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만화역사의 한 획을 그은 작품중에
이현세의-공포의 외인구단-이라는 작품이 있다
이 만화 내용중 남자 주인공인 까치가 여자 주인공인 엄지에게
-난 네가 좋아하는 일이라면 뭐든지 할수 있어-라고 말하는 장면이 있다
이 만화는 영화로 만들어지기도 했는데 이 대사가 인상적이었는지
가수 정수라가 부른 주제가에도 이 대사는 등장한다
난 네가 좋아하는 일이라면 뭐든지 할수 있어~!
처음 정수라가 부른 노래를 들었을땐 솔직히 거부감이 들었었다
어이구~! 이 무슨 쌍팔년도도 아니고...
신파도 이런 신파가 없어요~!
헌데 까치의 이 닭살 돋는 대사를 사뿐히 즈려 밟아주는 가사로 범벅이 되어 있는
노래가 있다
이 노래에서 가수는
당신이 원한다면
나는 연인도 되어 주고
권투선수도
의사도
운전수도
당신 아이의 아비도 될수 있다고 떠벌린다
심지어는 혼자 걷고 싶다면 곁에서 사라져 주겠다고까지 노래를 부른다
아니, 정확하게는 웅얼웅얼 거린다
가히 아부의 끝판왕이라 아니 할수 없다
그것도 무지 뻔뻔스럽고 몰염치해서 듣고 있으면 속이 느글느글해진다
우욱~~!
하지만 참으로 묘하다
낮게 깔리는 목소리가 가져다 주는 신뢰감과
팝의 음유시인 혹은 철학교수-라는 명성에 속는지도 모르지만
당신이 화가 나서 주먹을 휘두르고 싶을 때 내가 그 앞에 서 있겠소- 라던가
당신이 나를 하인처럼 부려도 된다는 어처구니없는 가사조차도 납득이 되는것처럼 느껴진다
왜냐하면 가사 말미에
내가 지키지 못한 약속들을 떠올려 본다는 내용과
떠나버린 여자는 남자가 무릎꿇고 빌어도 돌아오지 않는다는 내용이 있기 때문이다
여하간에 코헨은 천연덕스럽게 계속 읇조리고 또 읇조려댄다
나를 버리지 말라고
나는 당신의 남자~!라고
사족-
혹자는 공포의 외인구단의 대사가 코헨의 가사를 도용한거 아니냐 라는
말을 하는데
참고로 –공포의 외인구단-은 1983년에 나온 작품이고
레오나드 코헨의-아임 유어 맨-은 1988년도에 발표된 곡이다
첫댓글 한때는 낮게 깔리는 목소리에 반해서
레오날드 코헨의 음악을 모조리 뒤져서 듣기도 햇지요~그의 저음목소리로 조용한 밤에 들어봅니다~
저음에 빠져서...
저도 그렇습니다 ㅎㅎ
즐거운 명절 보내세요
약간은 느끼하게 와닿는 보이스
헌데 들을수록 노래와 어우러져 괜찮아 지더군요
원문에 쓴것처럼
저음이 주는 묘한 신뢰감과 음유시인 혹은
팝의 철학박사라는 명성에 제가 속고 있는건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가끔 합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