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를 낳아 준 부모를 버리고
집을 박차고 나온 가난뱅이가 있었습니다.
어떻게든 잘살아 보겠다고,
주변 사람들을 달래도 보고, 협박도 해 봤지만,
진실성이 없는 그 가난뱅이의 말에 누구도 눈길 한 번 주지 않았습니다.
가난뱅이는 초조했습니다, 또 부자들이 싫었습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탄핵 복권을 샀습니다.
그런데 이게 왠일입니까!!!
그 복권이 무려 152억원이라는 대박을 터뜨린 것입니다.
'부자가 된 가난뱅이'의 목에는 힘이 들어갔습니다.
눈높이도 높아져 그야 말로 안하무인이 되었습니다.
'부자가 된 가난뱅이'는 과거의 부자들이 싫었습니다.
그래서 부자들의 과거를 뒷조사하자고 주민들을 꼬드겼습니다.
명분을 좋아 하는 온갖 마을 단체들을 만들어
뒷돈을 대 주며 그들을 사주하였습니다.
그러다 보니 엉뚱하게도 자신의 과거만 들통이 나 망신을 사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꿋꿋했습니다.
남들이 저를 욕하면 "주민이 우매하여 이해를 못한다"고 얼버무렸습니다.
이번에는 부자들에게 세금을 왕창 매기자고 밀어부쳤습니다.
사람들은 싫었지만 힘으로 밀어붙이는
'부자가 된 가난뱅이'를 당해 낼 재간이 없었습니다.
남쪽에 사는 사람들의 집값이 내려갔습니다
1000원 하던 집값이 990원으로 내려간 거지요.
엉뚱하게도 북쪽에 있는 사람들의 집값도 10원씩 똑 같이 내려갔습니다.
100원 하던 집값이 90원이 된 거지요.
주민들은 세금폭탄이라고 세제를 재정비하자고 아우성을 쳤습니다.
'부자가 된 가난뱅이'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양극화 해소'라는 희안한 논리로
이를 반대하는 사람들을 무지하다고 몰아세웠습니다.
지금 이 마을은 평준화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100원 벌던 사람은 90원 벌고,
20원 벌던 사람은 15원 벌고...
사람들은 이것을 두고 '하향 평준화'라고 비아냥됐습니다.
부자는 괴롭히고,
가난한 사람은 더 괴롭히는 '양극화 해소'가 모두에게 웃음거리가 되었지만
'부자가 된 가난뱅이'는 꿋꿋하게 버티고 있습니다.
50여년 전부터 이 마을 괴롭히던 이웃이 있었습니다.
50여년 전에는 이 마을을 삼키려고 싸움까지 벌였습니다.
한 때는 그 이웃이 이 마을보다 더 잘살았습니다.
하지만 40여년 전 이 마을의 한 지도자가 이 마을을 살렸습니다.
지금은 이 마을이 이웃 마을보다 훨씬 잘 삽니다.
이 마을의 새로운 지도자가 된 '부자가 된 가난뱅이'는
이웃 마을 사람들에게 마구마구 퍼주었습니다.
같은 마을에 사는 아직도 가난한 사람이 말했습니다.
"부자 아저씨요, 우리부터 먹고 살게 해 주소.
저 사람들은 옛날부터
우리 마을을 송두리째 말아먹을라 카던 사람들 아닙니까?"
하지만 부자가 된 가난뱅이는 '인도주의'니 '햇볕'이니 하면서
가난한 사람들의 말에 아예 귀를 닫아버렸습니다.
부자들은 벌써 '부자가 된 가난뱅이'에게서 돌아 섰고,
이제는 가난한 사람들도 돌아섰습니다.
게 중에는 수십년 전부터 이 마을에 학교를 설립하여 운영하다가
졸지에 '부자가 된 가난뱅이'로부터 '비리사학'으로 낙인찍힌
육영사업자도 있었고,
이십여년 전부터 마을 남쪽에 작은 집을 사서 살다가
이제는 세금폭탄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노부부도 있었습니다.
학교를 졸업하고도 취직못한 청년도 있었고,
'구조조정'이라는 미명 하에 직장에서 명퇴 당한 중년의 아저씨도 있었습니다.
이제 이 마을은 정말로 태평성대를 이루고 있습니다.
할아버지 할머니는 물론,
아버지,삼촌,이모,누나 할 것없이
하는 일도 없이 먹고 노니 이보다 더 태평성대가 어디 있겠습니까!!!
그런데 하루같이 태평성대를 구가하는 이 마을에 이변이 일어났습니다.
얼마 전 반장,통장,이장과 마을 운영위원을 선출하는 선거를 했는데
그렇게도 태평성대를 일구어 놓았건만
'부자가 된 가난뱅이'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만든 계원들이
거의 전 지역에서 참패를 한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지금도 우기고 있습니다.
"무슨 소리여,이번 선거는 우리의 대승이랑께,
지난 번 이장,통장 재,보궐 선거에서는 단 한 석도 건지지 못했는데,
이번엔 이장이 1명, 반장이 무려 20명이나 당선됐응께
그야 말로 대승이랑께"
그 말에 마을 주민들은 실소를 금치 못했지만,
아직도 마을 지도자 자리 만큼은
'부자가 된 가난뱅이'의 계원이 앉아 있는 관계로
또 무슨 음모를 꾸밀까 전전긍긍하고 있습니다.
아 우리는 언제나 태평성대를 벗어날 수 있을까요?
첫댓글창작이면 참 재미있네 그려. 부자가 된 가난뱅이가 봐야하는데... 졸부들이 다시 가난해지면 부자였을 때만 생각하여 굶어죽어도 겉모양만은 부저였을 적으로 꾸미느라 외화내빈(外華內貧)이 되는데 완전 그짝 났구만... 그나저나 새부자는 저쪽에 돈을 못맡겨서 어거지로 이쪽에 맡겼다는 것을 깨닫고 잘 관리해야 할텐데.
첫댓글 창작이면 참 재미있네 그려. 부자가 된 가난뱅이가 봐야하는데... 졸부들이 다시 가난해지면 부자였을 때만 생각하여 굶어죽어도 겉모양만은 부저였을 적으로 꾸미느라 외화내빈(外華內貧)이 되는데 완전 그짝 났구만... 그나저나 새부자는 저쪽에 돈을 못맡겨서 어거지로 이쪽에 맡겼다는 것을 깨닫고 잘 관리해야 할텐데.
완전 창작 리얼리티 스토리임, ㅎㅎㅎ 한나라당 자유게시판에도 올려 놨지. 그런데 읽은 사람이 별로 없더라구
감이 딱 오네요..ㅎㅎ 잼나게 읽엇습니다..
잘 각색해서 동화로 써야겠다.저작권료 운운하면 생각 다시 해보고...
소스 제공. 동화로 각색. 만약에 영상화 되면 저작료는 어디로...?
동화 소재로는 좀 거시기한 것 같은데... 저작권료는 면제해 주지 뭐, 누나 동생 사인데...
거시기한 걸 거시기하지 않게 만드는 것이 작가의 역량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