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가 싸다고요?" 한웃값 급락 소식에도 소비자 '갸牛뚱'
공급과잉으로 인한 한웃값 급락...
농식품부 한우 수급 안정 대책 마련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사진=이미지투데이)
소 사육은 늘고 소비는 감소하며 한우 도매가격은 1년 전보다 큰 폭 떨어졌다. 그러나 소매가격에는 유통 비용이 반영돼 소비자들은 한우 가격 하락을 공감하기 어렵다는 분위기다.
22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한우 평균 도매가격은 ㎏당 1만 5904원으로 전년 동월(1만 9972원·1㎏) 대비 20.4% 폭락했다. 평년(1만 9037원) 대비는 16.5% 하락했다.
이는 코로나19 때 일시적으로 상승한 수요 탓에 한우 사육량이 도매가격 하락으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한우 사육 마릿수는 약 358만 마리로, 역대 최대치다. 도축 물량은 95만 마리로 전년보다 8만 마리 증가하며 내년까지 증가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경기도 성남시에서 한우정육식당을 운영하는 김만수(58세) 씨는 "요즘 한우 가격이 많이 내려갔다. 특히 우리 같은 정육식당은 소매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고기를 판매하고 있는데 이마저도 손님들이 고기만 사 가면 중간이윤이 거의 남지 않는 구조"라고 한탄했다.
이에 정부는 가격 하락에 따른 수입 문제에 직면한 축산 농가 및 업계를 돕기 위해 한우 도매 가격 안정화 대책을 발표했다.
지난 20일 정부는 코로나 상황에서 비정상적으로 증가한 한우 사육두수를 안정시키기 위해 2024년까지 암소 14만 마리를 감축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았다. 또 농가 경영비 중 가장 비중이 높은 사료비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사료 구매자금(금리 1.8%, 총 1조 원)의 한·육우 농가 배정 비율을 50%에서 60%로 확대한다.
이와 함께 한우 수출협의회를 구성해 수출시장을 개척하고 한우 자조금 등을 통한 수출 물류비용 지원도 추진하는 등 한우 수출에 힘을 모을 계획이다.
또 정부 및 유관기관은 백화점·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매장과 이커머스와 함께 한우 세일 이벤트를 진행하며 소비자들의 한우 소비를 촉진하고 있다.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는 유통 과정에서 발생하는 직간접 유통비용으로 인해 한우 가격 인하를 체감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한우 도매가격이 하락했음에도 물류비·인건비 상승으로 유통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이 일제히 상승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1일 축산물품질평가원 소비자가격 기준 경기지역 내 1등급 안심 판매 가격은 100g에 1만 3384원으로, 지난해 같은 날(1만 3527원)보다 143원 줄어든 데 그쳤다.
전국한우협회 서영석 정책지도국장은 "지난 13일 정부 발표와 17일부터 20일까지 농협에서 시행한 한우 할인 판매 행사 등 축산농가를 위한 정책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며 "다만 확실한 효과를 거두기 위해선 이런 대책들이 얼마나 오래, 잘 유지가 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본적으로 산지에서 원가가 떨어지면 소비자 가격도 내려가는 것이 지극히 정상적인 흐름이지만 유통 과정에서 인건비·유가·건물 임대료 등 부수적인 비용이 소비자 가격에 반영되는 점 등도 정책적으로 다뤄질 필요가 있다"며 "예를 들어 연중적정판매가격 제도가 도입되면 당장은 적응의 시간이 걸리겠지만 소비자들의 한우에 대한 인식이 '단순히 비싼 식자재'에서 '이 정도면 먹을 수 있는 식자재'로 접근성이 높아지고, 한우 소비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게 돼 유통업계 역시 좋은 영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 경기신문 = 이지민 기자 ]
[출처] 경기신문 (https://www.kg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