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지지율 하락, 위기감 느낀다”… 인적쇄신 폭 커질수도
보수 TK서도 “尹 잘못” 더 많아… 정책 혼선-美 도감청 대응에 실망
총선 앞 이진복-김은혜 등 출마 거론… 주요 수석실 행정관 상당수 퇴직
‘보훈부 출범 계기 순차 개각’ 관측도
“엄중하게 바라보고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6개월 만에 다시 20%대로 하락한 데 대한 내부의 위기감을 이같이 전했다. 다른 인사도 “위기감을 느낀다”고 했다. 지지율 하락세는 주 최대 69시간 근로 등 정책 혼선과 미국 도·감청 의혹 대응 등 외교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따라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 1주년을 앞두고 국정 동력 회복을 위해 인적 쇄신의 폭이 커질 수 있다는 관측도 여권에서 나온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국빈 방미에 우선 집중한 뒤 조직 개편과 개각 방향에 대해 고심하게 되지 않겠느냐”면서도 “성급하게 거론되면 조직 자체가 어수선해질 수 있다”고 전했다.
● 여권 “인적 쇄신 폭 커질 수도”
대통령실은 국정 지지율이 27%로 한 주 만에 4%포인트 떨어진 1차적 이유는 미국 유출 문건을 위조로 단정한 대통령실의 대응 방식과 커뮤니케이션 문제에 두는 분위기다. “공개된 정보 상당수가 위조됐다”는 참모 발언이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고 사실관계와도 달랐던 만큼 국정 신뢰를 떨어뜨렸다는 것. 보수 정서가 강한 대구경북에서도 ‘잘못하고 있다’(53%)는 응답이 ‘잘하고 있다’(44%)보다 높게 나왔다. 지지율 하락의 구조적 요인으로는 계속되는 경제 위기와 정책 혼선 논란 등이 꼽힌다. 주 최대 69시간 근로, 독도와 후쿠시마 수산물 이슈 등 주요 이슈에 대한 야당의 공세에 부처와 대통령실이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 “지난주 주요 수석실 행정관 상당수 퇴직”
이런 가운데 취임 1주년을 맞는 만큼 대통령실 개편도 물밑에서 진행되고 있다. 김성한 전 국가안보실장, 이문희 전 외교비서관, 김일범 의전비서관 등에 이어 국가안보실 내 후속 인사가 이뤄질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대통령비서실도 국정 동력 회복을 위한 인적) 쇄신이 진행되고 있다”고 했다. 지난주 후반을 기점으로 홍보수석비서관실과 주요 수석비서관실의 실무자급 행정관 상당수가 퇴직한 것으로 전해졌다. 내년 총선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는 행정관들에 대한 파악 작업도 거친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에서는 대통령실 출신 총선 참여 인사가 40명에 이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검찰 출신과 정치인 출신 일부 참모들의 총선 출마가 점쳐지면서 고위급 참모의 교체 여부는 유동적이다. 수석급에선 이진복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 김은혜 홍보수석비서관, 강승규 시민사회수석비서관 등의 총선 출마가 거론된다. 주진우 법률비서관, 박성훈 국정기획비서관, 이원모 인사비서관 등도 의사와 무관하게 거론되고 있다.
윤석열 정부 첫 개각까지 이어지면 인선 폭은 더 커진다. 윤 대통령은 정치인 출신 장관들의 출마를 막지 않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6월 국가보훈부 출범을 앞둔 신임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7월로 예정된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의 임기 만료 등과 맞물려 자연스럽게 순차 개각이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인사청문회를 거치지 않고 즉시 기용이 가능한 차관급을 중폭 물갈이해 국정 동력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여권 관계자는 “국면 전환을 위한 인위적 물갈이는 없다는 게 윤 대통령의 기본적 인식이지만 ‘전문성만으로는 개혁을 못 한다’는 것 또한 윤 대통령의 발언”이라고 했다.
장관석 기자
설화에, 내홍에, 與지지율 6주연속 하락… 與내부 “黨지도부 令이 도저히 서질 않아”
홍준표, ‘전광훈, 與와 결별 예고’에
“손절해야할 사람에게 손절 당해”
“당 지도부가 도저히 영(令)이 서질 않는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16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최근 당의 상황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윤석열 정부의 명운이 걸린 내년 총선이 1년 앞으로 다가왔지만 연이은 당 지도부의 설화와 내홍에 지지율이 연일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김기현 대표가 최근 전광훈 목사 발언에 대한 당 지도부의 대응을 비판해 온 홍준표 대구시장을 상임고문에서 해촉한 것을 두고 ‘윤심’(윤석열 대통령의 의중) 논란까지 확대되면서 후폭풍이 커지고 있다.
홍 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손잡고 가야 할 사람은 손절하고, 손절해야 할 사람에게는 손절당하는 치욕스러운 일이 생기게 됐다”며 “선후도 모르고 앞뒤도 모르는 그런 식견으로 거대 여당을 끌고 갈 수 있겠나”라고 썼다. 자신을 당 상임고문에서 해촉한 김 대표와 17일 ‘국민의힘과 결별 선언’ 기자회견을 예고한 전 목사를 동시에 비판한 것.
그는 이어 “귀에 거슬리는 바른말은 손절, 면직한 지도부가 당을 욕설 목사에게 바친 사람에 대한 처리는 어떻게 하는지 지켜보겠다”고도 썼다. 김재원 최고위원에 대한 당 차원의 징계를 촉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면서 “당이 잘못된 길을 가거나 나라가 잘못된 길을 가면 거침없이 공개적으로 지적하고 바로잡을 것”이라고 했다.
논란이 커지자 김 대표는 이날 경기 안산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9주기 기억식에서 “우리는 그쪽(전 목사 측)과 아무 연관이 없다”고 답했다.
연일 내홍이 이어지면서 당 지지율은 30%대도 위협받고 있다. 한국갤럽이 11∼13일 100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국민의힘 지지율은 한 주 전보다 1%포인트 떨어진 31%로, 김 대표 취임 직후인 3월 1주 차(39%) 이후 6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같은 기간 민주당 지지율은 3%포인트 상승한 36%를 기록해 격차는 더 벌어졌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김 대표가 극우 세력과 명확하게 선을 긋지 못하는 듯한 인상을 주고 있다 보니 아무리 민생 행보를 이어가도 중도층에 크게 어필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를 찾은 캐서린 제인 레이퍼 주한호주대사를 졉견 후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3.4.14. 뉴스1
김 대표는 이번 주부터 당 외연을 확장하는 행보를 본격화하며 위기 탈출에 나서겠다는 구상이다. 4·19혁명 기념일과 장애인의 날(20일) 행사에 참석하는 한편 ‘중도층으로 외연을 확장하지 않고 집토끼만 잡는다’는 비판을 의식해 19일로 예정했던 박근혜 전 대통령 예방은 연기했다. 또 5·18민주화운동 기념일 전에 호남을 선제적으로 방문해 윤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던 ‘복합쇼핑몰’ 등을 포함한 호남 민생 정책을 본격화하는 행보도 검토 중이다.
조동주 기자, 이상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