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년전....
TV에서 생중계되는 동아마라톤을 지켜보며
얼마나 부러웠던지...그리고 내가 언젠가 서울의 거리를
뛸수있을까...거의 불가능한일로 생각되었다
자격제한제도가 폐지되어
기쁜마음에 참가신청을 했다
사실 참가신청은 했지만 참가자격에 대해
찜찜한 마음이 계속되었다
제대로 뛰지도못하면서
나같은사람이 많아 역사깊은 동아대회가
매력없는 대회로 전락하지않을까하는 생각도 들었다
광화문 연가(戀歌) 광화문 송가(送歌)가 되는것이 아닌가하는.......
동아대비 훈련으로 2월27일 아마협주최 하프에 참가했다
하프참가 9번만에 1시간 58분 개인최고기록으로 어느정도 자신감이 생겼다
천리마님께서 동아에서 하프지점통과를 2시간 10분으로 잡고
나머지 2시간 20분을 잡으면 충분히 4시간 30분안에 골인할수 있다고 말씀하신다
5005 배번호와 안내책자를 받았다
조심스레 페이스챠트 4:30분에 언더라인을 쳐본다
잠을 설치고 캄캄한 새벽을 나섰다
영하7도라는 말에 겁을 먹었지만 바람이 없어서인지 그리 춥지않았다
종각지하철역에 도착하자 벌써부터 스트레칭하는 사람들도 보이고
화장실엔 길게 줄이 늘어서있다
지하철역을 빠져나가니 어느새 날이 훤하게 밝아있다
드디어 출발!!!
전국에서모인 달림이들의 함성과함께 머나먼 길을 떠난다
내가속한 마지막 E그룹엔 4시간30분페메가 없기때문에
D그룹과 만나려면 속도를 조금 내야했다
을지로를 지나 종각을지나 탑골공원에 다다랐다
돌아가시기전까지 이곳에 자주 다니셨던 친정아버지 생각이나서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이른시간인데도 많은분들이 모여계신다
아버지께 들은 이야긴데 며느리 일어나기전에 아침도 거르고 공원에나와
점심은 봉사단체에서주는 도시락으로 해결하는 분들이 많다고 했다
추운겨울이나 비가오면 서울역사에서 하루를 보낸다고....서글픈 노년이여...
아버지, 이렇게 막내딸은 건강하게 잘 뛰고 있습니다....
조금만 롱다리로 낳아주셨으면 더 잘뛸수 있었을텐데요
짧아서 힘드네요^^
기분에 20키로쯤 뛴것같은데
11키로라는 숫자가 눈에 뛴다
갈길은 너무나 멀고....
저만치 앞쪽에 빨간풍선이 보인다
D그룹의 4:30 페메다 너무 반가웠다
속력을 내어 페메를 앞서갔다
계속 앞질러가야만 후반에 지쳐도 30분안엔 들어갈수 있으리라....
주위를 살펴보니 대부분 D구룹 주자들이었다
`보광`이라고 쓴 유니폼이 눈에 뛰었다
반갑게 악수로 인사하고 헤어졌다
주자들이 너무많아 아는사람 만나기가 쉽지않아서 너무나 반가웠다
20키로 지점에서 파워젤을 먹으며 빨간풍선이 어디쯤에 오나 뒤를 살펴보았다
다행히 멀어져서 안보인다. 그래 이렇게만 계속 뛰어보는거야.
조금 뛰다보니 클레오가 나를 알아본다
D그룹인 클레오는 훈련을 못해서 중간제한지점에 안걸리면 다행이라고 한다
난 엄살인줄알고 `나보다 빨리뛰면 주거써! ` 하고 힘을 외치고 앞질러 나갔다
곳곳의 응원도 힘을 돋아준다
어느곳에선 `라데츠키 행진곡`도 들리고
또 어느곳을 지날때 장윤정의 `어머나`도 들리고...역시 우리것이 좋다
광진구를 지날때 무사복장으로 큰북을 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째즈댄스를 추며 응원해주는 예쁜아이들도 보이고.....
30키로지점에서 쵸코파이를 먹고
잠시 스트레칭을 했다
뒤쪽으로 4:30 빨간풍선을 찾아보니 보이지 않았다
휴~다행이다
경찰들과 운전자들이 말다툼을 벌인다
거의 크고 좋은 차들이다
요즘엔 대회가 너무많아 그럴만도 하다고....
이 근처에사는 우리언니도 무슨 마라톤대회가 그리많냐고
일요일날 교회가려면 불편하다고 투덜투덜.....
35키로를 지나며
발바닥이 너무아프고 발가락이 감각이 없다
아직도 7키로가 남았는데....파워젤을 하나먹고
털장갑을 벗어던졌다
바람이 길을 막는다. 모자를 잡고 뛰어야 할정도다
37키로지점...종합운동장 우회전.....
이렇게 반가울수가....
5키로의 시작이라고 마음을 다잡아본다
어느 새 종합운동장 600 미터라는 글자가 눈에 보인다
지하철역 입구에 도착하니 응원나온 사람들로 꽉차있다
`다 왔습니다`
`힘내세요`
`완주를 축하해요`
서로 알지도못하지만 만난적도없지만
마지막 힘을 불어넣어주는 사람들에게서 힘을 얻는다
운동장입구에 들어서서
트랙에 첫발을 내딛는 순간
가슴벅찬 감동으로 울음이 터져나왔다
돌고 돌아온 머나먼 여정......
골인점을 통과한후 주저앉아 눈물을 마음껏 흘렸다
4:22:33........
춘마에서보다 38분 단축이다
기록제한폐지로 인해 참가자격을 얻어서일까
동아 참가자격기록인 4:30을 이루고 싶었던
자존심과의 싸움이었다
결코 싫지않은 자동차매연을 실컷 마신날....
사십중반이 되어 다시찾은 광화문거리에서
또하나의 잊지못할 추억하나 추가하며
연녹색의 찬란한 봄을 기대해 본다.
지난 가을부터 일주일에 두번쯤은 천마산에 올랐다
마라톤을 하기위해 지구력훈련으로 시작한 산행이다
아름다운 단풍으로...갈색의 마른잎으로....
어느 날은 눈꽃을 피워주었고.....
그렇게 천마산은 하루하루 다른모습을 보여주었다
언제나 그 자리에 변함없이 있으면서도......
천마산처럼....
언제나 변함없이 관심과 격려를 해주시는 천클님들덕에
기록경신의 큰 기쁨을 맛보게 되었습니다
천클님들~~~
모두모두 싸랑해요~~~!!!!!
첫댓글어릴적 추억의 그 거리를, 돌아가신 아버지의 얼을 기리며 수도 서울의 중심부를 즐겁게 달렸나 봅니다. 올겨울 동계훈련을 어케 했길레 자신의 기록을 38분씩을 단축할 수 있는지, 내게 한수 지도를.... 올가을엔 썹-4에 도전해 보시길....뜨는 해를 바라보며 지는 해가.....
첫댓글 어릴적 추억의 그 거리를, 돌아가신 아버지의 얼을 기리며 수도 서울의 중심부를 즐겁게 달렸나 봅니다. 올겨울 동계훈련을 어케 했길레 자신의 기록을 38분씩을 단축할 수 있는지, 내게 한수 지도를.... 올가을엔 썹-4에 도전해 보시길....뜨는 해를 바라보며 지는 해가.....
기록이 단축되니 후기 올리는 시간도 38분 단축이넹.. 호호.. 알토야 니 이제 마라톤 체질 맞어야.. 이젠 알토까지 무서워~~ 알토마음의 책상서랍에 들어갈 또하나의 알맹이가 영글었네 그려~ 추운날씨에 애 많이 썼고.. 올 가을엔 썹-4를 기대한다..
어쩐지 지난 아우토반님 축하모임에서 섭-4기념패를 보고 알토의 눈빛이 다르더라니.. 내 그때 알아봤어야 하는데... 이그 이 눈치없는 허브가...그라고 숨어서 비밀 동계훈련하기음끼~~~
할말을 잊었음.. 언니기록이 젤로 대단해요 이번 동아에서 천클에서 언니가 젤로 잘 달린듯... 따봉입니당^^
상선약수행님께 알토님이 섭-5 하면 손에 장을 지진다고 했는디....반성하면서 할말 잃었음 ..대단하고 앙증맞은 알토님의 투지에 경의를 표합니다 축하드립니다....짝짝짝
짧은 다리에도 불구하고, 기록 갱신의 비밀이 천마산 산악훈련에 있었네요. 알토님 힘!!!
마라토너 알토, 대단한 여자야 ! 기록경신, 서브-5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이제 허브님이 긴장해야할 것 같다... 고생 했쑤...
눈물과 감동과 환희가 있는 후기 잘 읽었습니다. 정말 도~저히 믿기지 않지만....정말 축하드려요. 언니!! 이제 제가 꼴등이라면서요?^^ 이젠 정말 할말이 없어요. 몸무게때문도...훈련때문도 아닌....자신과의 싸움인거죠!!마라톤은....
훈련을 안한건 아니시네요. 등산을 꾸준히 하신걸보니...아무튼 정말 대단하세요....하지만 춘천에서 보자구요^^
계속 기록을 갱신하셔서 서브4를 조만간 이루시기 바랍니다!!!
알토님 수고 많았습니다. 주로에서 너무 반가웠고 저는 왼쪽 무릎 통증과 발바닥이 아파서 두번이나 걸었고 기록이 4시간 47분 입니다. 정말 잘 하셨고 몸 잘 추스려서 얼른회복 하세요. 뒷모습 보니까 서브4 멀지 않았던데요...진심으로 축하 드립니다.^^
알토님~ 후기 또한 너무 감동적이네요. 눈물나게 시리~~ 대단한 알토님이에요. 알토님 지금 얼마나 좋을까~~ 알토님의 "얼마나 좋을까" 노래가 갑자기 듣고 싶네요. 알토님~ 다음대회는 여주 마라톤 대회입니다. 힘~~
축하의 말을 어떻게 해야 할 지? 놀란 입이 쩌~억 다물어 지질 않네.....경의로운 사건이라 말할수 밖에....
역사 와 전통 그리고 알토님이 30 년 세월 어린 서울의 중심거리를 감동적으로 완주했음은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장하십니다! 알토 힘~ 힘~~
자꾸만 멀어져가네... 누님.. 기록 단축 추카드리고요.. 다음 운동회때는 누님이랑 나란히 뛸수 있게 노력 할께요.. 추카혀요....알토~~~~~~~힘!
알토님 덕분에 술 살사람이 많은 것 같은데...전부 잠수 탄것 같네요..ㅋㅋ다음에도 ...화이팅 !
아마도...제가 너무 못뛰어서 많은분들이 격려를 해주신것 같네요 감사드리구요 반딧불님 꼬리글로는 모자란다며 전화줘서 너무 고마웠어요. 저도 20회완주와 써브-4하는날이 언젠가는 꼭 오겠죠? 감사합니다.
너무예쁜마음이 너무나 좋은기록나온거야~~~왜지마음찡하네~~~알토~~~힘
어머나!!! 썹5하신것 축하드립니다!! 인터넷으로 기록들을 검색 하면서 너무나 깜짝 놀랐습니다.이제 전 쳐다 보지도 못하겠는데요...(사랑이 저만치 가네가 아닌) 알토님!! 저만치 가네~~~~
곰도 꼬릿말에 참석 했씨유?
축하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