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하! 이 장소] IT 산업 선도하는 '중국판 실리콘밸리'…

[오지마을매니저]

중국 선전

이달 초 중국 선전시<사진>와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선전 시민 10만 명에게 추첨으로 200위안(약 3만4000원)씩, 총 2000만위안(약 34억원)어치의 디지털 화폐를 나눠줬습니다. '디지털 위안'으로 불리는 중국 법정 디지털 화폐의 공개 테스트였죠. 이처럼 중국에서 각종 IT(정보 기술)의 테스트 베드(시험대)가 되는 선전은 어떤 곳일까요?

▲ /위키피디아

선전은 중국 남부 광둥성에 있는 도시입니다. 서쪽으로는 주강이 흐르고, 남쪽으로는 홍콩과 경계를 맞닿고 있죠. 선전은 중국 개혁·개방의 상징이에요. 1980년 선전은 중국의 '제1호 경제특구'로 지정됐습니다. 선전이 경제특구로 지정된 이유는 선전의 위치 때문이에요. 수도 베이징에서 멀리 떨어져 경제특구가 만약 실패하더라도 정치적 부담이 덜했죠. 또 동남아시아와 가까워 화교(혈통은 중국인이지만 해외 각지에 정착한 사람) 자본 유치가 비교적 수월했고, 홍콩에서 자본주의를 빠르게 학습할 수 있었어요. 1980년 인구 3만 명의 작은 어촌이었던 선전은 경제특구로 지정된 지 40년이 지난 지금 약 1250만 명이 사는 세계적인 대도시가 됐어요.

선전은 '중국판 실리콘밸리'로도 불립니다. 1980년대부터 2000년대 중반까지 선전은 경공업 중심의 제조업 생산 기지였어요. 2008년 글로벌 경제 위기로 불어닥친 지역 경제 침체를 효과적으로 극복하려고 첨단 산업을 집중 육성했고, 그 결과 중국 IT 산업을 선도하는 첨단 도시로 발돋움했어요. 중국의 기술 혁신을 이끄는 기업들은 주로 선전에서 시작했어요. 화웨이(통신 기업), 텐센트(인터넷 서비스 기업), DJI(드론 생산 기업) 등이 대표적이죠. 오늘날 선전은 매년 스타트업(신생 창업 기업) 약 3만 개가 탄생하는 '스타트업 천국'이에요. 선전은 베이징이나 상하이보다 민간 주도 혁신이 활발하답니다. 선전에서 출원한 국제 특허 건수는 중국 전체의 40%를 넘어요. 선전은 홍콩과 마카오를 제외하면 중국에서 가장 소득이 높은 도시가 됐죠.

중국 정부는 선전을 세계적인 금융 도시인 홍콩을 대체할 도시로도 키우려고 해요. 2019년 중국 정부는 선전을 '중국 특색 사회주의 선행 시범구'로 지정하며, 금융 기능 강화를 핵심으로 한 선전 개발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박의현 서울 창덕여중 지리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