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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백운봉, 골 건너 가까운데도 미세먼지가 끼여 흐릿하다.
용문산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들은 가섭봉, 응봉, 백운봉이다. 그 높이가 대체로 비슷하지만 백운봉이 그중에서
가장 험하고 가파른데, 사방에서 바라보면 가지런한 모습이 마치 먹줄을 대고 깎아 만든 것 같다. 또한 강을 굽
어보고 홀로 우뚝 서 있어서 기상이 더욱 기이하고 빼어나다. 그러므로 사방 사람들이 용문산을 이야기할 때
오로지 이 봉우리만을 말한다. 백운봉이라는 이름은 근방에 사는 사람들만 그렇게 불러 온 것이다. 전에 내가
배를 타고 지나갈 때 듣고 알았던 용문산이라는 것도 역시 이 봉우리였다.
(龍門之最高峯。曰迦葉,曰鷹峯,曰白雲。其高蓋略等。而白雲峯最爲峭絶。四面望之。截然若繩削而成。且臨
江獨立。氣益奇秀。故四方人談龍門者。𨓏𨓏專說此峯。其以白雲稱者。獨其傍居人爲然。前余舟行時所問知爲
龍門山者。亦此峯也。)
ⓒ한국고전번역원 | 정동화 (역) | 2018
―― 창계 임영(滄溪 林泳, 1649~1696), 「백운봉 등유기(白雲峯登遊記)」
▶ 산행일시 : 2021년 1월 16일(토), 맑음, 미세먼지 매우 나쁨
▶ 산행인원 : 4명(메아리, 제임스, 손영준, 악수)
▶ 산행시간 : 9시간 3분
▶ 산행거리 : 도상 15.5km
▶ 갈 때 : 청량리역에서 무궁화호 기차 타고 용문 가서, 군내버스 타고 용문사 입구 주차장으로 감
▶ 올 때 : 유명산 버스종점에서 군내버스 타고 설악에 와서, 시외버스 타고 잠실(역)에 옴
▶ 구간별 시간
06 : 50 - 청량리역 출발
07 : 29 - 용문(07시 55분발 용문사 입구 주차장 가는 군내버스 탐)
08 : 07 - 용문사 입구 주차장, 산행시작
08 : 39 - 용문사
09 : 08 - 용문산 남릉 ╋자 갈림길 안부
09 : 47 - 상원사
10 : 48 - 928m봉, 감미봉 능선과 합류
11 : 30 - 장군봉(1,055.5m)
12 : 00 ~ 12 : 30 - 군사도로 헬기장, 점심
12 : 54 - 924.5m봉
14 : 00 - 숫고개
14 : 38 - 810.3m봉, 헬기장
14 : 54 - 어비산(魚飛山, △827.0m)
15 : 24 - 입구지계곡
16 : 04 - 유명산(마유산 馬遊山, 864m)
17 : 10 - 유명산 버스종점, 산행종료(17시 15분발 설악 가는 군내버스 탐)
17 : 31 - 설악(19시 20분발 잠실 가는 시외버스 탐)
20 : 00 - 잠실(역), 해산
2-1. 산행지도(장군봉, 영진지도, 1/50,000)
2-2. 산행지도(어비산, 유명산, 영진지도, 1/50,000)
▶ 용문산 장군봉(1,055.5m)
용문사 입구 버스종점에 내려 여느 때처럼 너른 주차장으로 가서 바라보는 용문산이 하얗다. 상고대 서리꽃이
만발하였다. 아마 우리가 거기쯤 갈 때면 다 스러지고 없을 것. 괜히 서두르지 않는다. 용문사 매표소 직원은 일
찍도 출근하였다. 경로우대요 하자 그냥 들어가세요 한다. 마스크 쓰고, 귀마개모자로 얼굴을 감쌌는데 목소리
만 듣고 알아본 모양이다. 그렇게 삭았구나. 메아리 님을 비롯한 다른 일행은 유격훈련장 쪽으로 우회했다.
당대 명필인 일중 김충현(一中 金忠顯, 1921~2006)의 웅혼한 필치인 일주문 현판 ‘龍門山龍門寺’을 올려다보고
이속(離俗)한다. 구부정한 노송들이 맞이한다. 영객송이다. 중국 황산의 영객송보다 훨씬 더 품위가 있다. 늘 법
문하던 계류는 동안거에 들었다. 길 양쪽에 걸어놓은 법구경이 진부하다는 생각이 든다. 가장 귀한 것이 가장
흔한 것이다 라고 해도 그렇다. “부모를 사랑하는 사람은 남을 미워하지 않고, 부모를 공경하는 사람은 남을 업
신여기지 않는다.” 법구경의 이런 구절이 어떨까?
사랑하는 사람을 만들지 말라
미워하는 사람도 만들지 말라
사랑하는 사람은 만나지 못해 괴롭고
미워하는 사람은 만나서 괴롭다
용문사 은행나무는 1,100여년의 겨울을 경험하였으니 이 겨울의 엄동설한은 예사로운 일일 것. 우리는 그 곁을
고개 수그리고 종종걸음 하여 지난다. ┫자 갈림길에서 왼쪽의 상원사로 든다. 얕은 골짜기의 완만한 오르막 돌
길이다. 눈길 선답의 발자국은 말갛게 얼었다. 그 발자국에 맞추다가는 넉장거리하기 십상이다. 새로이 길 낸
다. 능선이 가까워서는 되게 가파르다. 땀나게 갈지자 그리며 오른다.
╋자 갈림길 안부. 용문산 남릉 주릉이다. 이정표에 직진은 상원사 1,150m, 오른쪽은 용문산 정상 2,030m이다.
평상에 배낭 벗어 놓고 휴식한다. 메아리 님이 가져온 과메기 안주하여 입산주로 탁주 분음한다. 메아리 님이
시장에서 이미 손질된 과메기를 사오는 줄로만 알았는데 과메기용 꽁치를 사서 껍질을 벗기는 등 손수 손질을
했다 하니 맛이 더 날 수 밖에.
상원사 가는 길. 골짜기 건너고 여러 지능선 자락을 넘고 넘는다. 등로는 눈길이거나 빙판이다. 이런 데가 걷기
에 재미난다. 아이젠을 차고 걸으면 발밑의 미끌미끌하고 아슬아슬한 감촉을 도무지 느낄 수가 없다. 또한 빙판
사이로 돌출한 돌을 징검다리 삼아 좌우 부지런히 살피며 걷는 것도 즐겁다. 때로는 내려갈 때 엉덩이가 화끈
하게 미끄러지고, 오를 때 코 깨질 듯 엎어지지만.
상원사 주차장을 지난다. 절집은 좀 더 올라가야 한다. 게을러졌다. 곧바로 다리 건너 하누재 능선을 향한다. 이
번에는 상원사에서 윤필암을 가보려고 캐이 님에게 조언을 구하기도 했다. 그러나 골짜기의 눈 쌓인 너덜을 들
여다보니 만정이 떨어지고 겨울철에는 무리라는 현명한 생각(?)이 들어 그만 둔다. 캐이 님의 말이다. “상원사
에서 바로 좌측 계곡을 무조건 타고 올라가면 장군약수가 나오고, 그 위로 길 따라 가면 운필암이 나타난다. 거
기서 주릉은 적당히 바위 사이로 치고 올라가야 한다.”
조망이라도 좋으면 모를까, 별로라고 하니 날이 풀린 봄날에나 올라야겠다.
윤필(潤筆)은 원래는 붓을 적신다는 뜻이다. 글을 지어 주는 대가로 받는 일종의 사례금 또는 집필료를 말한다.
『신증동국여지승람(新增東國輿地勝覽)』의 지평현(砥平縣) 불우(佛宇) 조에서 이곳 윤필암의 유래를 밝히고 있다.
“이색(李穡)이 왕명을 받들고 나옹의 부도명(浮屠銘)을 지어 주자, 문도들이 윤필의 재물을 마련하여 사례하였
는데, 이색이 그것을 받지 않고 허물어진 절을 수리하도록 하였기 때문에 윤필암이라는 이름이 붙게 되었다.(李
穡以王旨撰懶翁浮屠銘 其徒致潤筆物 穡不受使修廢寺 因名之)”
야트막한 안부인 하누재에서 본격적인 능선 오르막이 시작된다. 20분 정도 워밍업하고 나서 가파른 바윗길을
오른다. 곳곳이 빙판이다. 더러 바위는 얼음으로 코팅되었다. 그저 긴다. 이때는 설한풍이 맵기는커녕 시원하기
그지없다. 숨이 턱턱 막히고서 928m봉이다. 연수리 연안마을의 선운사에서 오르는 감미봉 능선과 만난다. 이제
부터는 걸음걸음이 경점인데 오늘은 미세먼지가 심하여 근경조차 흐릿하다. 추읍산은 아예 캄캄하니 가렸고,
골 건너 지척인 백운봉도 희미하다.
암벽 밑을 돌고 바윗길 사면을 한참 기어오르면 가파름이 수그러들어 잡목 헤치고 절벽 위 암반에 바짝 다가가
보지만 다른 때의 산 첩첩한 조망이 무망이다. 조금 더 오르면 백운봉 가는 주릉이고 장군봉이다. 웬 눈이 내리
는가 했더니 상고대 서리꽃 낙화다. 주변을 둘러보자 온통 하얗다. 우리 오기를 기다리다 지쳐 지기 시작하는
서리꽃이다. 우수수 날린다.
3. 용문사 입구 주차장에서 바라본 용문산
4. 용문사 일주문 지나 용문사 가는 길의 노송, 영객송이다.
5. 용문사 일주문 지나 용문사 가는 길의 노송, 영객송이다.
6. 용문산 정상 주변
7. 산세가 이러하니 윤필암을 찾기가 묘연하다.
8. 백운봉
9. 멀리 가운데는 도일봉, 그 앞 왼쪽은 용문봉
10. 장군봉 주변 서리꽃
▶ 어비산(魚飛山, △827.0m)
화원 원로를 간다. 일목일초 모두 가지마다 잎사귀마다 꽃을 피웠다. 더 높은 앞의 경치는 어떠한지 궁금하여
잰걸음 한다. 가섭봉 가는 ┣자 갈림길을 지나고 용문산 서봉 격인 1,150.0m봉 아래 철조망까지 올라가 주변의
서리꽃을 구경한다. 원경은 미세먼지에 묻혔지만 서리꽃 근경으로 카메라를 달랜다. 1,150.0m봉 왼쪽 사면을
돌아 한 피치 내리면 군사도로와 만난다. 그 옆 너른 눈밭에 점심자리 편다. 형형색색의 어묵탕, 라면에 이어 주
변의 설경이 한 반찬한다.
군사도로를 따라 내린다. 도로는 제설작업을 마친 터라 걷기 편하다. 세 차례 산굽이 돌고, 북진하던 군사도로
가 남진으로 방향을 트려고 할 때 지도의 924.5m봉을 겨냥하고 얕은 골을 건넌다. 눈이 제법 깊은 펑퍼짐한 골
짜기를 지나고 사면의 울창한 잔솔 숲을 허리 굽혀 뚫는다. 세한(歲寒) 후조(後彫)의 솔잎이 목덜미로 쏟아져 들
어온다. 금방 안부이고 924.5m봉이다.
한갓진 능선 길이다. 완만한 내리막이어서 줄달음하기 좋다. 사면의 잣나무 숲은 어두컴컴한 흑림(black forest)
이다. 유명산까지 갈 수 있을까? 유명산을 갈 어비산 데드라인을 15시 30분으로 잡는다. 변수는 덕순이다. 너
죽고 나 죽자 하고 발목을 붙잡는다면 데드라인에 걸려 어비산 정상에서 곧장 휴양림 쪽으로 하산해야 한다.
그러나 다행일까. 덕순이는 우리를 잠시 붙잡다가 어서 가시라 놓아주었다.
임도와 만나고 잘난 임도가 도리어 우리 갈 길을 훼방한다. 임도 따라 골로 갈 듯하다 잡목 숲 뚫는 트래버스
하여 주릉에 올라선다. 길게 내려 숫고개다. 이 숫고개도 다른 지방의 숫고개처럼 숯고개(炭峴)의 오기이거나
변성이 아닐까 한다. 고갯마루 노거수에 갈현 마을 사람들이 안녕을 비는 제단이 있다. 숫고개에서 어비산을 가
는 등로가 의외로 사납다. 인적은 없고 잡목과 덤불이 무성하다.
지도에 어비산이나 용천봉의 표시가 없어 우리가 용천봉을 오르는 것인지 용천봉을 지나고 어비산을 오르는
것인지 헷갈린다. 810.3m봉을 오르고 나서 저 앞의 우뚝한 △827.0m봉이 어비산이고, 그 왼쪽 뒤가 유명산인
줄 알겠다. 용천봉은 처음부터 능선이 달랐다. 용천봉은 △827.0m봉(어비산)에서 북동진하여 어비계곡을 건넌
△677.4m봉이다. 헬기장인 810.3m봉에서 잠시 가쁜 숨 고르고 평탄한 길 내달아 어비산이다. 예로부터 홍수
때면 물고기가 산을 뛰어 넘는다고 하여 어비산이 되었다고 한다.
너른 공터에 바람이 없어 따스한 햇볕이 가득하다. 오석의 정상 표지석 앞에 있는 삼각점은 낡고 깨져 ╋자 방
위표시만 보인다. 유명산을 갈 시간이 넉넉하다. 메아리 님은 평소와는 달리 오른쪽 다리가 아파서 북진하여 유
명산휴양림 쪽으로 하산하겠다 하고, 손영준 님은 엄살하며(?) 메아리 님과 ‘아름다운 동행’을 하겠단다.
11. 장군봉 주변 서리꽃
12. 장군봉 지난 등로
13. 장군봉 정상에서, 손영준 님과 제임스 님(오른쪽)
14. 장군봉 능선 너머는 백운봉
15. 멀리 오른쪽은 유명산, 그 앞 오른쪽은 어비산
16. 용문산 서봉 사면
17. 등로 주변의 서리꽃
18. 장군봉 능선 너머는 백운봉
19. 서리꽃, 지기 시작한다.
▶ 유명산(마유산 馬遊山, 864m)
어비산에서 입구지계곡까지 내리막 1.2km, 거기서 유명산 정상까지는 오르막 1.4km이다. 어비산에서 유명산까
지 1시간 30분을 견적한다. 유명산에서 북진하여 휴양림까지 내리막 2.1km는 50분을 잡는다. 그러면 2시간 20
분 정도 걸린다. 메아리 님은 1시간 남짓이면 휴양림에 도착할 것이다. 메아리 님과 손영준 님은 그 남는 긴 시
간을 어떻게 보낼까? 나 같으면 설악으로 나가 춘자네 객줏집 봉놋방에서 화롯불 쬐며 탁주나 마시겠는데.
우리 발걸음이 바쁘다. 오룩스 맵을 손에 든 제임스 님이 향도한다. 잡석 몰고 낙엽 헤치며 우르르 쏟아져 내린
다. 바윗길은 얼른 자세 낮춰 조신하게 내린다. 단숨에 입구지계곡 계류에 다다른다. 점심에 먹은 어묵과 라면
이 짰나 보다. 마실 물이 진작 다 떨어졌다. 계류는 꽁꽁 얼었다. 콘크리트보다 더 단단하다. 곡괭이로 얼음장을
쪼는데 불꽃이 튄다. 운이 좋았다. 귀 밝은 제임스 님이 조금 위쪽에서 오아시스를 찾아낸다.
얼음장 한 가운데 둥그렇게 패여 옥수가 흐르고 있는 것이 아닌가. 마른 목 축이고, 물병에 꾹꾹 눌러 담는다.
이제는 중미산, 삼태봉, 통방산까지도 가겠다 하고 유명산을 향한다. 지계곡 계류가 빙하로 변했다. 거대한 빙
하다. 건너기가 조심스럽지만 올려다보면 장관이다. 그걸 본 제임스 님의 익살에 웃고 만다. 자기가 유명산을
따라 나선 건 어디까지나 악수 형님 산행기의 콘텐츠를 풍부하게 하기 위해서라나. 내가 아름다운 동행을 하고
있는 줄을 아마 알고 있을 것.
┫자 갈림길. 직진은 입구지계곡 휴양림으로 가고, 왼쪽이 유명산 1.4km를 간다. 당분간은 너른 돌길을 간다.
곳곳을 계류의 빙하가 잠식하였다. 징검다리 고르다 옆길로 빠지기도 한다. 돌길이 얼추 끝나면 등로는 방향 틀
어 오른쪽 사면을 오른다. 야광 폴 세운 등산로 유도선을 따라 간다. 어느 해 함박꽃이 피던 봄날 풀숲 사면에서
앳된 덕순이를 여럿 보았다. 지금쯤 부쩍 컸으리라. 그러나 찾아볼 여유가 없다. 막판 스퍼트 낸다.
유명산. 1.4km 오르막에 30분이 걸렸다. 배낭 속 물병에는 살얼음이 얼었는데 겉은 땀으로 흠뻑 젖었다. 데크전
망대에 올라서서 지나온 길 바라보며 땀 식힌다. 유명산은 원래 이 산 일대에서 말을 길렀다 해서 마유산(馬遊
山)이라 했고, 가장 먼저로는 용재 이행(容齋 李荇, 1478~1534)이 찬진(撰進)한 『신증동국여지승람(新增東國輿
地勝覽)』의 양근군(楊根郡, 지금의 양평군) 산천에 마유산(馬遊山)이 “군 북쪽 15리 지점에 있다.”라고 하였고,
고산자 김정호(古山子 金正浩, 1804~1866?)는 대동여지도에 ‘馬游山’이라 표기하였다.
유명산의 키워드를 생각한다. 1973년, 엠포르산악회, 홍일점 진유명, 국토 자오선 종주 등등. 그때 엠포르산악
회는 빙․암벽전문으로 내로라하는 산악회였다고 한다. 진유명은 1976.3.29.자 동아일보에 후배 두 명과 샘얼산
악회을 만든다는 기사가 보인다. 진유명(晋有明, 30). 이로 미루어 지금은 연세가 75세인 원로 산악인이다. 자오
선은 남북을 잇는 경선(경도)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지난날 상고대 님의 특별한 수고로 국토 자오선 종주와
같은 ‘고고종단’을 한바 있다.
유명산 정상에서 하룻밤을 머무르겠다며 자기의 키만큼이나 큰 배낭을 메고 오는 남녀 젊은이들을 만난다. 산
을 갈 줄 아는 젊은이들이다. 이들은 무장한 악우애로 십 수 연래의 혹한을 별 어려움이 없이 이겨낼 것이다. 나
로서는 이들이 내일 이른 아침에 맞이할 여명과 일출이 한없이 부럽다. 메아리 님에게 전화하여 우리 소식을
전하고 하산을 서두른다. 메아리 님은 어찌하든 남는 시간을 산에서 보낼 요량이라며 어비산장으로 돌아가는
중이다.
아이젠 맨다. 가급적이면 나무뿌리나 돌이 아파할까봐 매지 않으려고 하는데 지금은 비상한 때다. 빙판만 골라
딛는다. 일로북진. 줄달음한다. 닫는 걸음에 바람이 인다. 가파른 바윗길에 이어 완만한 잣나무 숲길을 내린다.
오는 이도 가는 이도 없다. 우리 둘뿐이다. 단숨에 도로다. 비로소 허기를 느낀다. 비상식 빵을 꺼낸다. 입안이
밭아 축이려는 양재기 물이 금방 얼어버린다. 추운 날이다.
유명산휴양림 주차장을 지나고 다리 건너 버스종점이다. 일부러 먼 길을 돌아오고 한참 기다려 준 메아리 님과
손영준 님이 고맙고 미안하다. 스틱 접자마자 설악 가는 버스가 달려온다.
20. 용문산 장군봉 능선 오르는 길
21. 입구지계곡
22. 빙하로 변한 지계곡 계류
23. 빙하로 변한 지계곡 계류
24. 유명산 정상에서 바라본 용문산
25. 멀리는 문례봉(폭산, 천사봉), 그 앞은 어비산
26. 백운봉
27. 용문산 가섭봉과 백운봉
첫댓글 결국 덕수니는 안전?하게 되었단 야그네요
봄에 윤필암 함 가시져
감사합니다.ㅋㅋ
봄에 덕순이 회수하러 윤필암 가야겠네요^^ 형님은 회춘중...저는 사그라드는 중...이제 60인데.ㅠㅠ
짧고 굵게 ㅎ
매주 엄청난 산행을 이어하고 계시군요. 용문산을 중심으로 다채롭게 길이 나있는줄 이제 알겠습니다.
악수님의 다른 산행기도 읽어보고 감탄했지만 제가 함께한 산행을 비범한 글로 따라가니 감회가 새롭네요. 다시 걷고 있는 듯 생생하니 글이 어찌 이리 살아있나 싶은가 하면 또 재미난 역사와 일화까지 엮여 읽는 맛이 대단한 글이다 싶습니다. 초보라 홀대하지도 않으시고, 무심한듯 하면서도 챙겨주시는 모습에 감사히 걸었습니다. 다시는 안간다 했는데 악수님 글 다시 읽으며 또 산 생각에 잠을 못이루게 됩니다.
장군약수 함 가보고싶어 댓글드립니다...용문산 이곳 저곳 많이 가봤는데 그 장군약수는 찾기가 어렵습니다.불러주시면 열심.참석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