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극빈층이 사는‘새장(籠屋)’은 허름한 주택 안에 보통 2~3층씩 쌓는다. 새장은 차지하는 공간이 적어 단위면적당 임대료는 오히려 고급 아파트보다 높다.
홍콩의 빈촌엔 '새장'도 있다. 예를 들어 20평짜리 허름한 아파트를 10~20개의 벌집이나 새장으로 쪼갠 방에서 공동생활하면서 화장실과 부엌 등은 함께 쓴다. 사회복지사 야우 (丘)씨는 "예전엔 삼수이포 일대에 새장이 많았지만 '홍콩 이미지를 나쁘게 한다'는 이유로 최근 2년간 대대적인 개선작업이 이뤄져 지금은 벌집과 칸막이방이 절대적으로 많고, 새장은 1000개도 안 된다"고 말했다. 홍콩 정부에 따르면 홍콩에서 '빈곤선' 이하(월 소득 약 72만원 이하)인 저소득층이 126만명, 벌집이나 새장, 쪽방 등 '부적합 주택'에 사는 극빈층이 10만명 정도다. 부동산 중개업체 '센타라인(centaline)'에 따르면, 평당(3.3㎡) 월세가 홍콩섬 미들레벨 아파트들은 1500~2000홍콩달러, 카우룬 반도 고급 아파트들은 1300~1500 홍콩달러에 이른다.
이를 99㎡(30평)짜리 월세로 환산하면 각각 650만~870만원, 565만~650만원인 셈이다. 홍콩의 치솟는 집값은 가난한 사람들을 더욱 가혹하게 내몰고 있다. 홍콩 빈민 봉사단체 'soco'가 조사한 '새장'의 월세를 평당 가격으로 환산해보니 2160~3350홍콩달러(31만~48만원) 로 나타났다. 고소득층 밀집 지역인 미들레벨 아파트의 평당 월세(1700~2000홍콩달러)보다 오히려 높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