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naver.me/GgW5wHcd
<숫따니빠따> 코뿔소 뿔의 비유
인도 코뿔소 외뿔처럼
세속 가치 등진 수행자
자신 돌이켜보는 거울
혼자인 삶에 당당해야
‘코뿔소의 뿔’ 비유는 ‘숫따니빠따’ 뱀의 품, ‘코뿔소의 뿔의 경’에 나온다. 이 표현은 법정 스님의 번역어인 ‘무소의 뿔’로 더욱 유명하다. ‘코뿔소의 뿔의 경’은 41개의 시로 이루어졌으며, 각 시의 후렴구에 이 표현이 붙어 있다.
코뿔소의 뿔은 ‘홀로 묵묵히 걸어가는 수행자’의 모습을 빗댄 표현이다. 이유는, 인도 코뿔소가 외뿔이기 때문이다. 마치 갑옷을 입은 듯한 모습과 외뿔은 어떤 외부적 유혹이나 두려움에도 아랑곳 하지 않는 수행자의 굳센 마음가짐을 표현하고 있는 듯하다. 더구나 이 인도 코뿔소는 새끼를 돌보는 어미를 제외하고는 단독생활을 하는 온순한 초식동물이다.
부처님께서 제자들에게 전법선언을 하시면서 ‘둘이서 한 길로 가지 마라’라고 하신 말씀을 생각하면, 인도 코뿔소만큼 수행자의 정신과 삶을 잘 표현하는 동물도 드물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러한 코뿔소의 이미지 때문일까. ‘코뿔소의 뿔의 경’이 담고 있는 내용은 주로, 폭력에 대한 경계나 사랑하는 사람들에 대한 애착과 집착이 가져다주는 괴로움, 그리고 욕망에서 벗어난 자유로운 삶의 모습 등을 그리고 있다. 그 중 몇 가지 예를 보자.
“다른 사람들이 바라지 않는 자유를 주시하면서 코뿔소의 뿔처럼 홀로 가라”
“온갖 위험들을 극복하고, 두려움이 없이 코뿔소의 뿔처럼 홀로 가라”
“모든 재가(在家)의 속박들을 끊고서, 코뿔소의 뿔처럼 홀로 가라”
“욕망의 대상들에게서 고통을 보고서, 코뿔소의 뿔처럼 홀로 가라”
여기서 ‘다른 사람들이 바라지 않는 자유’란 욕망을 버린 ‘자유’를 말한다.
이처럼 코뿔소의 뿔이 상징하는 것은 세속적 가치와 쾌락을 등진 수행자의 삶이다. 그렇다고 이것을 수행자에 국한된 것으로만 생각해서는 곤란하다. 수행자의 모습은 우리를 비추는 거울과도 같은 것이다. 그렇기에 부처님의 모든 말씀은 나를 돌이켜 보는 거울이 된다. 그렇지 않을 때, 부처님의 금구직설(金口直說)은 다른 이들에게 알량한 나의 지식을 자랑하는 장식품이 되기 싶다.
우리는 모두 엄격한 의미에서 ‘홀로’ 살아간다. 하지만 ‘홀로’ 산다는 것이 얼마나 두려운 일인가. 두런두런 이야기할 가족이, 벗이 없다는 것은 상상하기 힘들다.
그렇지만 하루에 수 십, 수백의 사람과 만나더라도 그 ‘홀로’인 삶이 변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사람들 속에서 느끼는 ‘고독감’이 더 크게 다가올 때가 많다. 그럴 때, 우리는 ‘절망’과 ‘고통’을 경험하고 ‘체념’한다. 외로움을 달래고자 사람들 속으로 뛰어들지만, 결코 지워지지 않는 외로움을 느낄 때만큼 커다란 상실감도 없을 것이다. 그럴수록 우리는 욕망을 채울 대상들을 찾아 헤매게 된다. 그를 통해 위로받고자 하지만 더욱더 커다란 공허함과 괴로움을 마주하게 될 뿐이다.
나와 나 아닌 사람은 삶의 내용을 얼마나 공유하는가에 따라 친소(親疎)가 정해진다. 아무리 친해도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전적으로 같을 순 없다. 전적으로 같을 것을 기대하는 순간, 우리에게 다가오는 것은 ‘절망’과 ‘실망’뿐이다.
하지만 홀로 가는 자는 쓸데없이 ‘같을 것’을 기대하지 않는다. 기대가 없는 만큼 고통도 적으며, 나에게 주어진 순간에 충실할 수 있다. 그래서 부처님은 ‘당당하게 홀로 가라’고 말씀하신다. 그리고 이것은 자신을 의지처로 삼고, 가르침을 의지처로 삼으라고 하신 부처님의 유훈과도 맥을 같이 하는 가르침이다.
자세한 내용 아래 링크 참조
https://naver.me/5oEqaQr7
동반자들 속에 끼면
쉬거나 가거나 섰거나
또는 여행하는 데도 항상 간섭을 받는다
남들이 원치 않는 독립과 자유를 찾아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동반자들 속에 끼면
유희와 환락이 있다
또 자녀들에 대한 애정은 아주 지극하다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는 것이 싫다면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사방으로 돌아다니면서
남을 해치려는 생각 없이
무엇이나 얻은 것으로 만족하고
온갖 고난을 이겨 두려움 없이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출가한 처지에
아직도 불만을 품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또한 집에서 사는 재가자도
그런사람들이 흔히 있다
남의 자녀에게 집념하지 말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잎이 진 코빌라나무처럼
재가자의 표적을 없애려고
집안의 굴레를 벗어나 용기 있는 이는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코빌라나무는 흑단의 한종류, 재가의 표적은 머리,수염 흰옷,장식품,향료 및 처자와 하인이 있는 것
그대가
현명하고 일에 협조하고
예절 바르고 총명한 동반자를 얻는다면
어떠한 난관도 극복하리니
기쁜 마음으로 생각을 가다듬고
그와 함께 가라.
그러나 만일 그대가
현명하고 일에 협조하고
예절 바르고 총명한 동반자를 얻지 못했다면
마치 왕이
정복했던 나라를 버리고 가듯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우리는 참으로 친구를 얻는 행복을 기린다.
자기보다 뛰어 나거나
비슷한 친구와는 가까이 친해야 한다.
그러나 이런 친구를 만나지 못할 때는
허물을 짓지 말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금세공이 잘 만들어낸
두개의 황금 팔찌가
한팔에서 부딪치는 소리를 듣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팔찌가 하나일때는 소리가 나지 않지만, 두개 이상일 때는 서로 부뒷쳐 소리가 난다. 여럿이 함께 있으면 잘잘못이 생기고 번거로우니 혼자서 정진하라는 뜻.
이와 같이
두 사람이 같이 있으면
잔소리와 말다툼이 일어나리라
언젠가는 이런 일이 있을 것을 미리 살펴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욕망은 실로 그 빛깔이 곱고 감미로우며
우리를 즐겁게 한다
그러나 한편 여려 모양으로
우리 마음을 산산이 흐트러 놓는다
욕망의 대상에는
이러한 근심 걱정이 있는 줄 알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이것이 내게는 재앙이고 종기이고 화이며
질병이고 화살이고 공포다
이렇듯 모든 욕망의 대상에는
그와 같은 두려움이 있는 줄 알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추위와 더위, 굶주림, 갈증, 바람
그리고 뜨거운 햇볕과 쇠파리와 뱀
이러한 모든 것을 이겨내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마치 어깨가 얼룩 코끼리가
그 무리를 떠나
마음대로 숲 속을 거닐 듯이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모임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잠시 동안 해탈에 이를 겨를도 없다
태양의 후예가 하신 말씀을 명심하여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잠시동안 해탈은 세간적인 선정이란 뜻, 그것을 얻었을 때만 잠깐 번뇌에서 놓여나기 때문에 그렇게 말한다. 태양의 후예는 부처님을 가리킴
서로 다투는 철학적 견해를 초월하고
깨달음에 이르는 길에 도달하여
도를 얻은 사람은
'나는 지혜를 얻었으니
이제는 남의 지도를 받을 필요가 없다'고 알아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