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24절기 열한 번째인 소서(小暑)는 7월 7일,
열두 번째인 대서(大暑)는 7월 23일이었습니다.
또 잡절인 초복은 7월 16일,
중복은 어제 7월 26일로 모두 7월에 들어 있어
한해 가운데 가장 더운 때입니다.
대서는 우리말로 하면 ‘큰더위’가 되는데
장마와 겹치는 이때는
습도가 무척 높아 푹푹 찌는 ‘가마솥더위’가 되며,
장마가 끝나면 불볕더위가 됩니다.
요즘 사람들이야
에어컨은 물론 얼음조끼 등 기능성 옷들도 있지만,
옛사람들은 어떤 옷을 입고 여름나기를 했을까요?
물론 모시적삼을 기본으로 입었어도
땀이 줄줄 흐르면 적삼이 젖어 감당하기가 어려웠을 것입니다.
그래서 입었던 것이 “등등거리”죠.
이 등등거리는 소매가 없어 “등배자(藤褙子)”라고도 부르는데
등나무 줄기를 가늘게 쪼개서
얼기설기 배자 모양으로 엮어 만든 것으로
여름철 모시적삼 밑에 받쳐입었습니다.
등등거리를 입으면 땀이 흘러도 옷이
살갗에 직접 닿지 않아 적삼에 배지 않고,
등등거리가 공간을 확보해주기에 공기가 통하여 시원합니다.
▲ 옛사람들의 여름나기 / 등등거리(왼쪽), 등토시(오른쪽 위), 죽부인
이 등등거리는 등나무 가지로 만든 팔에 차는
‘등토시’와 함께 선비들의 여름나기에 꼭 있어야 할 옷이었지요.
등등거리를 입은 선비는 쥘부채(합죽선)을 부쳐가며
책을 읽다가 죽부인을 안고 화문석 돗자리에 누워 잠을 청했습니다.
옛사람들이 여름철 즐겨 입었지만,
이제 박물관에나 가야 볼 수 있는 등등거리에는 우리 겨레의 슬기로움이 담겨 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