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샘통문 Ⅲ-75]2題: 배드민턴& 중국집 ‘진진’
# 2019년초 낙향하기 전까지는 배드민턴을 그래도 간헐적으로 쳤지만, 이후 7년 동안 한번도 쳐본 적이 없었다. 셔틀콕을 맞힐 수나 있을지 심히 걱정됐지만, 오랜만에 OB들이 만나 손 한번 맞춰보자는데 뺄 이유는 없었다. 모두 너무 반가운 얼굴이고, 슬슬 그들의 근황도 궁금했기 때문이다. 93년 처음 시작하여 이러구러 구력(球歷)이 25년은 됐지만, 제대로 레슨을 받지 않았기에 폼도 실력도 엉망진창이지만, 바둑 3급을 ‘아마바둑의 꽃’이라 하는데, 민턴(애칭)도 그 정도는 되지 않을까? 흐흐.
‘하이 클리어’를 어이없게 받지 못하기도 했지만, 전문용어인 ‘아까비’소리를 여기저기서 듣는 것도 좋았다. ‘노병은 죽지 않는다. 다만 사라질 뿐’이라는 말이 실감난 것은, 사반세기 동안 익히고 몸에 밴 운동신경 때문인지, 헛손질 몇 번에 감각이 살아났다. ‘난타(亂打) 브라더스’로 이름을 날리던 K신문과 D일보의 기자 2명이 그날도 맞붙었다. 용쟁호투(龍爭好鬪)가 아닐손가. 종로2가 YMCA 3층 체육관을 쿵쿵 울리며 8명이 함께 뛴 게임 서너 경기. ‘마라톤보다 운동량이 많다’는 민턴은 구슬같은 땀이 마치 보약인 듯하다. 샤워할 때의 그 상쾌한 맛이라니. 그리고 뒤풀이 막걸리 한 잔! 오늘은 모처럼 젊어졌다. 모두의 얼굴에 웃음꽃이 피웠다. 다들 퇴역을 한 후 어떻게 살았을까? 다들 잘 살아줘 고맙다는 생각까지 드는 것은 어인 일일까?
하반기부터는 최소 한 달에 한번 모이자고 원로회의에서 결정했다. 1회 입장권이 7년 전에는 5천원이었는데 9천원, 물가 상승이 실감난다. 한때는 신문사 3곳의 현역 20여명이 매주 월수금 3번씩 모여 민턴을 지극히 사랑한 적도 있었건만, 그 ‘화양연화’ 시절은 어디로 가버렸을까. YMCA는 100년도 넘는 우리 체육부의 메카가 아니던가. 그 자리가 고스란히 남아 지금도 수영도 농구도 피트니스도 할 수 있다는 게 어찌 종로구민만의 홍복일까. 특별시민의 ‘특혜’일 것이다. 부디 2백년, 3백년도 더 지속되셔라. 그곳에서 초등학교 다니던 두 아들은 농구를 배우기도 했다. 그러니 나로선 추억의 장소일 수밖에 없는, 월남 이상재 선생이 중심이 돼 활동하던 YMCA를 사랑하는 까닭이다.
# 홍대 근처에 맛집으로 소문난 중국집이 있다. 상호도 흥미진진하게 <진진>(津津)이다. 한국과 중국의 나루(津)를 음식으로 잇겠다는 포부라 했던가. 요즘 세상에 고명딸이 취직했다고 예쁜 여자후배님이 ‘한턱’을 낸다기에 처음 가봤지만, 이미 『진진』이라는 책을 통하여, 왕육성(王育誠. 73) 사장은 알고 친한 듯했다. 마침 펜화로 유명한 안충기 작가의 <봉다리전>이 열리고 있어 더욱 반가웠다. 안 작가는 『진진』책의 저자이기도 하다. 이 이색전시회는 포장할 때 쓰는 봉지(쇼핑백. 봉다리는 사투리다)에 안 작가가 독특한 그림들을 그린 것으로, 음식을 포장해 갈 때 하나씩 주는 것같았다. 코리아나호텔의 중국집 <대상해>의 쉐프왕사장이 그만의 경영철학으로 독립한 <진진>은 얼마 되지 않아 미슐렝에도 등재됐다. 신관(진향)에 이어 <가연> <야연> 등 점포를 늘렸는데도 여전히 호황이란다.
멤보샤와 군만두를 시키니 생선물만두와 마텡을 서비스로 주는 왕사장은 인증샷도 사양하지 않는 등 폼부터 넉넉했다. 추천하는 점심메뉴는 처음 먹어보는 ‘매운맛 사천짜장면’. 노란 소스(검정색이 아님)의 사천짜장은 뒷맛이 매움하여 느낌이 좋았다. 다음에는 꼭 팔보채와 간짜장을 먹겠다고 약속하고 나오는 길에 봉다리들의 다양한 그림도 감상하는 재미도 쏠쏠했다.
문득, 대학시절 친하게 지낸 화교형님의 이름을 대니 대번에 화교학교를 같이 다닌 동갑내기인데 같은 반은 한번도 아니었다며 집안내력을 줄줄줄 읊었다. 과연 세상은 좁고 할 일은 많다. 그 형은 중국에서도 희성일 듯한 ‘언(焉)’씨로, 소식이 오래 끊겼다가 몇 해 전 40년만에 처음 만났다. 대한민국에서 두 번째라면 서울하다 할 ‘군만두 맛집’을 경영하는, 수원(水原)에서 소문난 수원(壽園) 중국집이 그 집이다.
누구라도 언제든 가보아도 절대 실망하지 않을 원조 중국집 <진진>의 이야기는 아래 URL를 클릭해 보시라.
전라고6회 동창회 | [찬샘별곡 41] 펜화작가 안충기의 『津津진진』이라는 책 - Daum 카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