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새해 시작과 함께 액땜을...
2022년 1월 2일 일요일
음력 辛丑年 동짓달 그믐날
새해를 맞이하는 첫날,
우리 부부는 물론이거니와 멀리 도시에서 혼자 사는
아들까지도 초조한 마음으로 새해를 맞이해야 했다.
사연인즉슨, 지난주 아들이 잠시 다니러 왔던 날에
모처럼 셋이 대화에서 점심식사를 하고나서 바람도
쐴 겸 드라이브 삼아 국도를 달려 오대산 월정사에
갔었다. 아들이 운전하는 차를 타고 녀석이 우리를
위해 골라온 음악을 들으면서 드라이브를 하는 것이
너무 좋았다. 오대산 월정사는 우리가 신도로 등록
되어있는 사찰이라서 수시로 다녀오곤 한다.
그런데 한 해를 마무리하는 12월 31일 저녁무렵에
평창군 보건의료원에서 우리 세식구에게 코로나19
검사를 받으라는 안내문자가 왔다. 우리가 월정사에
갔던 그날 같은 시간대에 확진자가 다녀갔다고 하여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그 문자를 받자마자 아내는
아들에게 전화를 하여 문자가 왔다는 걸 확인한 그
다음부터 안절부절 당황하여 어쩔 줄 몰라하며 밥도
제대로 먹지를 못했다. 촌부와 아들은 지난해 몇 번
검사를 했었고 자가격리까지 경험을 했지만 아내는
지금껏 검사를 해보지않은 사람이라서 꽤나 놀랬던
모양이다. 나중에 알았지만 잠도 제대로 못잤단다.
새해 첫날이고, 산골집에 다니러 온 처제네 부부와
함께 떡국을 끓여먹기로 했는데 아내가 당황스러워
어쩔 줄 몰라하는 것을 눈치챈 처제가 떡국을 준비
한다며 자기네 집에 와서 먹으라고 했다. 아내는 그
떡국도 먹는 둥 마는 둥 했다. 그렇게 식사를 하고
집에 와 준비를 하는데 아들은 이미 선별진료소에
가서 대기하고 있다고 했다. 우리도 서둘러 챙겨서
40여분 거리의 평창군 보건의료원 선별진료소에서
검사를 했다. 검사를 마치고 나서야 다소 진정이 된
아내는 그래도 결과가 나올때까지는 안심을 할 수
없다면서 연신 걱정을 하며 초조해 하는 것이었다.
지난 4월 촌부가 확진자의 밀접접촉자로 분류되어
14일간 자가격리를 했던 경험이 있어서 그랬는지
신경이 예민한 아내는 트라우마가 생긴 것 같았다.
다행히 오늘 아침 음성이라는 검사결과 안내문자가
도착하고 나서야 안심이 되었는지 그제서야 화색이
도는 것이었다. 성격이 예민한 아내는 2박3일 동안
마음고생을 해서 그런지 얼굴이 핼쑥해진 것 같다.
사실 촌부도, 아들도 걱정을 안한 것은 아니지만
그 확진자와 동선이 겹친 것도 아니고 또한 접촉을
한 것도 아니며, 우리는 계속 마스크 착용하고 다녀
별 이상은 없을 것이라는 생각에 아내처럼 걱정은
하지 않았다. 하여간 셋 다 이상없어 정말 다행이다.
이런 와중에 촌부의 죽마고우 모친이 별세하셨다는
비보가 온 것에 이어 아내의 아주 절친한 죽마고우
부군께서 작고하셨다는 비보가 연달아 와서 너무나
안타까웠다. 당연히 조문을 다녀와야 마땅함이지만
우리의 사정이 이러하니 어쩌겠는가? 죄송하지만
마음만 보낼 수밖에 다른 방법이 없었다. 새해 첫날
부터 마음을 졸이고 마음이 아픈 일들이 한꺼번에
겹친 산골 부부... 코로나19 검사 소동은 일찌감치
한 해의 액땜을 정초에 한 것으로 생각하면 되지만
슬픔에 잠겨있을 촌부와 아내의 죽마고우 두 분께
뭐라고 위로의 말을 전해할지 모르겠다.
또한 새해 첫날부터 당혹스러운 일 때문에 제대로
새해 인사도 전하지 못했다. SNS에 댓글 다는 것은
고사하고 답글도 못했다. 오늘 시간이 허락이 되면
인사를 해야겠다. 그나저나 오늘은 기온이 그다지
낮진 않지만 영하 10도이다. 또 눈이 내리고 있다.
엊그제 구입해 놓은 브로워를 사용하여 제설작업을
해보라고 눈을 내려주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