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경험담 40대 왕초보 탈출기 #2

[별을보라]

왕초보 탈출기 2편입니다. 

1편에서는 탁구를 시작하게된 동기, 지금까지 사용해온 장비, 힘들었던 것들을 돌이켜보았구요.

이번에는 초기에 적응과정, 초보를 벗어나기 위해 했던 노력들에 대해 적어볼려고 합니다.

● 초기에 구장 적응

사실 저는 뭐 적응이니 뭐니 그런 생각도 별로 없었고 그냥 운동하러 간다고 단순 무식하게 생각하다보니 그냥저냥 분위기에 익숙해진 것 같습니다. 그래도 사실 구장에 초기에 "같이 운동하자고 청하는 것"은 매우 낮설고 어려운 것이었다고 생각됩니다. 뻘쭘하게 벤치나 휴게실에서 서성서성할때가 꽤 많았죠 ㅎㅎ... 

제가 편하게 먼저 "OOO씨 운동 같이 하실래요? OOO사장님(여사님), 같이 연습 좀 하시겠습니까?" 하거나 할 정도까지 되는데 대략 대여섯달은 걸린 것 같습니다. 사실 사교성 좋은 분들은 한달도 안되어 편하게 적응하시는 분도 있는데 저는 그런 편이 아니라 좀 오래 걸린 셈이죠.

어쨌건 뭐 사람 모이는 곳이니 특별한 비결이 있는건 아니지만, 운동을 편하게 하게되기까지 제 경험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자주 가서 안면 트기

실제 운동하는 시간이 많지 않더라도 주7일 정도 탁구장으로 나갈려고 했습니다. 다른일이 없으면 보통 8시 안팎에 나가면 11시 넘어서까지 죽쳤습니다. 사람들이 모이는 곳인데 일단 안면이라도 터야겠다는 의도였죠.  이때 좀 힘들었던게 진짜 8시에 갔다 테이블 앞에 서보지도 못하고 집으로 간게 서너번은 됩니다. 

두어달 지나니 모든 탁구장 분들과 안면이 생기더군요. 이름이야 모르지만 눈인사 정도는 나눌 수 있을만큼 되더군요. 그러면서 동호회나 구장에서 열심히 활동하시는 분들중 몇몇분이 관심을 가져 주시더군요. 언제부턴가 코치가 "어이 OOO씨 XXX 와 파좀 쳐" 하고 연습상대를 붙여주기도 하고 동호회 총무도 게임에 자꾸 끼워주려고 했습니다.

그러다 월례대회도 참석해서 상대방 승점을 꼬박꼬박 올려주고 부수표에 적힌 이름 몇번 되풀이해서 보고 그러다 보니 정기적으로 나오는 분들을 거의 다 익히게 되더군요. 

운동할 때 성의 보이기

"성의"라는게 뭐 커피나 음료수라도 대접하는 것도 될 수 있지만 제일 큰 것은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쉐도우 스윙 연습하고, 연습할때 공을 상대방 포핸드쪽으로 보내려고 노력하고, 열심히 움직이고 짬될때 강좌 보고, 상대가 없으면 구장 공용 컴퓨터로 동영상도 보고, 레슨없는 때는 볼박스에서 서비스 연습하고 기계도 사용해 보고... 이런게 하나둘씩 쌓이니 구장에서 실력있는 분들이 하나둘씩 관심을 보여주시더군요. 

실력 늘리기

탁구장이니 뭐니 뭐니 해도 탁구를 잘치면 거의 모든게 만사형통이었습니다. 

저 같은 경우는 운이 좋아 1년 좀 더 지나서는 구력으로만 치거나 예전에 좀 배우고 더이상 레슨받지 않는 분들과 비슷한 수준으로 치게 되었는데 그때부터는 다른게 많이 쉬워졌습니다. 좀 직설적이지만 운동해주시겠냐고 아쉬운 소리 별로 안해도 되었고 게임도 같이 하자고 청하는 분들도 많이 늘었습니다. 

● 왕초보 탈출에 도움이 되었던 것들

사실 처음에 구장에 적응하는 것과 실력을 늘려 초보를 벗어나는 과정은 어느것이 먼저라고 할 수 없는 동전의 양면 같은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실력이 조금씩 늘면 구장에서 같이 운동할 분들이 조금씩 많아지고 운동할 분들이 많아지면서 실력이 조금씩 더 느는 것이죠. 저에게 도움이 되었던 것을 돌이켜보면 이런 것들이 있었습니다.(이는 전적으로 제 개인적인 경험이고 생각입니다.) 

1. 기초 강좌에 대한 이해

저는 레슨을 구장에 나가고 약 10개월 후부터 시작했습니다. 그전까지는 사실 혼자 공부하면서, 동영상 보면서, 따라서 흉내내면서 익힌셈이죠. 그래서인지 모르겠지만  이 카페의 기초강좌, 특히 전반부가 저에게 아주 중요한 길잡이였습니다. 

일례로 처음에 가니 아무도 쉐이크 그립 잡는 걸 가르쳐 주지 않더군요. 검지가 백핸드면 위로 한참 올라가게 잡다가 그립에 대한 강좌를 읽고 고쳤습니다. 그립 종류도 여러가지가 가능하다는 것도 알게 됐구요.

특히 기본지식/포핸드롱/푸시/하프발리/하회전에 대한 스매시/블럭 정도의 주요 기술에 대해 몇번씩 숙독하니 연습할때 저도 모르게 이미지가 연상이 되더라구요. 게다가 구장4,5부분들이 하는 조언을 선별할 수 있는 능력이 생겨 나름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부수적으로 정확한 용어도 알게 되구요.  

뭐 운동을 배우는 방법이야 여러가지 방법이 있고 어떤분들은 "이론이나 동영상, 그런거 보지마라 몸으로 익혀야 한다"고 말하기까지 하는데 저에게는 이게 가장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2. 동영상 보기

집에서 회사까지 1시간 정도 걸리는데 탁구를 시작하고 나서는 일부러 차를 가지고 가지 않고 지하철을 타고 다녔습니다. 지하철에서 동영상을 보려구요.  유튜브에 "table tennis forehand", "table tennis lesson" 으로 검색해보면 정말 훌륭한 동영상 많더군요. 비록 듣는건 잘 안되지만(ㅎㅎ) 영문 자막이 있는 것도 꽤 있습니다. 저 같은 경우 처음에는 시합보다는 레슨 동영상을 많이 보았습니다. 

이게 카페의 기초 강좌를 읽고 보면 생각보다 효과적이었습니다. 

제가 예전에 본 것들을 다시 찾아봤습니다. 필요한걸 찾으면 진짜 널린 세상입니다. 

• Table Tennis Coaching Forehand counterhit lesson by ttEDGE 
• Table Tennis Coaching Backhand Topspin Against Block by ttEDGE
• Table Tennis Forehand Counterhit Lesson

레슨할때 코치한테 따로 포핸드롱을 배우지 않고 저 같은 경우 포핸드롱은 사실 기초강좌와 비디오로 배웠다고 할 수 있습니다. 

3. 파트너와 연습 요령

보통 초보때는 게임할 기회가 많지 않으니 포핸드 랠리 연습을 많이 하게 되는데, 이때 상대에 따라 연습 요령이 있습니다. 

제 생각에 이 시기에 제일 중요한 것은 "안정되고 자연스러운 자세의 포핸드롱"을 구사할 수 있는 능력을 만드는 것이었고 제가 여기에 충실한 셈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비록 2,30분 정도의 짧은 시간인 경우도 많았지만, 상대에 따라 "이분하고는 이런걸 연습해야겠다"하는 걸 의식적으로 정하고 운동을 했습니다.

⊙ 볼을 안정적으로 넘겨주시는 분들

포핸드롱의 최고 연습 파트너입니다. 

저는 구장에 나가고 두어달 후부터 아주머니 두분과 근 8개월 정도를 포핸드롱을 칠 수 있었습니다. 자세는 전형적인 밀어치기식으로 볼을 치지만 코스가 상당히 안정적이어서 제가 포핸드롱을 숙달하는데 큰 도움을 받았습니다. 한번 잡으면 최소 30분이었고 길게는 한시간 이상을 포핸드롱만 ㅎㅎ 쳤습니다. 

공이 회전도 많지 않고 적당한 속도로  오니 제가 강좌를 통해 머리속에 이해한 이미지를 몸으로 실현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이 분들께 폼을 배운건 아니지만 제가 연습하는데 아주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이분들과의 연습을 통해 기본 폼을 만들었으니 제 첫번째 스승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런 분들이 주변에 계시면 수단과 방법(ㅎㅎ)을 가리지 말고 좋은 인상을 주셔서 같이 연습할 기회를 많이 만드는게 꼭 필요합니다. 

⊙ 볼은 어느정도 안정적이지만 회전이나 강약등이 일정치 않은 분들

연습을 하다보면 포핸드롱 랠리가 어려운 분들이 꽤 많습니다. 구질과 코스가 일정치 않은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런 분들과는 

"포핸드 블럭" 연습을 했습니다. 사실 정확히는 블럭과 포핸드롱 중간쯤 되는 스윙으로 연습하는 건데 상대 공의 구질에 관계없이 일정한 위치로 반구하려고 시도하는 거죠. 그러면 랠리가 꽤 지속됩니다. 

이게 지루하고 재미없는 연습일 수도 있는데 지나고 나서 보니 저에게 큰 도움이 됐습니다. 나중에 구장에서 상위 부수인 분과 드라이브/블럭 연습을 교대로 하게 됐는데 이 연습이 없었으면 아마 불가능했을 겁니다. 재미있는게 보통 다른 분들은 백핸드 블럭이 쉽다고 하고 포핸드는 어렵다고 하는데 저는 거꾸로 포핸드가 더 쉽더군요. 

나중에 레슨받으면서 코치한데 제대로 블럭을 다시 배우긴 했지만 이런 연습도 도움이 많이 됐습니다.

⊙ 코스가 불안정한 쇼트/블럭을 대주시는 분

구장에 펜홀더 정통파로 구력이 오래된 분이 한분 계셨는데 이분이 대주는 쇼트는 정말 예술이더군요. 가는 공이 들쑥날쑥해도거의 일정하게 치기 좋은 높이에 살짝 탑스핀이 먹은 구질로 정확한 자리에 반구해 주시더군요ㅎㅎ.    

그런데 사실 이런분이 드물 뿐더러 왕초보가 언감생심 이런분께 볼 좀 받아달라고 하기 쉽겠습니까? 보통은 사파스러운 구장 5,6부 되는 분들과 치게 되는게 이런 분들의 쇼트는 구질이 매우 까다롭더군요. 탑스핀, 너클, 횡회전, 하회전이 마구 섞여 반구됩니다. 

저같은 경우 일단 이런분들과 연습이 가능하려면 어설프더라고 드라이브가 어느정도 가능해야 했습니다. 그리고 이런 유형과 연습할때는 풋웍에 촛점을 두었습니다. 테이블 4/5 정도는 포핸드로 치는 거죠. 구장에 오래된 회원중 한분과 근 6,7 개월 정도 이런 연습을 했는데 저도 모르게 발이 어느정도 빨라지더군요.

⊙ 연습에 한방 드라이브/스매시

상대가 고이 고이 넘겨준 볼을 한방 패대기 치는 방식의 연습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게임에 그런 볼을 칠 기회는 거의 오지도 않을뿐더러 억지로 회전을 만들고 세게 치려고 하니 자세만 망가지기 일쑤입니다. 상대가 그런 스타일이면 블럭을 대주시던가 그냥 게임 한번 하고 끝내시는게 더 좋다고 생각합니다.

⊙ 자세에 대한 이미지 연상

10대라면 코치가 강제로 몸을 잡아 주겠지만, 이미 40대 전후라면 자세를 머리속에서 연상하고 거기에 맞게 스윙을 스스로 교정하는게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저 같은 경우는 장이닝 선수의 포핸드 연습장면을 수십번 보고 그걸 따라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의식적으로 백스윙에서 멈추지 않고 포워드 스윙으로 전환하려고 하고, 라켓을 휘두를때 회전으로 발생하는 힘만으로 공을 치려고 했구요. 사실 그게 잘되면 벌써 고수라는 소릴 들을텐데요 ㅎㅎ.

그런데 사실 많은 분들이 공을 맞춰 넘기는 데만 신경을 쓰고 자세에 별로 신경을 안쓰시는 것 같더군요. 어느정도 랠리가 가능한데두요. 

이게 별거 아닌거 같은데 다음 단계로 쉽게 넘어가는 지름길이 아닌가 싶습니다.

⊙ 균형있는 기술 연습(푸시와 블럭/쇼트)

한시간 내내 포핸드만 치는 분들도 많은데 다양한 기술을 연습하는게 필요합니다.  

어느정도 상위부수인 분들은 공통적으로 연습방식에 패턴이 있습니다. 포핸드 랠리 -> 포핸드 드라이브/블럭(쇼트) -> 백핸드 하드발리/쇼트 -> 백핸드쪽 포핸드 드라이브/백핸드 블럭 -> 푸시/포스커트 -> 3구 연습 이런게 전형적인 패턴이죠.

초보때는 이런 유형으로 하기 어렵지만 포핸드/백핸드/푸시/블럭 이정도는 가능하죠. 이런 몇가지 전형적인 것들은 어느정도 균형이 갖추어져야 빨리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더군요.

제가 한 1년 되어갈 무렵 구장에서 중간, 상위부수인 두어분과 고정 연습 파트너가 될 행운이 생겼습니다. 포핸드롱/드라이브,블럭, 3구연습을 주로 했습니다. 이게 가능했던게 상대 드라이브를 제가 어느정도 받을 수 있어서였지 않나 싶습니다. 

저도 가끔 초보분들과 운동하다가 드라이브 연습하려고 하면 똑같이 포핸드롱으로 되받아 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이게 들어오면 카운터가 되고 아니면 홈런이 되어 연속으로 랠리를 할 수가 없죠. 그러면 한두번 해보고 음..그냥 포기하고 맙니다. 블럭하는 요령을 알려드리기도 하는데 그게 재미가 없어서인지 대부분 안 하시더라구요. 

결정적으로 이게 안되면 상호 연습이 안되므로 어느정도 실력이 있으신 분들은 다음부터 같이 운동하길 꺼리게 됩니다.

지루해도 꼭 블럭/쇼트 연습을 하시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또 하나, 연습을 마무리하기 전에 푸시/보스커트 연습을 짧게나마 하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들은 많은 조언중 참으로 혼란스러운 것중 하나가 이 푸시/보스커트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대부분 감각적으로 체득한 방식으로 하시는 분들이 많은지라 초보에게 적절치 않은 방법이 많았구요. 저도 푸시에 대한 강좌를 보고 나서야 나름 안정적인 연습이 가능했습니다. 

포핸드롱만 주구장창 연습하시다가 게임만 하면 라켓을 수평으로 눞혀 볼을 붕 띄우고 맨붕 겪으시는 경우가 많은데 이 연습이 도움이 많이 됩니다.

4. 서비스 연습

왕초보때 월례대회 참가했다가 복식에서 제 서비스를 족족 두들겨 맞은 기억이 납니다. 상대분이 그리 고수도 아니었고, 나름 세게 깍았는데 드라이브, 스매시로 다 두들겨 맞았습니다. 저한테 미안하셨는지 나중에는 백핸드로 푸시로 밀거나 가벼운 플릭으로 넘겨주시더군요 ㅎㅎ.

서비스 연습은 생각보다 많은 인내심이 필요하더군요. 저는 2가지를 주로 연습했고 지금도 합니다.

(아래 단락은 수정함)

특히 짧은 투바운드 하회전은 꼭 연습해서 익히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어느 정도 포핸드가 되면 실전처럼 3구 연습과 짧은 볼을 다루는 연습을 하게 되는데 대부분 이 서비스로 시작하게 됩니다. 즉, "짧은 하회전 서비스 → 푸시 → 드라이브",  "짧은 하회전 서비스 → 스톱 → 스톱 → 플릭 -> 카운터",  "너클성 짧은 서비스 → 플릭 -> 카운터" 이런 연습을 많이 하게 됩니다. 

그런데 "3구 좀 할까요?" 하고 시작했더니, 테이블 밖으로 길게 나오는 밋밋한 서비스가 오면 급 당황하게 됩니다. 이걸 어떻게 하지? 드라이브로 걸까? 스톱? 아니야 푸시를 할까? 이러면 3구연습할 프로그램이 사실 별로 없게 됩니다. 

⊙ 짧은 투바운드 하회전

라켓을 완전히 수평으로 만들어 볼 아래를 치는 연습으로 시작했습니다. 공의 궤적을 높게 하고 회전을 많이 주는 연습을 했습니다. 두어달정도 지나니 궤적을 낮으면서 회전이 제법 들어간 짧은 하회전이 구사되더군요. 이 서비스가 가능해진 후로는 2구를 두들겨 맞지는 않게 됐습니다. 플릭이나 치키타를 잘 쓰시던 분이 있었는데 회전이 많으니 부담스러워하더군요.

초보중 하회전 서비스가 안되는 분들의 공통점은 라켓을 눞혀 스윙해서 볼을 맞추지 못하기 때문이 대부분인 것 같던데, 길게 잡아 일주일에 한두번씩 두어달만 연습하면 가능합니다.

물론 라켓을 수평으로 하지 않고도 짧은 하회전을 구사하시는 분들도 있는데 초보에게는 사실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이 서비스가 되면 강좌에 있는 약한 하회전/너클성 서비스 연습을 하면 됩니다.

⊙ 너클성 롱 서비스

이서비스 연습방법은 강좌를 보시면 되구요.

구장에 중간부수 두분한테 이서비스로 매번 당하다가 "음, 당하기만 하냐, 나도 해보자"라는 생각으로 연습해서 써먹고 있습니다. 여전히 많이 당하긴 하지만 제가 어느정도 구사하니 받는것도 어느정도 가능해 지더군요.

이 카페 강좌에 보면 서비스 강좌가 따로 있습니다. 이건 보시는 분이 많지 않으신것 같던데(제 주변만 그런가요) 저는 이 강좌에서 도움을 많이 받았고 받고 있습니다. 요새는 백핸드 서비스를 연습중인데, 몸을 쓰는 요령이 낮설어 생각보다 어렵더군요.

서비스에 대해 한가지 더 생각해보면, 소위 페이크/변화에 대한 것입니다. 강좌에도 언급되었고 제 코치도 말하길 "동일한 모션에서 회전, 길이, 코스에 다양한 변화를 주는게 중요하다"라고 합니다. 그런데 제 경험상으론 초보에게 적합하지 않은 조언으로 생각됩니다. 변화의 폭이 어느정도 확보되지 않으면 다 그놈이 그놈인게 되어 버리는 거죠. 상대가 같은 수준의 초보가 아니면 전혀 통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해서 일단은 강한 하회전, 아주 빠른 롱 서비스 정도는 구사가 가능한 후에 변화를 만드는게 더 효과적이라는게 제 생각입니다.

5. 공의 회전과 코스 읽기

공의 회전은 강조할 필요도 없이 탁구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중 하나일 겁니다.

아직 저도 회전을 읽지 못해, 또는 읽어도 처리하지 못하는 경우가 매우 많구요. 

왕초보때는 주로 리시브할때, 또는 상대가 의도적으로 횡회전을 준 높은 공에 애를 먹습니다.

리시브할때 네트에 박고 붕 띄우고 급 좌절을 겪으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보통 아주머니들이 많지만 구력으로만 버티는 분들중에도 그런 분이 생각보다 많더군요.

일단, 저는 중요한 건 회전을 읽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볼 처리는 일단 그 후에 가능하다고 생각하거든요. 

저는 회전을 읽기 위해 나름 저만의(?) 시도를 했습니다.

⊙ 상대 라켓에 집중

언젠가 코치가 랜덤 볼박스를 하면서 제가 볼을 계속 놓치니 "아 라켓을 봐야죠, 공만 쫓아다니면 너무 늦어요"라고 하더군요. 그때부터 볼이 상대 테이블에 넘어가면 볼보다는 상대 라켓을 주시하려고 했습니다. 사람이 본능적으로 공에 눈이 가는건 어쩔 수 없는데 의도적으로 노력하니 어느정도 가능하더군요. 

⊙ 마음속으로 회전 외치기

말 그대로 리시브하거나 볼이 넘어올때 속으로 "백,탑,횡,맨볼"을 외치는 겁니다. 그러면 몸이 알아서 라켓각을 만들어 주고 스윙을 만들어 줍니다. 처음에는 이게 잘 맞지 않지만 어느정도 하니 대략 적중률이 높아지더군요. 

여전히 어렵지만 이런 시도가 성과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6. 배운다기 보다 "익힌다"

(게시글 수정)

레슨을 받건 안받건 배우는 시간과 범위는 사실 매우 한정되어 있습니다. 뭐 탁구뿐 아니라 사실 많은 것들이 그러하지요.

레슨 20분 받고 아는분과 포핸드 3,40분 치고 집으로 가시면, 좀 오버일 수 있겠지만 아무리 작은 구장일지라도 초보를 벗어나기 어렵습니다. 

스스로 연습해서 익히는 것만이 초보를 탈출하는 왕도가 아닐까 싶습니다. 1만시간, 2만시간의 법칙 같은것도 사실 같은 맥락 아니겠습니까?  포핸드롱,백핸드,스톱,플릭,로빙,드라이브,커트볼 스매시 스스로 익히려고 하면 연습할 기회가 생기더군요. 

저 같은 경우 진짜 왕초보일때는 기계를 이용했습니다. 그러다 사람하고 연습할 때 가능하게 되고  게임에 나도 모르게 하나씩 쓸 수 있더군요. 

어떤 분들은 "아 배운거나 제대로 해야지, 먼 이상한걸 연습하냐?" 라고 타박을 주기도 하는데, 뭐 어떻습니까? 그분이 제 탁구 책임질 것도 아니구요. 

제가 연습한 몇몇 케이스중 쉽게 할 수 있는것들을 추려봤습니다. 새로 오신분들과 연습할때 제가 권해드리기도 합니다.

⊙ 다양한 위치에서 타구한다. 

포핸드롱 연습하면 탁구대에서 20센치에 딱 붙어서 앞뒤로는 꼼짝도 안하고 많이들 치시죠? 

사실 코치나 고수들이 하는 조언중 "탁구대에서 떨어지지 말라"라고도 하는데, 저는 이를 "백스윙, 타점을 내가 하고자 하는대로 운용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탁구대 가까이 친다"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제 경험에 의하면 이렇게 치면, 백스윙할 여유를 못 만들고, 라켓은 정지한 상태로, 팔꿈치가 올라간 상태로 공을 밀게 됩니다. 

타점은 일정한 것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미묘한 앞뒤 움직임이 없으니 사실 스스로 타점을 찾지 못합니다. 

때로는 뒤에서 혹은 더 앞에서 치는 연습을 해보면  신세계가 열립니다. 저는 이렇게 하면서 여유가 생기고 조금이나마 다리, 몸을 자연스럽게 사용할 수 있게 됩니다. 말 그대로 "스윙"이 가능해지고  타점도 찾을 수 있게 됩니다. 

흔히들 정점 또는 정점이전을 최선의 타점으로 말씀하지만 왕초보에게 그건 좀 더 "나중의 문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 때로는 순서를 거슬러도 좋다. 

레슨을 시작하고 얼마 있어 백핸드 하프발리를 배웠는데, 저는 이게 참 어려웠습니다. 자세, 타점 모든게 뜻대로 안되더군요. 어느날 기계로 연습하던중 살짝 뒤에서 큰 스윙으로 백핸드를 쳐 봤습니다. 오호, 라켓에 힘이 실리더군요. 자세는 강좌에 나온대로하려고 했지만 엉망이었죠. 주위에서 좀 비웃으면 어떻겠습니까? 대신 익혀줄 사람이 있는것도 아닌데요. ㅎㅎ.

이걸 며칠 했더니 복근이 뻐근하고, 탁구대 앞으로 다가서도 살짝 스윙이 나오더군요. 백핸드 랠리 연습이 조금씩 가능해지고 길어졌습니다. 

사실 제 백핸드는 여전히 너무 허접합니다. 여기서 제가 경험한 것은, 강좌나 레슨의 순서가 꼭 배우고 익히는 순서와 일치하지는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 배운것만 연습하지 않는다. 

강좌에 보면 스톰, 플릭,흘리기등 짧은 볼 처리 기술에 대한 것들이 있습니다. 뭐 이런 기술들은 어느정도 중급이상이고 초보들에게 어려운건 사실입니다만 여건이 된다면 주저없이 연습하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이유은 "닭이 먼저냐 알이 먼저냐" 같은 딜레마에 있습니다. 중상급자와 연습할 때는 초보자가 이런 기술을 할 줄 몰라 연습이 어렵고, 다른 초보자와 하자니 상대가 연습할 볼을 만들어주질 못합니다. 

저는 처음에는 기계를 활용했습니다. 하회전볼에 세팅하고 공을 짧게 떨어지게 놓고 연습한 거죠. 기계연습의 효과에 대해 찬반이 많지만 저는 적극적인 활용에 찬성합니다. 사람이 만들어주는 볼이 제일 좋고, 저도 새로 와서 열심히 하시는 분을 보면 포핸드나 이런 연습을 도와드리려고 하지만 초보때는 여러가지 여건상 어쩔 수 없이 기계가 크게 도움이 됩니다. 

저 같은 경우 이런 연습으로 기본적인 라켓 감각, 스템, 타점잡기에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결정적으로 다양한 구질의 볼을 쳐보고, 스스로 만들어 보는 것만이 공에 대한 감각을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7. 기타

기왕에 몸과 마음을 즐기는 건데 제대로 즐기면 더 좋겠지요. 그러기 위해 제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한 것들은 이런것들이 있습니다.

⊙ 제대로 된 용어

구장에 간지 두어달 후 누군가 핌플인, 핌플아웃(숏핌플), 롱의 구분에 대해 제게 알려주시더군요. 아마 제가 그때 잘못된 용어를 사용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얼굴이 좀 화끈하더군요. 그 후 다시 기본용어를 숙지하고 애지간하면 정확하고 올바른 용어를 사용하려고 하는 중입니다. 요새는 나름 훌륭한 캐리어를 가진 분들이 탁구를 시작하는데 여전히 뽕뽕, 커트스트로크, 탑스핀드라이브 이런 말을 쓰자니 좀 뻘쭘합니다. ㅎㅎ

⊙ 탁구 규칙

10년 이상 탁구치신 분들 중에서도 의외로 에지, 투터치, 네트어셈블리 관련된 규칙을 잘못 알고 계신분들 많습니다. 

시합에 안나가시는 오래된 분들은 오픈서비스가 뭔지 알지 못하시는 분들도 꽤 있고 관심도 없더군요 ㅎㅎ.

리그전 순위 결정방법, 리그전 게임 순서등 누군가 명확히 알고 있으면 더 매끄럽게 경기를 진행할 수 있구요. 

다음에는 마지막으로 레슨 경험기와 구장에서 한분씩 넘어선 얘기를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To be continued.

[곡괭이]

연재 잘 보고있습니다..
레슨2개월째인 저로선 구구절절 훌륭한 가르침이군요.. 감사합니다!
다음회도 기대됩니다

[별을보라]

가르침까지는 과분하구요. 이런 과정을 겪는 사람도 있다 정도로 봐주시기만 해도 감사할 따름입니다

[살다보면]

초보자들에게 뭘, 어떻게 해야할지를 잘 알려주시네요.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다음 회도....^^

[별을보라]

ㅎ 사실 뭐 사람 모이는데 답이랄게 있겠습니까. 저는 나름 운이 좋았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만능파천]

정말 도움이 많이 되는 글이네요 감사합니다

[별을보라]

조금이나마 도움이 된다니 제가 감사합니다

[여친아뒤]

우와 정말 주옥같은 글입니다.정독 했습니다.이 글 대로만 하면 구장 정복 가능합니다.초보 여러분~!
==다 같이 정복 해 보아요==

[별을보라]

ㅎㅎ 여친아뒤님 글이야말로 주옥같은 명작이죠. 해학속에 행간의 의미를 담은데 여친아뒤님 글만한걸 보지 못했습니다.

[보라매탁구]

역시~ 1편에 이어 잘 봤습니다

[별을보라]

감사합니다

[나홀로]

탁구장 초보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는 훌륭한 글이네요
감사합니다~~

[별을보라]

도움이 된다면 기쁠따름입니다 꾸벅~

[안하오]

글만 보아도 얼마나 노력하셨는지가 보이는 것 같습니다.

[별을보라]

나름 초보를 벗어난 분들이 다 하는만큼이지 않겠습니까. 늦게 배우시는 분들 화이팅

[두리다]

배운다기 보다 익힌다!!!!!!!!

[별을보라]

예 좀 주제넘긴한데 새로 열심히 시작하시는 분들께 한마디만 돕는다면 이말을 하고 싶긴 합니다

[이탁구초보]

저의 로드맵을 보는것같습니다 마음에 와닫는 상세한 설명에 너무나도 감사드립니다

[별을보라]

ㅎㅎ 사실 어떤 로드맵을 염두에 두고 한적은 없구요. 하다보니 여기까지 왔네요

[빨간머리]

우와...정말 좋은 겸험서입니당... 짝짝짝

[베리굿]

1편에 이어 2편 오늘 레슨받구와서 정독했습니다.
좋은글 감사히 보구 갑니다.

[제트스핀]

좋은 글 감사합니다.. 글좀 퍼갈께요.. 저희 동우회원들한테도 보여줘야겠습니다..^^

[백만년만에]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