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싶어서 왔어요 03

읭? 팝콘이라면.. 오빠? " 오빠 죄송해요 지금 바빠서요 끊을게요.. " 오빠라니? 유리는 지금 자고있는건가? 편의점 야간알바를 하는 유리는 오빠랑 시간이 달라서 틈틈히 조금씩 본다던데.. 오빠가 왜 전화했을까.. 잠깐 생각하다가 일을 다 놓쳐버리고 약사님의 눈치에 다시 컴퓨터에만 집중ㅎㅐ야... 으으 집중 안되 착하다더니 정말 이렇게까지나 착한걸까? 한참 생각을 하며 컴퓨터를 만지던 그 때, " 어서오세....요? 오빠? " " 여기 애기가 먹는 비타민 있나요? 뽀로로 같은 거 " 갑자기 약국에 찾아 온 오빠한테 한 번 놀래고 애기 비타민을 찾는 거에 한 번 더 놀랬다 애기? 애기가 있나? " 왠일이에요? " " 조카 줄 비타민 좀 사러! 슬기씨 약국 일 한다길래 구경도 올 겸 " " 아, 유리한테 들어서 왔구나.. 뽀로로 비타민 여기요 " " 퇴근하고 집에 걸어간다고요? " " 네, 먼 거리도 아니라서 걸어가요 " " 이렇게 추운데? " " 집이 금방이에요 괜찮아요 " " 7시 퇴근이랬지? 30분 남았으니까 30뒤에 옆에 병원 주차장으로 와요 태워줄게 " " 네? 괜찮은데.. " " 와요 괜찮아요 " 하고는 약국을 나가버려서 더이상 왜 왔는지 물어볼 수도 없게 됐다 정말 천사라서 날 집에 데려다주러 왔구나.. 라고 생각은 했지만 그래도 궁금한 마음에 유리 카스로 들어가 봤다 역시 오빠가 댓글 달아놓은게 있어! 오빠 카스를 들어가볼까? 어? 번호가 있네 왜 번호를 올려놨냐는 유리의 댓글에 친구들 중에 카톡에 번호 안뜬다는 사람이 있어서 친구들 보라고 올려놨다고 적혀있다 음.. 착한사람 맞긴하네 번호 저장하고 카톡을 했다 [ 오빠 왜 왔어요? ㅋㅋㅋㅋㅋ ] [ 퇴근해서 집 가는 길에 집에 태워주려구용~ ] [ ㅎㅎㅎㅎ역시 유리 말대로 착하시네요 ] [ 저 곧 퇴근해요!!! 저 때문에 고생하시네요ㅠㅠ 미안하게.. ] [ 괜찮아요~ 얼른 퇴근하고 나오세요~ ] [ 네 잠시만요!!!! ] 어우 말 끝마다 ~ 이래.. ~ 쓰는 사람 싫은데.. 말끝에 ~ 쓰면 뭔가 무시하는 것 같아.. 나만 그런가? 여튼 퇴근을 하고 약국 셔터를 내리고 주차장으로 갔어 폰을 만지면서 날 기다리고 있는 오빠한테 미안한 마음 뿐이었어 " 퇴근했어요.! " " 수고했어요! 배 안 고파요? " " 고파요.. " " 나 완전 배고파 밥 먹으러 가요 " " 괜찮은데.. 집가서 먹어도 되요 " " 나 지금까지 기다렸는데 밥도 안 사주고 보낼 거에요? " " 아..? 아... 밥 먹으러 가요 사줄게요! " 그래도 날 기다려줬으니 밥은 사줘야 된다 싶었어 오빠가 밥 먹자고 데려간 곳은 처음보는 레스토랑.. 유리랑 셋이서 갔던 레스토랑이랑은 차원이 다른 레스토랑이었어 " 등심 먹을래요? 양갈비 먹을래요? " " 네?... 드..등심이요 " " 그쵸? 등심이 낫겠죠? 굽기는 미디움 정도 괜찮아요? " " 네..네.. " 주문을 한 뒤에 난 이 상황에 이 장소를 그저 어리둥절하게 쳐다보고 구경만 하고 있었어 처음 온 레스토랑이었고, 게다가 코스 요리라니... 태어나서 처음 먹는 코스요리..; " 오빠.. 저 이런데 처음이에요.. " " 괜찮아요 맛있게 먹기만하면 되요 " " 근데 진짜 진짜 궁금했는데 약국에 왜 오셨어요? " " 음? 일단 음식 다 먹으면 얘기 해 줄게요. " 그렇게 빵 나오고 천천히 다음 요리들이 나오고 들어가고 중간쯤 먹었을 쯤에 " 언제 얘기 해 줘요? " " 뭘요? " " 왜 왔는지요! " " 아.. 그거요? " " 네!! " " 일단 그거 먹으면 말 해줄게요 " " 또요!? " " 네 " 하고는 뭐가 웃긴지 그렇게나 웃는다.. 방금 나온 음식까지먹고 알바생이 그릇을 가져간 뒤에 오빠를 쳐다봤다 " 말해줄까요? " " 네! " " 흠.. 왜 왔냐면, 보고싶어서 왔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