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제물포고등학교의 송도국제도시 이전이 인천시의회와 해당 지역 주민들의 반발로 쉽지 않을 전망이다. <관련 기사 2면> 안병배 의원은 23일 열린 제189회 2차 정례회 제7차 본회의에서 5분 발언을 통해 “제물포고의 송도국제도시 이전은 구도심 활성화를 말살시키는 정책”이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제고 20회인 안 의원은 “제고는 지난 1954년 개교한 전통 명문 학교로, 인천의 근대 역사와 함께 했던 유서 깊은 학교로 중구의 자랑거리”라며 “중·동구를 통틀어 하나뿐인 공립학교를 구도심 공교육 향상이라는 노력도 없이 이전 배치하는 손쉬운 방법을 택한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단순히 현재 학생 수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구도심 활성화를 통한 미래 발전에 대한 비전 없이 구도심의 명문 학교를 신도시로 이전한다면 구도심 공교육을 포기하는 것이고, 향후 지역 발전에도 큰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고 재검토를 촉구했다.
이와 함께 중·동·남구의회 의원들도 이날 발표한 공동성명서를 통해 이전계획 백지화를 촉구했다.
의원들은 “찰나의 행정편의로 인천 전통의 뿌리를 모두 거두겠다는 야만의 신호탄을 더 이상 수수방관할 수 없다”며 “인구 감소를 부추기는 제고 이전 결정은 구도심 주민들을 고려하지 않는 정책”이라고 비난했다.
이들은 “제고 이전을 위한 모든 행정절차를 중단하고 구도심 발전을 통한 근원적인 해결 방안을 제시하라”고 촉구했다.
제고 이전은 시의회와 해당 지역 구의회의 반발도 문제지만 행정절차 이행과 학교 내 문화재 처리 등으로 더욱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제고를 이전하려면 2만6천여㎡의 부지가 필요하지만 이전부지인 송도국제도시 3공구는 1만3천여㎡ 규모의 고등학교와 중학교 부지만 편성돼 양 부지를 합해야 가능하고 확장하기 위해서는 지구단위계획을 변경해야 한다.
하지만 학교 이전 추진에 부정적인 인천시의회는 계획 변경에 반대한다는 여론이 지배적이어서 행정절차 이행이 쉽지 않다.
더구나 이전 후 개발하려면 지난 1935년 학교 내에 건립돼 지난 2008년 등록문화재 제427호로 지정된 ‘성덕당’을 철거하거나 다른 장소로 이전해야 하지만 문화재 심의위원회 통과도 만만치 않다는 지적이다.
안병배 의원은 “2천억 원에 달하는 초호화 청사를 짓는 상황에서 학교 신설 예산이 없어 구도심 학교를 팔아 신도시 학교 신설에 투입한다는 것은 구도심 공교육을 스스로 포기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