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에 침 뱉기, 옷 벗기고 때리기, 도둑질시키기….
울산의 중학생들이 후배를 상대로 1년간 폭행, 협박하고 돈을 빼앗는 것은 물론 각종 굴욕적인 행동을 강요하면서 괴롭히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31일 울산 경찰에 따르면 이 지역 모 중학교 3학년 A군 등 8명은 지난 2008년 11월부터 작년 10월까지 같은 학교 2학년 후배인 B군 등 9명을 상습적ㆍ고질적으로 괴롭힌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주고 있다.
이 기간 이들은 후배를 주먹으로 위협하며 총 34회에 걸쳐 210여만원을 가로챈 것으로 조사됐다.
후배들이 이들의 명령을 따르게 된 것은 "불복하면 어떤 무서운 일을 겪게 될지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이었다.
학교 안팎으로 불려 나와 선배들에게 집단 구타를 당한 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경찰은 A군 등 3학년 학생들이 후배의 얼굴에 침을 뱉거나 입에 담았던 물을 뿌리고, 급식으로 나온 음식을 모두 섞어서 먹게 했다고 밝혔다.
게다가 다른 학생이 지나다니는 학교 벤치에서 옷을 벗게 하고, 학교 복도를 기어다니게 하는 등 후배들에게 굴욕감을 주는 행동을 하도록 강제로 요구했다고 덧붙였다.
또 이들은 후배들이 미처 돈을 마련해오지 못하거나 방학기간에 모습을 감췄을 경우에는 발과 각목 등으로 집단구타마저 서슴지 않았다는 것.
이들은 생일을 맞은 후배에겐 상의 벗기고 가슴을 치거나, 발로 허벅지나 다리를 차는 로우킥을 가하는 등 일명 '생일빵'도 마다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밖에 A군 등 선배들은 후배들에게 운동화 등을 훔쳐 오게 하거나 휴대전화 기기와 요금을 구해오라고 하는 등 악의적인 심부름을 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후배를 때리고 괴롭힌 등의 혐의(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로 A군 등 2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다른 3학년 6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이 가운데 구속영장이 신청된 2명에 대해 경찰은 "비록 나이는 어리지만 잘못을 반성하기는커녕 오히려 피해자를 협박하며 허위진술을 유도했다는 점 등에서 엄중한 처벌이 요구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