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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뮤지컬‘킹키 부츠’로 제67회 토니상 작사작곡상을 받은 1980년대 팝스타 신디 로퍼가 수상 트로피를 손에 들고 기쁜 표정을 짓고 있다. /AP 뉴시스
미국 브로드웨이 연극·뮤지컬 분야 최고의 영예인 토니상 시상식에서 국내 제작사가
프로듀서로 참여한 작품상 수상작이 최초로 나왔다. 9일(현지 시각) 뉴욕 라디오시티
뮤직홀에서 열린 제67회 토니상 시상식에서 CJ E&M이 공동 제작한
'킹키 부츠(Kinky Boots, 특이한 취향의 부츠)'가 뮤지컬 부문 작품상을 받았다.
1980년대 마돈나와 더불어 팝 시장을 양분했던 신디 로퍼(60)가 작사·작곡한 노래로
만들어진 '킹키 부츠'는 이날 시상식에서 13개 부문 후보에 올라 남우주연상·
작사작곡상·안무상 등 6개 부문을 휩쓸며 최다 수상작에 등극했다.
'걸스 저스트 워너 해브 펀'(Girls Just Wanna Have Fun, 소녀는 즐겁고만 싶어)',
'쉬 밥(She Bop)' 등으로 유명한 신디 로퍼는 토니상 최초로 작사작곡 부문 여성
단독 수상자가 됐다.
'킹키 부츠'는 2005년 개봉한 동명의 영화가 원작. 망해가던 구두 회사가 여장 남자를
위한 특이한 부츠를 제작하면서 기사회생하는 즐겁고 신나는 작품이다.
제작에 참여한 CJ E&M은 100만달러(약 12억원)를 투자했으며, 아시아 공연권을 갖고
있다. CJ E&M 측은 "이르면 2015년 국내 공연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12개 부문 후보에 올라 '킹키 부츠'와 경쟁하던 로알드 달 원작의 뮤지컬 '마틸다'는
남우조연상 등 4개 부문에서 수상했다.
올해 토니상엔 유례없이 거센 '여풍(女風)'이 특징이었다고 뉴욕타임스는 분석했다.
신디 로퍼의 활약을 비롯해 뮤지컬 연출상('피핀'의 다이앤 폴루스)과 연극 연출상
('누가 버지니아 울프를 두려워하랴'의 팸 매키넌)을 모두 여성이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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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일 미국 뉴욕 라디오시티 뮤직홀에서 개최된 제67회 토니상 시상식에서 뮤지컬 부문 작품상을 받은‘킹키 부츠’출연진이 부츠를 흔들며 축하 공연을 하고 있다.‘ 킹키 부츠’는 13개 부문 후보에 올라 6개 부문을 휩쓸어 최다 수상작이 됐다. /AP 뉴시스
여배우가 사상 최고령으로 수상하는 진기록도 나왔다.
올해 88세인 배우 시슬리 타이슨은 '바운티풀로 가는 여행'으로 연극 부문 여우주연상을 받아 가장 긴 기립 박수를 받았다.
연극 부문 작품상은 안톤 체호프의 원작을 재창작한 '바냐와 소냐와 마샤와 스파이크'가 받았다.
영화 '에일리언' 시리즈로 알려진 여배우 시고니 위버가 철없는 연하남과 열애에 빠진 여배우 마샤로 출연한 작품이기도 하다.
수상이 유력했던 배우 톰 행크스(연극 '러키 가이')는 남우주연상을 '누가 버지니아 울프를 두려워하랴'의 트레이스 렛츠에게
양보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