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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3월부터 수험, 총 2년 3개월 공부
1. 베이스
인서울 중위권 행정학부
고1때 한자능력검정시험(어문회) 2급 합격
2. 전체적인 수험생활
저는 의지박약하고 게으른 편이라서 딱히 저의 성실성에 대해 기대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시작부터 ㅂㅁㄱ의 관리반을 선택했습니다. 금전적인 문제로 꺼리시는 분들도 많으실 것 같은데, 강의 구매하고, 독서실 끊고 하면서 지출되는 금액을 생각하면 크게 차이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조교 등으로 금전적인 부담을 줄일 방법 역시 많고요. 조금이라도 더 빨리 붙는 게 더 경제적이라고 감히 말씀드립니다.
저는 선천적으로 집중력이 낮은 편이고, 산만했기 때문에 시작할 때부터 매일매일이 슬럼프였습니다. 더군다나 기본적으로 부정적인데다가 수능 시험을 처참하게 실패한 경험까지 있어서 공부에 임할 때 항상 비관적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라고 다짐하며, 공부 시간은 무조건 채웠습니다. 공부시간 내내 멍을 때릴지언정 공부 스케줄은 다 채우겠다는 생각으로 관리반에 출석하며 꾸준히 공부했습니다. 일례로 최소한 필수 자습기간이었던 월~토에는, 병원진료, 친척상 등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단 한 번도 빠지지 않았습니다. 꾸역꾸역 공부를 하다보니, 다소 비효율적일지언정 조금씩 실력이 쌓이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코로나로 인한 학원 휴업은 저에게 치명타였습니다. 기본적으로 게으른 편이라 멍석이 깔리지 않으면 공부를 안하는 편인데, 코로나 시국은 저에게 쥐약이었습니다. 집공, 카페, 집근처 냇가, 독서실 등을 전전했지만, 기상도 어렵고, 공부시간 확보도 잘 안돼서(시설 탓은 아니었고, 의지박약 탓이었습니다.) 하루 3 시간 공부하는 것도 대단하게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이런 상태에서 제 능력 외의 성과를 기대하는 건 무리라고 판단해서 평소 읽고 싶었던 책을 읽었습니다. 부질없이 휴대전화를 들여다보는 것에 비하면 훨씬 보람찼다고 생각하며, 국어 독해력이 떨어지는 것 역시 약간이나마 줄여줬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수기 보시는 분들은 그나마 코로나 규제가 적은 시기에 공부를 하실 테니, 저처럼 시간을 보내시진 않으시면 좋겠습니다.
저는 딱히 기간별로 다르게 공부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냥 그때그때 개설되는 강의에 맞춰 공부를 했고, 시험 일주일전까지도 똑같이 공부했습니다.
굳이 다른 점을 꼽자면 공부 초반 심화강의를 들을 때는 그 과목에 중점을 뒀고, 시험 한 달여전쯤에는 자신있던 국어는 공부량을 줄이고, 자신없는 과목들에 시간을 더 썼던 것 정도뿐이었습니다.
식사 관련해서도 드리고 싶은 말이 있네요. 간혹 식사를 샌드위치 등으로 대충 때우는 분들도 많은데, 그러지 말고 제대로 식사를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시간 벌어봐야 공부가 되진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그냥 노는 시간을 줄이세요. 저같은 경우에는 강의가 크게 늦게 끝나는 게 아닌 이상 하다못해 햄버거를 먹을지언정 식사를 거르진 않았고, 식사를 할 수 없을 때에도 걸으면서 빵 하나에 우유라도 먹어서 가능한 한 식사를 해결했습니다.
3. 과목별 상세
저는 전체적으로 듣는 교수님들의 커리대로 들었습니다. 심화 강의같이 필수 강의를 들으시면 교수님들께서 커리 설명을 충분히 해주시기 때문에 굳이 어느 교수님의 이 강의, 저 강의, 그 강의 순으로 들었다는 얘기는 생략하겠습니다. 교수님들께서 충분히 설명해주시고, 그게 더 정확하니까요.
국어
수기 보시는 분들께 죄송스러운 말씀이지만, 국어 관련해서는 말씀드릴 부분이 적네요.
저는 그냥 이유진 교수님께서 짜주신 커리 따라서 조용히 따라갔습니다.
교수님께는 조금 죄송스러운 말씀이지만, 국어에는 시간투자를 극소화했습니다. 플래너 들고 교수님 찾아뵀을 때는 교수님께서 국어에 너무 시간 투자가 적다고 지적해 주셨습니다만, 저는 그때부터 국어는 성과가 조금씩 보였기 때문에 국어 공부를 오히려 더 줄이고, 약점과목들에 투자했습니다.
아울러 기본적으로 한자, 사자성어 문제는 자신이 있었기 때문에(어문회 2급) 어휘•한자 기본서는 심화강의 들은 이후에는 모의고사 때 나온 것만 한 번씩 복습한 이후에는 한자•어휘는 공부를 하지 않았습니다.
시험 직전 교수님 모고에서 점수가 안정적으로 나오는 것을 확인하고는 자신 없었던 영어, 행정학 공부를 위해 저조차도 "이래도 되나?" 생각할 정도로 국어 공부는 극소화했습니다. 모고 풀고 강의만 들은 후에는 한 20분 정도 수업필기 읽어본 것 외에는 국어공부를 전혀 하지 않았을 정도였으니까요.
감히 말씀드리자면 교수님의 모고가 시중의 모고 중 제일 우수하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독해문제는 정말 깔끔합니다. 국어의 경우 실력뿐 아니라 문제의 질에도 점수가 갈리는데, 기타 모고(학원 연구소 모고 등)에서 실망스러운 점수를 받더라도 크게 개의치 않았습니다. 교수님의 모고에서는 점수가 좋았으니까요. 특히 국어는 다른 과목보다도 문제량보다는 질이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교수님 모고만 풀어도 양이 차고 넘칠지언정 결코 적은 게 아니고요.
영어
영어는 김세현 교수님의 강의를 들었습니다. 혹여나 다른 교수님의 강의를 들으시더라도, 하프모의고사 등 김세현 교수님의 모의고사만큼은 구해서 풀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이유진 교수님의 모의고사만큼 깔끔합니다.
매일 아침 하프는 막판 몇 회를 제외하면 빠지지 않고 들었고, 영어 공부는 물론, 기상관리에도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아침 하프를 듣고 난 다음에는 모의고사를 복습하면서 오답노트를 만들었습니다.
왼편에는 모의고사 원 문제를 작성하고, 오른편에는 올바른 문장으로 정정한 문장을 쓰고, 그 문장에 수업시간에 필기한 내용도 베껴적었습니다. 그리고 왼편만 보고 한차례 문제를 풀어본 후 오른편을 보며 정답을 확인하며, 여러 차례 문제를 복기했습니다.
그런 이후 하프가 없는 날, 시험 직전 등에는 오답노트만 보면서 공부했습니다.
아울러 전술한대로 암기력이 모자라서 단어 암기에 시간 투자를 많이 했습니다. 지하철을 타고 다닐 때 보는 것은 물론, 공부시간도 1~2시간은 할애해서 단어를 외웠습니다. 이래도 단어암기가 다 되진 않았지만, 이 정도로 극단적으로 투자해야만 익일 하프모의고사를 간신히 따라갈 수 있었던 상황이었던지라 선택의 여지가 없었습니다. 그 덕택인지 국가직에서는 자신 없었던 단어 문제를 다 맞혀 합격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국가직 시험 때 상당히 만족스러운 성적을 거둔 것을 보고, 영어 공부량을 약간 줄였는데, 이 탓인지, 지방직은 처참한 점수를 받아서 불합격했다는 것입니다. 영어성적이 보통만큼도 나와주지 않은 탓에 타과목에서 제가 봐도 정말 좋은 점수를 받았음에도 결과가 좋지 못했습니다. 막판에 무너져서 하프도 몇 번 빠지는 등 뒷심부족 역시 패인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사
한국사는 선우빈 교수님과 노범석 교수님의 강의를 모두 들었습니다.
우선 심화강의는 노범석 교수님의 강의가 크게 도움이 되었습니다. 암기력이 부족한지라, 암기를 최소화해야 했는데, 노범석 교수님께서는 역사의 흐름에 따라 인과관계를 잘 짚어주셔서 암기량이 확 줄었습니다. 특히 연도 문제에서 노범석 교수님의 강의가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일례로 지방직 20번의 경우, "전세계적으로 냉전이 종결되는 분위기로 흘러가자, 반공 기조의 박정희정부가 정치적으로 불리해졌고, 이를 7.4 남북공동성명으로 '통일' 기조로 전환한 뒤, 양측이 통일을 명분으로 개헌을 해 독재정치를 했다."는 스토리를 떠올려서 손쉽게 풀 수 있었습니다. (시험 직후 역사전공친구에게 내봤는데 틀리더군요.) 무식하게 모든 연도를 외우는 것보다는 이렇게 공부하는 것이 더 정확하고, 휘발성도 적다고 생각합니다.
선우빈 교수님께는 요약 정리와 모의고사로 큰 도움을 받았습니다. 실제로 한국사에서 기대만큼의 성과가 나오지 않다가 본격적으로 성과가 나오기 시작한 건 선우빈 교수님의 모고 강의를 들을 때부터였습니다. 모고 3주차부터 급격히 점수가 오르더군요.
특히 선우빈 교수님의 '연결고리'는 시대사, 테마사로 나뉘어 잘 정리돼 있는 것은 물론 한 시대를 한 눈에 볼 수 있기 때문에 빠르고 정확하게 회독할 수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노범석 교수님의 심화강의를 듣고, 이를 선우빈 교수님의 연결고리 강의를 들으며, 연결고리로 단권화 하는 것을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본의 아니게 두 교수님을 비교해 두분께 죄송합니다.
행정법
행정법은 박준철 교수님의 강의를 들었습니다. 기본적으로 스토리로 풀어주시기 때문에 그냥 이야기를 듣는다는 기분으로 마음 편하게 들었습니다.
간혹 부모님과 대화를 나누다가 판례 관련 얘기가 생각나면 제가 교수님이 된 것처럼 재미있게 이야기를 풀어드리기도 했습니다. 교통관련 얘기가 나오자 '교통할아버지' 얘기를 꺼내거나, 법정에서의 원고 관련 얘기가 나오자 '도롱뇽 사건' 얘기를 하는 식의 사례를 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 다음은 그저 무식하게 기본서의 OX문제와 기출 문제, 예상 문제를 뺑뺑이(...) 돌리기를 했습니다. 제가 영어 다음으로 가장 많은 시간을 분배한 과목은 행정법이었을 정도로 계속 문제를 회독했습니다.
덧붙이자면, 기본서의 OX 문제는 회독 속도에 더 중점을 두어 홀수번, 짝수번을 지정하고는 번갈아 회독했습니다.
행정학
행정학을 배우면서 가장 크게 깨달은 점은 전공공부는 크게 도움이 안 된다는 점이었습니다. 정치-행정-경영 비교 파트와 정책론 일부, 동기부여이론 정도를 빼면 거의 도움이 안 되더군요. 리더십 파트는 대학 다니면서 공부를 했음에도 단순 암기를 해야하는 부분인지라 전공 공부는 거의 도움이 되지 않았습니다. 그나마 도움이 될 법한 부분도 군 복무 기간을 거치면서 무용지물이 돼버렸습니다. 혹여라도 전공선택하시는 시점에 계신 분이라면 행정학보다는 법학, 7급이면 경제학을 하시는 걸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아무튼 이런 배경으로, 사실상 신용한 교수님의 강의를 들을 때 행정학을 처음 접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천천히 다시 공부했습니다.
행정학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매일 꾸준히 공부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교수님의 '난알아 공무원'이 가장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OX문제를 매일 하루치씩 풀면서 회독을 했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이 부분을 게을리하게 됐는데, 이를 기점으로 행정학 점수가 크게 떨어졌었고, 다시 회복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다른 과목들은 잠깐 손을 떼더라도 다시 실력이 복구되는 게 어렵지 않은데, 행정학은 매우 어렵더군요. 다른 건 몰라도 행정학만큼은 꼭 꾸준히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4. 마치며
저도 이제야 필합이긴 합니다만, 공무원 시험 합격은 '힘들지만 어렵지는 않습니다.' 짧으면 1년, 길면 2년 가량의 기간을 계속, 꾸준히 하다보면 언젠가는 실력이 올라서 성과가 나옵니다. 공부를 하다보면 온갖 부정적인 생각도 들고, 자괴감도 들고, 집중력도 떨어지겠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책상에 앉아 있으면 이미 앞서고 있는 겁니다. 노량진에 얼마나 많은 PC방과 노래방이 있는 지 아시나요? 거기에 발만 들이지 않아도, 일요일에 책을 펴보기라도 한 것만으로도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아울러 공무원 시험은 '누구나 합격할 수 있지만, 그 방법은 천차만별이다'는 것도 다시한번 강조드리고 싶습니다. 사람은 모두 강점과 약점이 다르고, 자신에 대한 이해가 높아야 합격할 수 있습니다. 제가 굳이 제 베이스를 공개하고, 암기력이 부족하다고 강조드린 것도 이 때문입니다. 고스란히 제 합격수기대로만 공부하시는 건 어리석은 일입니다. 저와 다르게 독해력에 자신없으신 분들은 독해공부에 더 투자하셔야 하고, 암기력에 자신있으신 분들은 단어공부를 조금 덜 하셔야 합니다. 합격생들의 조언, 심지어 교수님들의 조언마저도 참고용이지, 결국 본인에게 맞는 공부법을 아는 것은 본인입니다. 모두들 수능 공부를 하셨을테니, 자신에 대한 파악은 충분히 이뤄졌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첫댓글 축하드려요^^ 국어 최소화... 그래도 방법과 콘텐츠 잘 따라 주셔서 합격해 주셨으니 안 혼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