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펠레가 유럽리그에서 뛰지 않았다고 평가절하되는건 한 마디로 어이없는 일이죠.
왜냐구요?
펠레의 소속팀이었던 산토스는 유럽뿐만이 아니라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면서 친선 경기를 가졌습니다.
어찌보면 일개 브라질 축구팀이 왜 전세계를 돌아다니면서 친선경기를 밥먹듯 했을까요? 간단하죠.
브라질리그 최강이니까 그리고 펠레가 있으니까죠. 그렇게 계약을 하면 꼭 들어가는 조항이 하나 있었죠. '
펠레는 큰 일이 없는 한 무조건 출전한다'라는 조항입니다. 실제로 펠레가 참가했던 각종 산토스 투어에서 산토스가 패했던 적은 거의 없었습니다.
그 중 데이터 하나를 꼽아보면 산토스의 유럽 투어기간 총 득점 중 3분의 1이상을 펠레가 성공시켰죠.
그리고 펠레가 국내용이라면 월드컵에선 왜 삽질 안했답니까? 4개 대회 14경기 출전, 12득점인데 그 성적이 삽질? 미국리그에서 뛰었다는 이유로 허접이라. 그것도 역시 말이 안되는 이야기죠.
축구 역사상 최강의 수비수이자 독일 역대 최고 선수인 '프란츠 베켄바워', 네덜란드 역대 최고의 선수이면서 토탈싸커의 1세대 '요한 크루이프', 크루이프의 동료였던 강철 체력의 미드필더 '요하네스 네스켄스', 맨유와 북아일랜드의 전설 '조지 베스트', 페루의 역대 최고 축구 선수이면서 레알 마드리드 회장 입에서 이 선수와 계약 안 한것이 최대의 실수다라는 말이 나오게 만든 '테오빌로 쿠비야스', 독일 역대 최고의 공격수이자 A-매치 득점률이 1점대가 넘는 '게르트 뮐러', 잉글랜드 역대 최고의 수비수이자 수비의 교과서라 불리는 '바비 무어'... 이 선수들 다 허접입니까?
이 선수들 전부 MLS에서 뛴 경력이 있는 선수들입니다. 그런식으로 따지면 J-리그에서 뛴 적이 있는 지쿠, 게리 리네커, 스킬라치, 베베토, 둥가, 삼파이우, 홍명보 등도 역시 허접 2류 축구선수들이겠군요? 은퇴를 앞두고 카타르리그에서 선수 생활을 한 바티스투타, 이에로는 뭡니까?
마라도나 시대의 수비수들은 거친 플레이를 했다? 펠레 시대 수비수들은 양반들이었답니까?
그렇게 양반같은 수비수들이 펠레의 다리를 2번이나 부러뜨렸군요. 그것도 월드컵에서만.
선수 교체제도란게 생긴건 1966년 대회부터이고 1970년 대회에서부터 경고란게 생겼습니다.
퇴장이요? 있기야 했지만 거의 있으나마나였습니다. 30년부터 66년 대회의 8개 대회에서 퇴장당한 선수를 모두 합쳐봐야 10명을 못넘을걸요? 퇴장 나온경기 모두 합치면 5개나 될까요? 선수들끼리 치고박고 싸우지 않는 한 퇴장은 거의 안줬습니다.
요약하자면... 수비의 전술대신 합법적인 살인 태클과 이종격투기 플레이가 있었죠. 수비의 전술? 있긴 있었죠. 요즘 축구는 공격진에 전체적으로 프레싱을 하지만 그 당시 수비수들의 프레싱 대상은 (펠레를 포함한)상대팀의 에이스 공격수들이었죠. 아니.. 정확히 말하면 프레싱의 대상이 아니라 타겟이라고 해야겠군요.
펠레의 주위에는 훌륭한 동료들이 많았지만 마라도나는 혼자 힘으로 우승했다?
펠레의 동료들 중엔 훌륭한 선수들이 많았습니다. 그건 맞는 말입니다.
마라도나가 월드컵을 들었던 86월드컵 당시 마라도나의 동료들은 펠레의 1970년 월드컵때 동료들에 미치지 못하죠.
하지만 그 동료들이 모두 펠레와, 아니 그들끼리는 같이 뛴 선수가 아니라는걸 말해두고 싶습니다. 가린샤나 자갈로, 드잘마 산토스, 디디같은 동료들은 1960년대 초중반까지 같이 뛴 선수들이고, 자이르지뉴(혹은 자일징요), 히벨리누, 토스탕, 카를로스 알베르토, 게르손 등은 1970년 멕시코 월드컵에서 같이 뛴 선수들입니다(자갈로와 자일징요가 같이 뛰었다는 소리는 감독과 선수가 같이 뛰었다는 소리입니다.
당시 자갈로는 은퇴한지 10년도 안됐지만 독선적 행동을 일삼던 전 감독 살다냐를 대신한 젊은 감독이었으니까요). 한 마디로 같은 경기를 뛴 적이 거의 없다고 봐야죠. 마라도나도 그런식으로 따지면 아르헨티나 클래식 올스타 팀 나옵니다.
골키퍼에 필롤과 펌피도, 수비수에 파사레야, 루게리, 브라운. 미드필더에 베르토니, 부루차가, 레돈도. 공격수에 발다노와 켐페스 그리고 바티스투타와 오르테가에 카니자. 이 선수들 모두 적어도 한번은 마라도나와 월드컵에서 같이 뛴 선수들입니다만. 게다가 가끔 펠레와 같이 뛴 선수들 이름 대면서 지쿠(현 일본감독 지코)와 소크라테스 등도 같이 뛰었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더군요. 그건 마라도나로 치면 베론, 아이마르등과 같이 뛰었다고 하는겁니다.
이건 약간 축구외적인 부분입니다만... 네임밸류에 관한겁니다(이 부분은 오픈사전 '축구 황제 펠레'를 참고했습니다).
마라도나의 아르헨티나와 이탈리아의 경기가 열렸던 이탈리아의 나폴리 구장에서 이탈리아의 홈팬들 중 일부는 마라도나를 응원하기도 했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 축구 자존심 대단한 이탈리아 팬들을 이탈리아 응원을 안시키고 타팀을 응원시킨다? 이거 대단한거죠. 나폴리 홈팬들에 있어서 마라도나는 영웅이니까요.
바로 한 나라의 내전을 휴전시킨 일이죠. 지금의 나이지리아에 펠레의 산토스팀의 친선 경기가 예정되어있었는데 한참 전쟁중이었습니다. 그 때문에 산토스 팀의 초청 경기가 무산될 위기에 처했죠.
하지만 산토스 팀의 그리고 펠레의 안전을 위해 반군과 정부군은 3일간 휴전을 했고, 그 3일간 산토스 팀은 그 곳을 방문, 무사히 친선경기를 치를 수 있었답니다.
또 한번은 이런 일도 있었죠. 산토스가 콜롬비아에서 친선 경기를 하고 있는데 주심이 펠레에게 계속 파울을 불었습니다. 평소의 매너 좋기로 소문난 펠레라면 그냥 넘어갈텐데 그 날은 평소와 다르게 주심에게 항의를 했죠.
그러자 주심은 펠레에게 퇴장을 주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한가지 사건이 생겼습니다.
관중들이 경기장에 난입했죠. 그들의 난입 이유는 딱 하나입니다. '펠레를 보기 위해 경기장에 온건데 펠레를 퇴장시키냐? 장난하냐?' 결국 펠레를 퇴장시켰던 주심은 경찰의 보호를 받으며 경기장을 빠져나가야 했고, 부심이 남은 시간 동안 주심을 맡았습니다. 물론 펠레는 다시 그라운드에서 플레이를 했고요. 축구 역사상 퇴장당한 선수가 그라운드에서 다시 뛴 유일한 사례가 아닐까합니다.
사회주의 국가였던 중국의 국경수비대가 홍콩을 방문한 펠레를 보기 위해 단체로 홍콩으로 간 적도 있다는 일화도 있고요(물론 그 국경수비대들은 나중에 중징계를 먹었다는...).
펠레의 기록을 보면... 한마디로 '놀랄 노'자죠. 월드컵 통산 12골, 4번 출전에 3번 챔피언(펠레가 줄리메컵을 혼자 가져왔다고 해도 크게 틀린 말은 아닐겁니다.
펠레 활약시대의 브라질이 3번 챔피언을 먹어서 브라질은 줄리메컵을 영구 보존할 수 있는 자격을 얻었습니다), 1363경기 출전 1281골(이견이 많습니다만... 이 기록이 가장 신빙성 있는 기록입니다), 92회 해트트릭... A매치 91경기 77골(또 다른 기록은 92경기 97골. 하지만 앞의 것이 더 신빙성이 있습니다. 펠레라면 괄호안의 기록이라고 해도 믿을 수 있겠지만요)뭐 이런 대단한 기록들 빼고서라도 또 다른 놀랄만한 기록이 있죠.
이건 어쩌면 펠레만 가능한 기록일 수도 있는데요.. 바로 볼터치 횟수입니다. 펠레의 경기당 평균 볼터치 횟수는 96회로 알려져 있습니다.
잘 느낌이 안오시나요? 웬만한 축구선수들의 동일 스탯은 60회 안팎이죠. 지난 유로 2000대회 결승전에서 프랑스의 키플레이어였던 지네딘 지단의 볼터치 횟수가 102회. 그 경기가 연장 골든골로 끝났다는걸 감안하면 결코 장난이 아닌 기록이죠.
그런데 더 놀라운 일은 평균 96회라는 볼터치 횟수를 기록하고도 볼 소유 시간은 3분이 채 안됐다고 합니다. 2분을 약간 넘는다고 들었는데요... 이 글을 쓰고있는 제 입장에선 정말 경이로운 기록이 아닐까 합니다.
그리고 펠레에게 쏟아졌던 수많은 찬사들 중 몇가지만 써보겠습니다.
'펠레의 헤드라인은 무엇인가? 바로 G-O-D이다.'
-영국 선데이 타임즈(1970년 월드컵에서 브라질의 우승 소식을 전하면서)
'경기에 임하면서 그도 마찬가지로 피부와 뼈로 된 사람이라고 몇번이고 내 자신에게 되뇌었다. 하지만 그것은 틀린 생각이었다.'
-타시니오 부르그치니(1970년 결승전 당시 펠레를 막는 임무를 맡았던 이탈리아 수비수)
'축구 역사상 최고의 선수는 디 스테파뇨이다. 하지만 나는 펠레는 선수로 받아들일 수가 없다. 축구에 관한한 그는 단지 최고의 선수가 아닌 그 이상의 존재이기 때문이다.'
-페렌츠 푸스카스(디 스테파뇨, 레이몽 코파등과 함께 레알 마드리드의 챔스 5연패를, 1954년 무적함대 헝가리를 이끈 전설적인 공격수)
'나는 제 2의 디 스테파뇨는 될 수 있어도 제 2의 펠레는 될 수 없다. 그의 축구는 우리 모두의 한계를 뛰어넘은 것이기 때문이다'
-요한 크루이프(네덜란드 역대 최고의 축구선수. 70년대 최고의 스타)
'펠레는 100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한 선수. 그의 움직임은 컴퓨터 게임으로도 재현해 낼 수 없다'
-루이즈 펠리페 스콜라리(2002년 월드컵 브라질 감독, 2004년 유로대회 포르투갈 감독)
마지막으로... 마라도나 역시 펠레에 못지 않은 훌륭한 선수입니다. 마라도나의 영상이나 기록들은 많이 남아있지만 펠레는 그에 비하면 상당히 부족한 것이 사실이죠. 하지만 마라도나 이전에 펠레가 축구 황제에, 축구의 아이콘으로 올라선 것은 실력이 뒷받침되었기에 가능한 것이었지, 결코 운이나 기타 요인으로 올라선 것은 아니라는걸 다시 한번 말해두고 싶습니다.
첫댓글요즘 개인적으로 펠레가 너무 까이는것 같아서 좀 슬프더군요...물론 펠레의 저주라던지 그런 축구 뒷이야기로 까는건 이해하지만 무슨 펠레를 동네 옆집 조기축구회 아저씨 취급하는 키보드 워리어들을 보고 있으니 참...펠레도 이런 대접을 받는 날이 오는구나 하는걸 느꼈습니다..
여권없이 전세계를 돌아다닐수있는 유일한 인물이 바로 펠레라는 얘기가 가장 먼저 나왔죠.갠적으로 마라도나팬이지만 어처구니없는 펠레 폄하를 볼 때마다 어이없습니다.펠레와 마라도나의 플레이를 비교하면서 마라도나는 공을 자기마음대로 제어하는 존재라면 펠레는 말그대로 물흐르듯이 자연스럽게 공의 흐름에 동화된다고 하더군요.(어느쪽이 낫다는 얘기가 아닙니다.)
첫댓글 요즘 개인적으로 펠레가 너무 까이는것 같아서 좀 슬프더군요...물론 펠레의 저주라던지 그런 축구 뒷이야기로 까는건 이해하지만 무슨 펠레를 동네 옆집 조기축구회 아저씨 취급하는 키보드 워리어들을 보고 있으니 참...펠레도 이런 대접을 받는 날이 오는구나 하는걸 느꼈습니다..
여권없이 전세계를 돌아다닐수있는 유일한 인물이 바로 펠레라는 얘기가 가장 먼저 나왔죠.갠적으로 마라도나팬이지만 어처구니없는 펠레 폄하를 볼 때마다 어이없습니다.펠레와 마라도나의 플레이를 비교하면서 마라도나는 공을 자기마음대로 제어하는 존재라면 펠레는 말그대로 물흐르듯이 자연스럽게 공의 흐름에 동화된다고 하더군요.(어느쪽이 낫다는 얘기가 아닙니다.)
펠레가 좀 개그맨 이미지로 되서 사람들이 그냥 골만 좀 많이 넣은줄알고 옛날에 허접한 수비를 상대로 날라다니는줄 아는 경우가 많던데...안타깝죠...
브라질 출신 축구인들 제외하고는 펠레와 마라도나를 놓고 비교할때 대게 마라도나를 위에 놓지 않나요?
피파에서 선정한 축구선수 1위에 펠레가 올랐는데요...각 나라 감독,은퇴 레전드,기타 투표인단 등등 해서...펠레가 1위,디 스테파뇨가 2위,마라도나가 3위 였습니다...반면 전세계 팬투표에선 마라도나가 펠레를 제치고 1위를 했죠...
당연히 펠레를 위로 놓지 않나요?? 축구황제 펠레 농구황제 마이클 조던 ..이건 당연한 이야기로만 생각했는데..모두가 그렇게 생각하지는 않나보죠??;;
존경해드릴테니 입만 열지 말아주세요 ㅠㅠ
팬들은 마라도나를 전문가들은 펠레를 좀 더 쳐주는것 같습니다. 그래봤자 종이 한장 차이도 안나지만...
이유는 아무래도 마라도나의 플레이를 본 사람이 좀더 많아서 그런거 아닐까요?
뜬금없는 소리지만... 이래서 마이클 조단이 대단한거군요... 한종목에서 거의 독보적인 존재..
내용은 좋은데~~ 표현이 다소 공격적이네요~~ 누가 펠레 욕이라도 했나봐요~~^^
제 글이 아니니... 모르죠. 펌글이니까...
펠레까이는거보면 20년후쯤엔 조던도 조낸 무시당할듯... ㅠㅠ
설마요.
진짜 그럴지도... 나중에 그런 글 보면 우리는 얼마가 황당하고 화가 날까요. 예전 펠레의 플레이를 보았던 사람들도 요즘 펠레가 무시당하는 꼴을 보면 정말 황당하고 화날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