닐 이유를 찾을 수 없게 되었다. 시대의 변화가 이러할진대 아직도 우리는 대학 입학 또는 취업을 목표로 성적 과열 경쟁의 대열에서 악착같이 더 빠른 속도로 성공을 향해 질주하고 있다. 과거에는 이러한 방법이 목적을 달성하는 방법이 될 수 있었지만 로봇과 인공지능이 사람의 노동을 대체하고 있고 지식의 양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가는 이 시점에서 아직도 학교가 예전의 방법을 고수하고 있다면 국가적으로 보았을때도 낭비가 아닐 수 없다.
포노사피엔스들이 학교에 대거 다니고 있는 시점에서 그들의 필요와 요구를 외면할 수 없다. 다양한 디바이스와 디지털 공간에서 자유롭게 유영하고 있는 이들에게 학교의 교육과정은 국가적 통제에서 벗어나 자율화를 통한 창의성에 무게를 두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포노사피엔스들은 지식과 정보를 순차적으로 학습하지 않는다. 프로젝트 수업이야말로 자신의 관심과 흥미를 중심으로 지식정보 세계를 구성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이제는 수업 과정의 민주화, 학생 인권, 학생 복지 문제를 넘어 교육혁신의 중심 과제가 지식 중심 교육을 벗어나는 것이 되어야 한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밀레니얼에게 존재하는 지식과 정보의 전달, 주입은 강요와 폭력이다.
밀레니얼에게 지식과 정보의 속성은 자신의 관심과 흥미, 필요에 맞는 지식과 정보인지, 내가 찾고 싶은 내용과 어느 정도 일치하는지, 얼마나 최신 지식과 정보인지, 내가 하고자 하는 작업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지, 그리고 그 지식과 정보가 재미있고, 매력적인 방식으로 제시되고 있는지 등이 매우 중요하다. _117쪽
밀레니얼의 학습에서 가장 중요한 역량은 유발 하라리가 말하는 "큰 그림을 그리는 능력" 이다. _120쪽
조선의 성리학자들과 정조 등은 18세기 조선에 일어난 활발한 인쇄, 출판문화와 새로운 작문, 독서 문화를 비천하다고 탄압하고 저술가들을 억압했다. 각종 서적을 읽기 쉽고 휴대하기 편리하게 소형화한 책자들을 경망하다고 탄압했다. 오늘날 지식과 정보가 디지털화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도 스마트 기기 출입을 금지하고 압수하고 있는 우리 학교의 모습이 18~19세기 조선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 _138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