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1013 (일) 노벨상위 감탄시킨 한강… "두 시간 만에 숨진 '언니' 있다"
지금 서점가를 뜨겁게 달구는 한강의 책은 한두권이 아니다. 『채식주의자』 『소년이 온다』 『작별하지 않는다』 『흰』 『희랍어 시간』 같은 장편소설과 시집 『서랍에 저녁을 넣어두었다』 를 비롯한 책들이 10월 11일 오후 기준 교보문고, 예스24, 알라딘 등 대형 서점의 일일 베스트셀러 순위를 휩쓸고 있다. 10월 10일 밤 노벨상 발표 이후 하루도 채 안 지나서 벌어진 현상이다. 한강이 작가로 데뷔한 이래 30여년 동안 펴낸 책은 소설집·동화·산문집 등을 포함해 20여권. 절판된 책을 제외한 그의 거의 모든 책에 독자들 관심이 폭증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중 『채식주의자』(2007)는 스웨덴 노벨위원회의 표현을 빌리면 작가 한강의 "주요 국제적 돌파구"가 된 작품. 평범한 주부였던 주인공 영혜는 고기를 먹지 않기로 하면서 남편과 아버지의 강압을 비롯한 폭력적 상황에 처한다. 데버라 스미스의 번역으로 나온 영문판 (『The Vegetarian』)은 큰 호평과 함께 2015년 영국 맨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에서 수상하며 한강에게 국제적 주목을 안겨줬다.
『소년이 온다』(2014)는 광주에서 나고 자란 한강이 작가로서 5·18 광주를 정면으로 응시한 작품. 1980년 5월 열다섯 살의 주인공 동호는 끝까지 도청을 지키다 계엄군의 총에 쓰러진다. 노벨위원회는 "역사의 희생자들에게 목소리를 내게 하려는" 증인문학의 장르에 접근하는 동시에, 한강의 간결하고 환상적인 스타일이 "그 장르에 대한 우리의 기대를 벗어나게" 한다고 봤다. 노벨위원회는 "죽은 자의 영혼이 육체에서 분리되어 자신의 소멸을 목격하게 하는" 독특한 방식을 언급하며, 소포클레스의 고전 『안티고네』의 모티브와도 견줬다.
한강은 5·18 광주에 이어 『작별하지 않는다』(2021)에서는 제주 4·3을 마주한다. 그 중심은 세 여성. 소설가인 경하, 그의 친구 인선, 그리고 인선의 어머니 정심이다. "정확하고도 응축된 이미지를 통해 현재를 압도하는 과거의 힘만 아니라, 집단망각에 빠져버린 것에 빛을 비추고 예술적 협력 프로젝트를 통해 그 트라우마를 변환하려는 친구들의 끈질긴 시도를 강력하게 추적한다"는 것이 노벨위원회의 평이다. 『Impossible adieux』(불가능한 작별)이란 제목으로 출간된 불문판은 2023년 프랑스 메디치 외국문학상을 받았다.
『흰』(2016)은 그 사이에 출간된 작품. 이 소설의 '나'에게는 태어난 지 두 시간 만에 숨진 '언니'가 있다. 배내옷과 수의를 비롯해 여러 흰 것들에 대한 이야기가 담긴 이 작품을 노벨위원회는 "소설이라기보다 일종의 '세속적인 기도서'"라고 표현했다. 이에 앞서 출간된 『희랍어 시간』(2011)은 말을 잃어가는 여자와 희랍어 강사이자 시력을 잃어가는 남자의 이야기. "상실, 친밀감, 그리고 언어의 궁극적인 조건에 관한 아름다운 명상"이라고 노벨위원회는 평했다.
이런 한강의 작품을 두고 '시(詩)적인'이라는 형용사가 자주 동원된다. 그는 소설가 이전에 시인으로 출발했다. 1993년 '문학과 사회'에 시를 발표하면서 문학계에 데뷔했다.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2013)는 등단 이후 10년 만에 나온 첫 시집. '어느/ 늦은 저녁 나는/ 흰 공기에 담긴 밥에서/ 김이 피어 올라오는 것을 보고 있었다/ 그때 알았다/ 무엇인가 영원히 지나가버렸다고/ 지금도 영원히/ 지나가버리고 있다고// 밥을 먹어야지// 나는 밥을 먹었다' (시 '어느 늦은 저녁 나는') 스웨덴 측에서 공식 발표에 앞서 노벨상 수상 소식을 알려왔을 때, 작가 한강이 아들과 막 저녁을 마친 참이었다는 얘기가 떠오른다.
“인간의 내면, 삶에 대한 의문을 깊숙이 파고 들어 생생하게 보여주는 데 문학만한 예술은 없다. 언어는 완벽하지 않지만 그만큼 유용한 도구도 없다. 살아 있는 인간을 가깝게 느끼고 싶다면 역시 답은 문학이다.” 한강이 단편 ‘눈 한송이가 녹는 동안’으로 2015년 황순원 문학상을 받으며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지금 한강의 문학을 읽는 이유이기도 하다. 물론 그의 문학은 산 자와 죽은 자의 목소리를 모두 아우른다.
인구 3만명 무너진… '충남 알프스' 청양의 도전
청양은 충남 15개 시군에서 인구가 가장 적은 지역이다. 전국으로 범위를 넓히면 226개 기초자치단체 가운데 206번째다. 1960년대에는 인구가 10만명을 넘었었지만, 산업화와 도시화를 겪으면서 인구 유출을 피하지 못했다. 수십 년째 인구감소가 이어오던 중 올해 상반기에는 마지노선으로 삼던 인구 3만명마저 붕괴했다.
◆ 해방 직후 인구 12만명 수준… 현재는 도시 동(洞) 수준 전락
지난 10월 5일 오후 찾아간 청양군 장평면 중추리. 마을 입구에서 만난 주민 김모(73)씨는 "이 지역은 크지는 않지만, 다른 마을과 비교해 손색없는 곳이었다"면서 "지금은 젊은이들이 모두 떠나 내가 젊은 층에 든다"고 말했다. 1969년 9개 학급으로 문을 열었으나 2020년 문을 닫은 장평중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그 자리에 충남 학생건강증진 통합교육 체험관 건립 공사가 한창이었다.
해방 직후 청양의 인구는 12만명 수준으로 전해지고 있다. 청양군 홈페이지에 소개된 청양군민의 노래는 '높은 뜻, 굳은 절개, 씩씩한 기상, 이 나라 길이 빛낼 군민 12만'으로 끝난다. 이에 대해 청양군지는 "청양군민의 노래 제정 시 청양군의 인구가 12만 정도였음을 의미한다"고 소개하고 있다. 공식 통계자료에 의하면 1961년 청양 인구는 10만2천197명으로 기록돼 있다. 이후 1964년 10만7천228명으로 정점을 찍었으나 이후 수십 년째 감소 추세다.
산업화와 도시화의 영향으로 젊은이들이 일자리를 찾아 도시로 떠나면서 1980년 7만7천697명, 1990년 5만6천250명, 2000년 4만1천25명으로 빠르게 감소했다. 올해 4월 2만9천971명을 기록하며 3만명 선이 무너졌고 9월 현재 인구는 2만9천687명으로 매달 수십명씩 감소하고 있다. 면적은 479.1㎢로 충남의 5.8%에 해당하지만 인구는 1.4%로, 도시의 동(洞) 수준에 불과하다. 특히 60대 이상이 1만5천462명으로 전체의 52.1%를 차지하며 전국에서도 손꼽히는 인구소멸 고위험 지역으로 분류된다.
◆ 관광자원 활용 차별화된 정책으로 지방소멸 대응
청양 전체 면적의 65.8%는 임야다. 칠갑산을 품고 있는 지역답게 높고 푸른 산과 청량한 계곡으로 '충남의 알프스'라는 별칭을 갖고 있다. 청양군은 이러한 천혜의 자연자원을 활용해 '관광객 500만' 시대를 열기 위해 다양한 관광자원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올해 칠갑호에 완공될 칠갑 타워, 스카이 워크, 미디어 영상관, 수상 엘리베이터 건설 등이 핵심이다. 청양군 관계자는 "현재 건설 중인 시설이 완공되면 생태 관광과 첨단기술이 융합된 새로운 관광명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스포츠에 각별한 관심을 갖고 선수 육성과 함께 크고 작은 대회 유치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특히 전국 최대의 파크골프장 건립을 통해 전국 파크골프의 메카로 발돋움하겠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이를 위해 남양면 구룡리에서는 1971년 폐광 이후 폐허로 남아 있던 구봉광산 부지 18만7천㎡를 활용해 108홀 규모의 충남도립 파크골프장 건설이 한창이다. 파크골프장은 2025년 12월 준공될 예정이다. 청양군은 10회 이상의 전국대회 개최와 1만8천여명의 지도자 교육 등을 통해 연간 40만명 이상이 청양을 방문할 것으로 기대한다. 또 파크골프텔, 교육센터, 고급빌라, 식당, 농산물 판매장 건립도 추진하고 있다.
◆ 주거·복지·청년 정책 강화… 인구 5만명 도전 성공할까
김돈곤 군수는 지난 6월 개최한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인구소멸 위기극복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선거 기간 '인구 5만 자족도시 기반 조성'을 슬로건으로 내걸고 재선에 성공한 만큼 성장 동력 확보를 최우선으로 추진하겠다는 의지다. 이 때문에 대부분 정책이 인구 증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첫번째 사업으로 주택 공급을 약속했다. 공공임대주택, 민간아파트 건립을 통해 인근 지자체에서 출퇴근하는 직장인들을 끌어들이겠다는 전략이다. 청양군은 1천500여명이 타 지자체에서 출퇴근하는 것으로 파악한다.
청년 정책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전국 기초자치단체 최초로 청년수당을 지급하고 행복주택 청년층 공급비율을 80%에서 90%로 확대 공급할 계획이다. 또 지방소멸 대응 기금을 활용해 청년 셰어하우스를 짓고, 청년 창업 및 주거 공간인 블루쉽하우스를 청년들에게 공급했다. 공공기관 유치에도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청양군은 최근까지 충남 사회적경제 혁신타운, 충남 기후환경 교육원, 충남 학생건강증진 통합교육체험관, 충남소방복합시설 등 4개 공공기관을 유치했다.
지난 8월에는 충남산림자원연구소를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이밖에 귀농·귀촌자에 대한 전입지원 시책과 다양한 출산 및 양육·보육 지원, 교육·장학사업 및 노후생활지원 시책 등 110여개의 다채로운 인구정책도 추진하고 있다. 김돈곤 군수는 연합뉴스와 만나 "인구소멸위기를 극복하겠다"며 "인구증가는 행정 각 분야가 균형 있게 성장해야 가능한 만큼 주거, 일자리 문화 등 다양한 정책이 유기적으로 연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을 숲캉스 떠나볼까"… 경남 진주 감성 여행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가을, 숲을 만끽하기 좋은 계절이다. 가족이나 친구와 경남 진주의 아름다운 자연을 만끽해보자. 한국관광공사에서 힐링과 액티비티가 공존하는 진주의 여행 명소를 추천했다.
◆ 경상남도수목원
경상남도수목원은 생태온실, 열대식물원, 무궁화공원, 민속식물원 등 다양한 테마의 공간에서 국내외 약 3490여종의 식물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경상남도수목원에서는 다양한 시설이 마련돼 있다. 호수 위를 가로지르는 나무데크길, 산림박물관, 잔디원 등이다. 1시간 코스부터 4시간 코스까지 여러 산책로가 있어 취향에 따라 즐길 수 있다. 대부분 완만하고 편안하게 조성돼 있어 부담이 없다. 입장료는 어른 1,500원, 청소년 1,000원, 어린이 500원이며 매주 월요일과 설·추석 당일은 휴무다.
◆ 월아산 산림레포츠단지
월아산 산림레포츠단지에서는 짚라인, 곡선형 짚와이어, 에코라이더, 네트 어드벤쳐 등 다양한 모험이 준비돼 있다. 월아산 자락에 있어 놀이기구를 타면 아름다운 자연이 온몸을 감싸는 듯하다. 인근에 월아산 자연휴양림과 작가정원이 있어 단풍철이면 더욱 아름답다. 짚라인 이용요금은 13세 이상 1회 1만원, 12세 이하는 1회 8,000원이다. 매주 화요일 휴무다.
◆ 금호지
금호지는 청룡이 꼬리를 강하게 내려친 곳에 호수가 만들어졌다는 설화가 있는 곳이다. 잔잔한 호수가 마치 하늘을 품고 있는 듯한 풍경이 그림처럼 아름답다. 금호지를 가로지르는 소망교를 걸으면 마치 호수 위를 걷는 듯한 기분이 든다. 소망교 끝에는 편의점과 무인카페가 있어 음료를 마시며 자연 속에서 힐링할 수 있다.
◆ 진주레일바이크놀이공원
진주레일바이크놀이공원에서는 진주 남강의 경치와 가을 감성을 즐기며 40분 동안 레일바이크를 즐길 수 있다. 레일바이크를 타고 달리면 오른쪽으로 남강의 풍경과 소박하고 수수한 꽃들이 철길을 따라 이어진다. 가을엔 억새, 코스모스가 레일 주변에 흐드러지게 피어 계절을 만끽하기에 좋다. 레일을 달리며 귀여운 그림이 그려진 항아리 아트와 바람개비를 구경하고 오색 빛이 담긴 터널도 지나가면 40분이 금방 지나간다. 이용요금은 1인당 9,000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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