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양고기는 특유의 누린내 때문에 국내 식탁에선 찬밥 신세였다.
그러나 최근 들어 양고기 '예찬논자'들이 젊은 충은 물론 중장년층을 중심으로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기자도 그중 한 사람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누린내가 사라진데다 가격도 비교적 적절하기 때문이다.
양고기는 10~20개월 자란 머튼(mutton)과 12개월 미만인 램(lamb) 등 두 종류다.
머튼은 누린내가 강한 반면, 램은 냄새가 거의 없고 육질도 연하다.
이 램을 중심으로 한 양고기가 우리나라에 다량으로 들어오면서 한국인의 입맛을 붙잡고 있다.
지난해 양고기 수입량은 7189t으로 작년 비해 40% 가까이 늘었다.
호주.뉴질랜드산이 대부분이다.
올 들어서도 4월까지 2214t이 들어왔다.
전년동기 대비 37% 늘어난 수치다.
저칼로리,저지방,고단백이어서 양기 부족, 다이어트 등에 효능이 있다고 알려진
양고기는 유럽,중동 지역의 대표적인 전통 보양식이다.
겉은 그럴듯하지만 속은 전혀 딴판이라는 의미의 중국 고사성어 '양두구육(羊頭狗肉:양머리를
걸어놓고 개고기를 판다)은 예부터 양고기가 다른 육류에 비해 귀했음을 보여준다.
양고기가 국내에 본격적인 판매된 건 1978년이다.
'육류파동'으로 고기값이 급등하자 정부가 돼지고기를 대체하기 위해 보세가공 수출육으로
보관했던 양고기를 시장에 풀면서부터다.
그러나 누린내에 발목이 잡히면서 양고기 대중화는 실패로 끝났다.
이후 마니아 층이나 조선족, 동남아 출신 회교도를 중심으로 명백을 이어온
양고기가 한국인의 '주요 육류'반열에 오르기 일보 직전이니 격세지감일 뿌닝다.
치맥(치킨과 맥주)을 본뜬 양맥(양꼬치와 맥주)이 젊은 층의 단골 메뉴로 등장할 정도다.
그러나 문제가 생겼다.
양고기 열풍이 한우,한돈의 소비 급감으로 귀결될까 축산농가가 노심초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의 판단은 '아직은 기우'다.
2013년 기준 1인당 양고기 섭취량이 150g으로, 한우 고기 섭취량(10.3kg)과 비교하면
'새알꼽재이기'민 하다는 게 그 분석의 근거다.
그렇다고 축산업계가 손 놓고 만 있어선 안 될 일이다.
품질 고급화에 더욱 힘을 쏟고, 국민의 육류 소비트렌드를 면밀히 분석해
다양한 요리법도 꾸준히 개발해야 한다.
이제 국내산 육류 소비를 애국심에 호소하는 시대는 지나갔다. 박학용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