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시대 도래에 대한 세미나를 경청하고/수필가 정임표
2026. 10. 23 협회 세미나가 무척 유익했습니다. 집행부 선생님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강사님께서 미래는 150세를 사는 시대가 온다고 하시더군요. 문득 5년 전에 쓴 글이 떠올라 읽을거리로 올립니다. 150세라하니 가마득해 보이는데 적극 AI하고 친해 놓아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아침 8시면 어김없이 날아오던 신호는 이제 오지 않습니다. 안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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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 돌이 필요한 현대의 조난자
아파트 가격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다고 합니다. 일인가구 수가 6백4십만1천 가구라 합니다. 일인세대는 사상 처음으로 900만 세대를 넘어 섰다고 하네요. 일인가구가 느는 것은 독거노인 숫자가 느는 때문만이 아니고 결혼을 않는 청년들의 숫자가 늘어나는 때문이기도 합니다. 리얼 돌 인간인형의 수입을 두고 수입 불허해야 하느냐 허용해야 하느냐의 논란이 뜨겁습니다. 혼자 사는 사람들이 애완동물로 위로를 받다가 사람 인형으로부터 위로를 받고자 수입하는 것입니다.
영화 <케스트 어웨이>가 케이블 방송에서 여러 번 재방송되었는데 표류되어 무인도에서 홀로 된 인간이 축구공을 주어다가 사람 모양을 그린 후 "윌슨"이라 는 이름을 지어 주고 혼자서 축구공과 열심히 대화를 나누며 고독감을 이겨내는 내용입니다. 사람은 누군가와 대화를 나누면서 살아갈 신념과 의지를 얻는 동물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대의 인간들은 “혼족”이 되길 자처 합니다. “혼밥”. “혼술”. “혼잠”은 현대인들의 특징이기도 합니다.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인간이 인간을 멀리하는 환경은 더욱 가속화 되고 있습니다. 군중 속에 있지만 개인은 이제 외로운 섬에 갇힌 조난자가 된 것입니다. 리얼돌은 축구공보다 훨씬 더 사람에 가깝습니다. 전기만 꼽으면 따뜻한 체온이 전해오고 거기다가 인공지능을 결합하면 대화를 주고받는 상대가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죽부인처럼 끌어안고 자면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할 것입니다. 내가 원하는 감미로운 노래도 불러주고 책도 읽어 줄 것입니다. 사람 피부와 꼭 같은 실리콘 수지로 만들어져 있다하니 거부감이나 이질감도 전혀 없을 것입니다. 곰 인형처럼 외출할 때는 승용차 뒷자리에다 태우고 밥을 먹을 때는 식탁 앞에다 앉힐 것입니다. 내 몸에서 늙은이 냄새가 난다고 나를 싫어하지도 않을 것이고 변함없이 나를 사랑할 것입니다.
내 나이 육십칠 세 입니다. 이제는 나이 먹는 게 싫어서 누가 나이를 물으면 만으로 두 살 줄여서 답합니다. 아내와 둘이 25년 전에 산 50평 아파트에 삽니다. 여긴 이게 3억 5천도 안합니다. 여기서 아이들 셋을 키웠으니 넓다는 것을 모르고 살았습니다. 나와 아내 중 한쪽이 먼저 세상을 떠나면 이 집은 혼자 사는 아파트가 됩니다. 작은 아파트로 이사를 하면 여기에 있는 살림은 사이즈가 맞지 않아서 몽땅 버려야 합니다. 별도로 보관해 봐도 쓸 사람도 없습니다. 정말 박경리 선생님 시에서 표현된 그대로 “버릴 것만 남아 있는 것”입니다. 어머니가 돌아가시자 아버지 홀로 시골 빈집을 지켰는데 밤새도록 TV를 켜 놓고 주무셨습니다. 사람의 목소리가 그리웠던 것입니다. 나의 미래를 아무리 생각해 봐도 나 역시도 조난자(Cast away)가 될 팔자입니다. 아파트 가격이 하늘까지 오를 것으로 믿으십니까? 홀로 살다가 걸음을 걷지 못하면 대한민국의 자식들은 전부 부모를 요양병원으로 강제 이주 시킬 것입니다. 내가 사는 이 아파트는 빈집이 되고 사람이 살지 않는 유령의 섬 무인도가 될 것입니다.
코로나 때문에 이번 설에는 가족들도 5인 이상 모이면 1인당 벌금이 10만원이라 합니다. 손주가 집에 오면 이웃이 고발할까봐 겁이 납니다. 정치하는 자들이 왜 현대인들이 “나홀로” 살아가는지 그 원인규명조차도 관심이 없으니 나라꼴이 말이 아닌 것입니다. 어떤 사회가 정말 인간이 살기에 바람직한 사회 입니까? 수필가들 역시 시대의 고민을 외면하고 온화우미 쪽으로 글만 쓰니 정나미가 떨어지고, 문학하는 분들의 생각이나 사상이 너무나 단견적이라서 이제는 문학도 싫증이 납니다. 이 또한 내 스스로 조난자가 되어가는 징조입니다. 나도 리얼돌 하나 사고 싶습니다. 문학을 아는 인공지능을 내장시켜서 그와 밤늦도록 도란도란 "사람 사는 이야기"를 나누면 훨씬 더 행복하지 싶습니다. 오늘도 무인도에 갇힌 어느 조난자가 보내는 신호가 “카톡” “카톡” 울립니다. 아침 8시면 어김없이 날아오는 신호도 있습니다. 누가 보거나 답을 주지 않아도 매일 같은 시간에 날아옵니다. 아직 죽지 않고 살아 있다는 무인도에서 보내오는 신호일 뿐입니다.(21.02.01 07: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