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4.24 재보궐 선거에서 중앙선관위는 선거제도를 개선한다는 명분으로 '사전투표제'라는 새로운 방식의 제도를 도입하였고, 이어진 6.4 지방선거에서도 시행되었다.
사전투표제도란 ?
사전투표제란 선거 당일 투표소를 찾지 못하는 유권자들이 부재자신고를 하지 않고도 간단한 신분 확인절차만으로 투표를 할 수 있는 제도로, 유권자의 선거구에 관계없이 부재자투표소가 설치된 곳이면 전국 어디서나 투표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2013. 4.24 재보궐 선거에서 본인의 주소지가 아닌 다른 지역에서 부재자투표를 한 유권자가 사전투표자의 10.6%를 차지했다고 하니 타지에 있는 유권자에게 편리함을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무엇보다 이 제도는 선거 당일 개인적인 사정으로 투표에 참여하기 어려운 사람의 입장에서는 4~5일 전 미리 투표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환영받기에 충분한 이유가 있어 향후 총선과 대선에서도 이 제도가 적극 시행될 것이 분명하며 작년 6.4 지방선거의 경우 사전투표율이 11.49%에 달하였다는 것이 그것을 잘 말해주고 있다.
이 제도가 편리하고 바람직한 것이라면 그대로 시행하면 될 일인데 무엇이 문제이며 '사전선거제도의 함정'이라 함은 무엇일까?
선거 5일전 선거결과를 알 수 있는 참으로 위험한 제도
근본적으로 '신뢰의 문제'에 속한 것이지만, 2012 총.대선이 사상 초유의 총체적 부정선거요, 이승만 정권시절의 야만적인 부정행위가 컴퓨터의 능력에 기대어 21세기 버젼으로 재탄생한 상황을 우리는 두 눈 멀쩡히 뜨고 바라보아야 했다.
선거관리를 맡은 국가기관이 그러한 행위를 한다는 것을 과연 상상이나 할 수 있는 일인가? 그렇기에 상당수의 국민들은 "에이~ 설마~ 그럴 리가~"라며 관심을 두고 있지 않을 정도이니 거짓과 조작도 사람이 상상할 수 있는 범위를 뛰어 넘어 버리면 마치 그것이 정상인양 보이는 기현상을 경험하게 된다.
사전투표율 10%의 의미가 무엇인가? 유권자 가운데 10%가 선거 4~5일 전 사전에 투표를 완료한다는 의미이다. 총.대선의 경우 유권자를 4천만명으로 보았을 때 4백만명이 사전에 투표를 완료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전투표제를 통해 모아진 투표용지들이 개표일까지 완벽하게 보안이 유지되고 개표과정에서 투명함이 보장된다면 그 제도를 탓할 이유가 하나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지난 2012 총선과 대선에서 겪었던 부정의 사례들을 견주어 본다면 본 선거에 비추어 보안이나 관심의 측면에서도 허술하기 짝이 없는 사전투표 업무가 정직하고 투명하게 처리되리라고 기대할 수 있을까?
대부분 언론이나 기관에서 통계를 위해 전국에서 무작위로 표본을 추출하여 시행하는 ㅇ론조사의 경우 기껏 천명 혹은 많아야 몇 만명 수주임에도 그것이 갖고 있는 정확성과 신뢰도가 결코 낮지 않다는 사실에 견주어 본다면, 전국 유권자의 10%에 해당하는 국민들이 선거 4~5일 전에 단순 조사가 아닌 실질적인 투표를 행하였다는 것은 사전선거의 결과가 곧 전체선거의 결과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누군가 사전선거 결과에 대해 어떠한 방법이든 들여다 볼 수만 있다면, 선거의 최종 결과를 알 수 있고 그에 따라 결과를 뒤집을 수 있는 대책을 사전에 마련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제도의 심각한 헛점이 있는 것이다.
선거를 관리하는 자들이 그러한 행위를 절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누가 장담할 수 있는가? 2012 총선과 대선에서 발생한 부정의 사례들을 보고서도 그런 생각을 갖는다면 참으로 순진하기 짝이 없다 할 것이다.
4천만 유권자의 10%인 4백만이 미리 투표를 완료하면, 그 내용을 다 들여다 볼 수는 없겠지만 선별적으로 혹은 박빙지역의 경우 그 내용을 미리 알고 싶다는 욕구가 존재한다는 사실 자체가 언제든지 부정이 개입될 수 있는 여지를 생산하는 것에 다름아닌 것이다.
혹자들은 미국, 캐나다, 뉴질랜드 등의 선진국에서도 사전투표제를 시행하고 있는데 무슨 딴지냐고 할지도 모르겠지만, 지구상 어느 나라에서도 우리나라 2012 총.대선과 같은 사례가 발행했다는 얘기를 들어본 바가 없기에 이런 걱정을 하지 않을래야 않을 수 없는 일이다.
편리함을 준다는 명분하에 모범답안(선거결과)을 미리 들여다 볼 수 있는 마법의 지팡이를 가질 수 있게 한 것, 그것이 바로 '사전투표제도의 함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