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ㅇ_ㅇ!!!!!!!!!"
...오랜만에 보이는 나현-_-.
캔디의 가출 후.. 강의는 꼬박꼬박 출석하고
자고 싸고 먹는-_- 시간 외에는 거의 친구들과 함께 시내를 놀러다녔다.
하지만 그게 얼마나 가겠는가... 현재 나현의 지갑은 텅텅 비어있었다-ㅅ-;;
그리하야, 비오는날 무기력하게 침대에 누워 천장만 바라보다,
불현듯 전광석화처럼 머릿속을 스치는 인물이 있었다.
순희...!
-_- 놀자는게 아니다.
순희는 중학교때 라한과 나현과 함께 동창이었고
고등학교는 나현만 라한, 순희와 갈라졌고
순희는 라한과 함께 천화고교로 배정받았던 것이다.
"혹시, 유원이 집을 알지도몰라..."
-_- 애인있는 년이 알고지내는 남자 집 찾는만큼 싱거운 일도 없다.
물론 나현이 유원에게 친구 이상의 감정을 느끼는건 사실이었지만.
그 때 얼굴을 가리고 딱 한 번 캠퍼스에서 마주친 이후
유원은 물론 비혁, 라한 모두 보이지 않았다.
..........즉, 왕따모드가 지속되고 있었던 것-_-;;
나현은 그 즉시 중학교때 수첩을 찾았다.
원래 여자라는게 별걸 다 모아둔다-_-;;
나현은 첫페이지를 펴자마자 보이는 순희의 전화번호를 눌렀다.
감격스럽게도, 신호가 가고 4년만에 순희의 목소리가 들렸다.
-여보세요-_-?
"순희야!!!!"
-...누구세요?
"나 모르겠어?? 나 나현이야, 은나현!!"
-.......................아아, 나현이?!
어우야, 가스나 오랜만이다 > 0 < !!
그동안 잘 지냈어??
"나야 잘 지냈지.. ㅠ_ㅠ 넌 잘 지냈구?!"
-나야 못 지낼거 뭐 있어?
아...아니다-_-......... 안 좋은 일 좀 있었다!
아라한 그 지져먹을 뇬 때문에 ㅡ.ㅡ^
"라한이? 왜 ㅇ_ㅇ?"
-선준이 새끼랑 헤어진후에 빌빌거리는 꼴 보기싫어서
킹카랑 소개팅 시켜주려고 보냈는데=_=^
글쎄 그 남자새끼가 가지도 약속을 어겨서
불똥이 다 내한테 튀겼다 아이가-_-^
"헤에.. 라한이 걔 남자에 관심 없었잖아??
-말도 마라카이, 한선준 그 새끼 만나고 남자에 맛을 들였다카이-_-^
나현은 4년만에 통화하는 순희와의 수다삼매경에 빠져들었다.
본래 목적도 잊은채-_-.
원래 중학교때 나현과 순희와 라한은 3명이서 늘 몰려다녔었다.
한참을 떠들다 점점 말할거리가 궁핍해져 갈때쯤이야
나현은 자신이 순희에게 전화를 건 목적을 생각해냈다.
"근데 순희야!! 너 기유원이란 사람 알아?"
-기유원? 아아, 그 멍~하고 피곤하게 생긴 새끼말이제-_-?
"그래그래! 알고있구나?"
-와 모르노, 천화고교에서 얼마나 유명했는디-_-..
허구헌날 한선준이랑 아라한 커플한테 끌려다녔지.
한선준 그 자식은 기유원 얼마나 아니꼬워 했던지...
그 놈 때깔 끝내준다 아이가, 그래서 찍은 년들 좀 많았나?
근데 한선준 그 새끼 보복이 두려워서 다들 보기만하고..
완죤 그림의 떡이었지, 떡. 백마 탄 환자 아니가-_-
백마 탄 왕자..
(순희는 백마 탄 환자라고 했다-_-;;)
나현은 유원의 그런 모습을 상상하며 황홀감에 빠져들었다.
선준이란 사람때문에 아무도 다가서지 못했다는 얘기는
귀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비명을 질러대는 수많은 아녀자들 사이에서
왕자처럼 당당한 모습으로 워킹-_-하는
유원의 모습이 상상될 뿐.
게다가 교...교.. 교복.............+_+!!!!!!!!
-야! 은나현-_- 와 카노? 말 안 하나? 전화하다 디졌나?
"아...아냐아냐...-_-* 그냥 좀 코피가... 켈룩."
-...이 가시나 또 남자밝힘증 도졌구마이-_-
그나저나 기유원놈은 와 찾노?
같은 K대니 어쩌다 알게됐을거고...
"으응, 혹시 너 유원이 집 주소 알아?"
-그건 또 와?
"^^;; 그런게 좀 있어..."
-졸업앨범 뒤에 다 나와있지 싶은데........
잠깐만 기다리봐라, 내 다시 전화하마.
-뚝
아마 순희도 중학교때 수첩을 아직 갖고있는 모양이었다.
전화가 끊어지자 나현은 냉큼 화장대앞에 앉았다.
유원의 주소를 알아내어 방문하게 된다면,
대충 차려서 유원과 마주할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내친김에 샤워까지 하고 정성껏 브러시 한 후
로맨틱하고 하늘하늘한 연두빛 원피스를 차려입은 나현은,
다시 화장대앞에 걸터앉아 메이크업을 시작했다.
오늘의 모토는 투명 메이크업,
로맨틱하고 소녀스러운-_- 원피스에 붉은 립스틱과
떡칠화장은 도저히 매치가 안 된다. 징그러울 지경이다.
옅게 화장을 하고 립글로즈를 바라는 것으로 화장을 끝내고,
나현은 향수를 쭉 둘러보았다.
유독 향수에 정이 많은 나현은 향수수집가라고
별명이 붙여질만큼 학창시절부터 여러 종류의
향수를 수집하는 걸 좋아했다.
그리고 성인이 된 지금도 예외는 아니다-_-
쟈스민이나 라벤더부터 페로몬[!!!!!!]까지.. 없는 게 없다.
"읏흠.. 뭐가 좋을까."
-_- 너무 많아도 고르는데 고역이다.
시간은 많으므로 여유롭게 하나하나 흝어보던 나현은,
민트향수 앞에서 눈이 멈췄다.
"그래, 이거! 비혁이가 그 때 향기좋다고 했던ㅡ"
혼자서 재잘거리며 향수병에 손을 뻗던 나현은,
자기도 모르게 입에서 튀어나온
'비혁'이란 이름에
왠지 찜찜해져옴을 느꼈다.
그리고 라한이 늘 비혁이 불쌍하다며,
거의 노래-_-를 하던것도 생각났다.
요즘들어 잊고있었던.. 비혁의 이름..............
그러고보면 유원보다 비혁을 더 오래 보지못했는데,
비혁의 이름은 기억도 나지않았다.
유원만 찾을 뿐이었다.
"...순희 얘는 전화하겠다더니 왜 전화도 안 와!!"
만약 캔디가 바로 옆에 있었다면 늘 그랬듯
벽에 던져버렸을 것이다-_-
(캔디가 개구리 아닌 고양이라는것은 신의 축복이요 은혜였다-_-;;)
나현이 다시 전화를 걸자,
순희는 나현을 아주 반기는 목소리였다.
-나현아!!!!!!
"-_-+ 전화하겠다더니 왜 전화를 안 해?"
-중학교때 수첩 일갔는데 그걸 까먹고 끊어버렸다 아이가..ㅠ_ㅠ
".......성격 한 번 멋지구나.
그래, 유원이 집 주소 찾았어?"
-찾아놓고 전화 못 해서 발 동동 구르고 있었다!
그럼 부른데이, 선겸 4동...
순희가 불러준 주소를 다 받아적고 수차례 확인한후 전화를 끊은 나현은,
끝끝내 민트향수 바로 옆에 있던 라벤더향수를 칙ㅡ 뿌린 후
아끼던 하얀색 샤넬핸드백을 끼고 거실로 나왔다.
"흐음, 흐음, 선겸동이면..
..세상에-0- 그 유명한 부자동네 아냐?!
유원이 그렇게 안 보였는데 잘 살았구나...
.....클클클클클 +_+.."
나현의 눈이 기분나쁘게 섬광을 발휘했다.
멍하고 피곤하게 행동하는게 문제긴 하다만-_-
잘 생긴데다 공부도 꽤 되고 키 크고 성격... ...흠흠, 일단 부자동네에 살지않는가-_-;;
어쨌던간에 갖출 건 다 갖춘 이 시대의 킹카였다.
내가 남자보는 눈은 뛰어나다니까...♡
나현은 두근거리는 마음을 다잡았다.
방금 전까지 가슴속에 무겁게 짓눌렸던 민트 향수와 비혁의 추억따위
저 창공으로 증발해버린지 오래.. 조금 다른 의미로
여자란 갈대라지 않는가-_-;
"그럼 유원이... 내.가 간.다 > _ < !!"
힘차게 외치며 문을 벌컥 열었지만ㅡ
-쏴아아아아아아........
"-_-... 하핫."
어두컴컴한 세상속에서 빗소리만 요란하게 울려퍼지고 있었다.
왠지 모를 허무함에 핫핫거리며 우산을 가만히 집어든 나현.
..뭐 어때. 이로써 유원이 집에 있을거라는건 확실해 졌으니까-_-;
허리짚고 다니면서까지 놀 그런 인간이 아니다. 기유원이란 인간은.
나현은 왠지 모르게 찜찜한 기분을 뒤로 하고 거리로 나섰다.
.
.
.
"(=ㅂ=)....................................................................................."
나현은 벌어진 입을 다물줄을 몰랐다.
어째어째해서 쪽지에 씌여진대로 오긴했으나-_-...
..........무언가, 청와대가 생각나는 이 으리으리한 저택은-_-;;;..
그, 미국영화속에서나 보던. 그런 꿈 같은 집...-0-
(물론 『꽃보다 남자』 츠카사군의 대저택엔 못 미치니 바라지도 말지어다=_=!!)
"하...하핫... 아, 아니겠지..ㅠ_ㅠ?
그래그래 설마... 설마 유원이가 여기 살까...?
보통 부잣집 도령이면 싸가지없고 거만한 일진이어야 말이 되는데-_-...
아, 아니지. 내가 지금 소설을 쓰고있어=_=!!!
..........
.......다시 찾아보는게 낫겠다-_-.;;........"
선겸동. 부자동네인만큼 집들은 으리으리하고,
행인들도 보이지 않는다.
아.. 간혹 보이는 사람들은 보석으로 치장한 아줌마들.
꼭 다 요크셔테리어나 푸들을 끼고있다-_-.
이런 곳에서 어찌 따스한 인심을 바랄 수 있으랴.
그래서 나현은 아무에게도 묻지도 못하고
우산을 쓰고 비를 열심히 피해다니며-_-
정신없이 선겸동을 돌아다녔다.
하도 비가 와대서 해가 진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7시를 가리키는 시각을 보니 이미 저녁 무렵이었다.
"어떡하지...ㅠ_ㅠ"
...졸지에 길까지 잃어버렸다-_-;
이런 부자동네 골목까지 택시가 지나다닐리는 만무.
쩔쩔 매던 나현은 결국 죽어라 걷기 시작했고
그리하야 도달한 곳이..
...필연인지 뭐신지-_-
제일 처음 도착했던,
이 으리으리한 동네에서 가장 으리으리한듯한 그 집이었다.
...믿기 싫지만 아무리 봐도 쪽지의 주소와 일치했다.
결국 나현은 마음을 다잡은 모양이었다.
'그...그래-_-;;...
부잣집 도령님도 멍할 수 있고 몸이 약할 수 있는거야.
그래. 병약한 부잣집 도련님.
얼마나 소설같은 스토리야?
일반적(..)으로 다 그런거야. 너무 동요하지 말자구..'
그러면서도 어찌 손은 덜덜 떨고있는지.
인터폰마저도 빛나보였다-_-;
조심스럽게 버튼을 지그시 누른 나현.
일반버스의 하차벨 버튼처럼,
눌리는 감촉이 끝내줬....-_-)乃
아, 이게 아니지-_-;;
어쨌던간에 노이지는 전혀 섞이지않은
깨끗한 음성이 응답해왔다.
-네, 손 회장님 댁입니다. 누구신지요?
"저...전 은나현이라고 하는데요...=_=;;"
-죄송합니다만 신상을 밝혀주세요.
어느분을 뵈러오셨는지?
"혹시 여기..
...기유원이란 사람, 사나요?"
-........
응답이 없다.
아아.. 역시 허탕 친 건가.
얼굴을 맞대지 않아도 이렇게 떨리다니..
포기하고 돌아서려는 나현의 귀에
뜻밖의 응답이 돌아왔다.
-...지금은 여기 없습니다.
"그...그럼!! 여기 진짜 유원이네 집 맞나요?!!"
-................아가씨, 목요일 오전에 시간 나면 다시 찾아와주세요.
지금은 말씀드리기가 곤란해서.
그럼 이만...........
목요일 오전에 찾아오라는 무책임한 말과 함께-_-
나긋나긋한 중년여성의 목소리는 끊어져 버렸다.
나현은 망연자실하여 그 자리에서 움직일줄을 몰랐다.
사정이야 어쨌든..
결국 유원이 이 집에 사는건 부정하지 않았지 않은가-_-?;;
그 자리를 떠나지 못하고 한참이나 가만히 서서 웅얼거리던 나현은,
문득 자신이 선 대문 앞에 검은 벤츠가 선것을 확인했다.
검은 양복을 입은 남자가 나오더니,
뒷좌석 문을 열고 나온 소년에게 우산을 씌어주었다.
소년의 저 거만한 태도와 엘레강스-_-한 차림새로 보건데
필시... 부잣집 도령님이겠지.
팔에 기브스한건 영 뽀대가 살아나질 않지만-_-..
하지만.. 귀...귀엽다...-_-;;
나현의 꽃미남 밝힘증은 나이를 막론하는 가보다.
하지만 소년은 나현에게 다가와서 나현을 똑바로 올려다보며 말했다.
"아줌마 누구야-_-?"
"...........=_=..........."
아...아...아줌마..............!!
원래 20대의 여성, 아니 10대 여성 모두.
아줌마란 소리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마련이고 나현 역시 그랬다.
하지만 나현은 함부로 손이 올라가거나 하는 막나가는 타입이 아니었다.
다만 늘 미소 띈 귀염성있는 얼굴이 살~짝 굳어질 뿐-_-..
하지만 애써 미소를 지어보이려 애쓰는 나현의 볼따구가
마구 경련을 일으키고 있었다-_-;
"바...방금 뭐라구............."
"-_-........ 박기사, 이 여자 간질이라고 있는 거 아냐?"
"잘 모르겠습니다 도련님. 돌려보낼까요?"
"돌려보내=_="
거만한 폼으로 지시하곤 유유히 몸을 돌리는 통칭 도.련.님-_-...
참 뼛 속 깊이 재수도 드럽게 없다-_-;;
여전히 ...간질-_-;;을 일으키는 나현을
박기사라 불리는 검은 양복의 사나이가 조용히 밀어냈다.
하지만 나현은 그 도련님이 방금전까지만 해도
자신이 서 있던 대문을 밀고들어가는 것을 보자
저 도련님에게서 무언의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저기, 도련님!! 물어볼게 있어!!"
"-_- 박기사, 저 여자 돌려보내라니까"
"아가씨.. 여기서 이러지말고 얼른 가요.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자, 잠깐만요-0-!!
있잖아 도련님! 너 혹시 기유원이란 사람 알아?!!!!!!!!!
내가 알기론 여기서 사는 것 같은데...!"
-.............................
-쏴아아아아..................
순식간에 싸ㅡ해진 공기.
나현은 영문을 몰라 어리둥절해 했다.
박기사의 얼굴이 경계심으로 굳어졌다.
도련님은 박기사의 귀에 뭐라고 속닥거렸고,
박기사의 얼굴은 사색이 되었으나.........
엄지와 검지로 동그라미-_-를 만들어보이는 도련님에게
함.박.웃.음-_-;;을 지어보이더만
굽신거리며 나현과 도련님을 벤츠에 태우고
어디론가 차를 몰았다.
"저기 도련님... 어, 어디 가는 거야-_-?;;"
"이런데선 얘기하기 곤란하니까 어디 조용한데라도 가야지-_-"
"=_=;; 그러니까 무슨 얘기를..."
"기유원"
-_-.. 애새끼주제에 꽤나 묵직한 목소리였다.
도련님은 나현을 돌아보았다.
"그 단어 말야, 우리집안에선 금기어야"
"-_-..............단...어?"
사람 이름을 단어라고 칭하는 인간은 또 처음 본다.
부잣집 사람들은 다 이런가..?
부잣집 사람들은 정도 눈물도 피도 없다더니 정말인가 보네.
나현의 얼굴에 놀라움이 번졌다.
"어쨌던간에 천천히 얘기하자.
박기사! 사모님한테는 오늘 학원 수업이 늦어졌다고 적당히 둘러대!"
"알겠습니다 도련님!!"
"사모님이라니-_-?..."
"우리 엄마=_="
"-_- 근데 왜 엄마라고 안 불러?"
"우리 엄만 사모님이라고 불리는걸 좋아해.
누구한테서든지.
아... 파파만 엄마를 여보라고 불러."
"...특이한 집안이구나"
"근데 너 아까부터 반말이다-_-?"
........울컥-_-.
나중에 커서 싸가지 일진이 되는 쪽은..
유원이 아닌 이 부잣집 도령이란 생각이 드는 나현-_-;;
엄마 젖이나 빨아먹을듯한 나이로 보이는데-_-
직접적인 은어는 구사하지 않으면서
심사 비틀리게 툭툭 함부로 말해대는걸 보니.
일단 심성 고운 녀석은 아님이 틀림없다=_=.
벤츠는 척 보기에도 비싸보이는 카페에 멈췄다.
서민인 나현은 쭈뼛거리는게 정상이겠지만-_-
나현은 워낙 화려하고 럭셔리한걸 좋아하는 터라=_=
오히려 신나하면서 당당하게 카페안으로 들어섰다.
도련님은 박기사에게 뭐라고 일러두곤
뒤늦게 카페로 올라섰다.
"손님, 주문하시지요"
"아! 전 레모네이드...ㅇ_ㅇ"
"-_-^ 시끄러, 카푸치노 두 잔 주세요."
"네^-^"
방정맞게 레모네이드를 외치려드는 나현을 살짝 째리고
도련님은 멋대로 카푸치노 두 잔을 주문했다.
나현이 '왜 네 멋대로 시켜-_-+'라는 눈빛으로 도련님을 째렸지만..
고작해야 초딩일 녀석을 상대로 무슨 말을 하겠는가.
비위는 상하지만 나현은 입을 다물었다.
"너 이름이 뭐야-_-? 몇 살?"
"난 은나현이고 20살이야 ^-^ 넌?"
"말 안 높여-_-?"
"-_-^..........
네이네이, 도련님.. 성함과 연세가 어떻게 되시는지요."
"-_-;; 그러지마... 꼭 내가 노인네같잖아..."
"=_= 말 높이라며?"
"됐어.. 그냥 낮추는게 낫겠다-_-^"
"-_- 너 재밌는 애다?"
나현과 도련님은 의외로 죽이 잘 맞았다.
도련님의 성함-_-은 손.소.천.
12살 초등학교 5학년이랩신다..
카푸치노가 도착하고 나현은 유원의 일은 조금 미뤄놓은채
소천과 이것저것 대화를 나눴다.
부잣집 도련님인데 의외로 거리낌 없었다.
...싸가지없는 말투만 빼면-_-
"근데, 너 그 팔은 왜 그랬어?"
"아........ 이거-_-*..."
나현이 소천의 기브스한 팔을 가리키며 묻자,
별안간 소천의 얼굴이 빨개졌다.
버벅대던 소천은 '흥!! 알 것 없잖아!!'라고 새침하게 말하곤 외면해버렸다.
뭐야 이 녀석-_-...싶으면서도, 나현은 점점 이 자리가
조금씩 질려가기 시작했다.
얼른 유원의 얘기나 들어야 겠다고 생각했다.
"이제 본론으로 넘어가자..
기.유.원...
그게 너희 집에서 금기단어라니...?"
"아아-_-... 그거.............."
"나한테.. 말해 줄 수 있니?"
"................"
소천이 창밖으로 고개를 돌렸다.
여전히 후두둑 후두둑 비가 떨어지는것이..
꽤나 장황한 풍경을 이루고 있었다.
소천의 입이 떨어질때까지
나현은 참을성 있게 기다렸다.
그리고 초딩 5년의 입이 드디어 떨어졌다.
"기유원은 말이지........"
"ㅇ_ㅇ..........."
"...........귀 대 봐-_-"
"으응..."
그렇게 은밀한 비밀인가?
남들에게 알려져선 안될만큼?
괜시리 나현까지 긴장되었다.
나현이 귀를 가져다대자 소천이 나현의 귓가에 조용히 속삭였다.
"몰..........라.........."
"=_=........................"
"-_-........................"
".............지금 장난하니?"
"몰라. 진짜 몰라. 그냥 금기어라는것만 눈치로 대충 알고있을 뿐이야-_-
우리 집 유모랑 관계된것 같기도 하구...
아라누나는 알고있는 것 같지만 지금 유학 가 있단말야-_-^"
"아라누나-_-?..."
"우리 누난데, 딥따 이뻐 > _ < !!"
"...................그런건 됐고, 일단 넌 모른단 말이지?
그럼 왜 굳이 여기까지 온 거야-_-^.........?"
나현은 꿈틀거리는 관자놀이를 애써 짓눌렀다.
소천이 또 헛소리를 지껄인다면,
가차 없이 콧구멍에 빨대를 쑤쎠줄 심산이었다-_-;;
".............집은 싫은걸"
"뭐-_-?"
"집에 들어가면... 숨 막혀...
터무니없이 넓기만 하고.
사모님은 웃지도 않고,
파파는 보기도 힘들어...
가끔씩 봐두 말도 안 해.
아라누나가 있을땐 견딜만했는데.
근데, 이젠......."
"..."
"아, 하지만 유모는 자상해.
우리집은 맨날 스테이크같은거만 먹어서 질려.
근데 유모는 자기 아들한테 보낸다구
김치도 담그고 한식을 많이 만들어-_-
그 때 사모님 몰래 나한테도 준다?
양식보다 한식이 훨씬 맛있어!!"
".........하아..."
-_- 저렇게 진지한 얼굴로 말하는데 가련해서 원...
저런 아이의 콧구멍에 빨대를 쑤씨고 싶진 않았다-_-;;
나현은 두 어깻죽지에 힘이 쭉 빠지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난 친구도 없어-_- 내가 너무 위대해서 애들이 감히 친해질 엄두를 못 내.
그래서 집에 늦게 들어가고 싶어도 혼자서 놀것도 없고..."
"-_- 저기 있지 소천아. 내가 보기엔 네 그 성격때문에 친구가 없는것 같은데...=_=;;"
"-_-+ 내 성격이 어때서?!!"
-_-... 깨닫지 못하고 있나보다. 허 참.....
"아니.. 됐어...
그럼 그저 날 구실거리로 도망온것 뿐이다, 이거지-_-?"
"응. 미안-_-"
"됐어... 후우... 결국 유원이네 집은ㅡ
.......어딘지도 모르겠네-_ㅠ.......
일단 너희 집은 유원이네 집이 아니라는게 확실하고."
나현이 울상을 지으며 궁시렁대자,
소천은 얼굴 가득 궁금증을 담았다.
"근데 그 유원이란 단어, 사람 이름이었어 ㅇ_ㅇ?"
"그것도 몰랐니-_-?..."
"헤에.. 아는 사람?"
"응!! 정말 멋져^^!! 키도 크고, 피부 하얗고, 눈은 반쯤 풀렸는데
이목구비는 어찌 그리 다정한지..
목소리도 정말 옥구슬 같다니까, 아유... 사랑스러워라 > _ < ♡
너무너무 좋아!!
요즘 계속 유원이 생각만 난다니까?"
"-_-;;; 완전 뻑 갔군...남자친구인거야?"
"으응?!!! 남자친구라니!! 어머어머 벌써 그런..................
...............아."
또 다시 비혁의 얼굴이 스친다.
별안간 침울해지며 조용해진 나현의 눈치를 살피며
소천은 이상하다는 듯 물었다.
"왜 그래-_-?"
".........나... 남자친구 따로 있어.........."
"-_- 그 기유원이란 남자 외에?"
"응-_-..."
"하지만 방금전까지 기유원이란 사람이 좋다며?"
아직 어린 아이에게 좋으면 무조건 애인이라는
공식이 자연스럽게 성립되는 모양이다.
나현은 그런 소천이 부러웠다.
물론 그건 만인의 공통된...
방정식이랄것도 없는 지극히 단순한 공식이었으나.
어른들은 자주 그 공식을 망각한다.
물론 비혁이 싫다는건 아니지만..
나현 자기 자신조차 지금 자기가
왜 이렇게 방황하고 있는지 의문이었다.
좋으면 좋다, 싫으면 싫다.
깨끗하게 경계선을 그어야 할 텐데.
"응... 유원이... 난.. 유원이 좋아해..."
"-_-;; 그럼 그 남자친구는?"
"좋아해. 비혁이도... 무지하게"
"........너 나쁜 여자네"
"-_-..........."
라한에게서야 귀에 딱지가 않도록 들어온 말이지만
설마 초딩에게조차 이런 말을 들어야 할줄이야.
나현은 자기 신세가 묘하게 초라했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원래 다 그리 사는 법이거늘-_-;;
(도대체 뭐가?)
"그래~ 나 나쁜 애야 ㅠ_ㅠ!! 깨우쳐줘서 눈물나게 고맙다.. 흥..ㅠ_ㅠ!!"
"-_- 카푸치노 먹고 취했어?"
"-_-^........몰라, 난 이제 갈래.
가서 수첩 더 뒤져볼거야 -_ㅠ!!
유원이의 행방이라도 알아봐야 한다구...
흥, 유원이 핸드폰은 아예 꺼놓고."
투덜대며 몸을 일으키는 나현.
"뭐...뭐야! 가게?"
"-_-^ 그래 갈 거야. 너 잘 먹구 잘 살아라!"
새침하게 말하고서 발걸음을 옮기는 나현.
-_- 초딩 상대로 삐쳤는가보다.
하지만...
소천이 나현의 옷깃을 잡는 바람에
나현은 본의 아니게 걸음을 멈춰야했다.
"-_-? 왜 그러니?"
"........마..."
"응?"
"가지 마-_-^"
"=_=..."
"말했잖아. 집에 들어가기 싫다구. 나랑 놀아-_-^"
"-_-;; 있지. 벌써 8시거든?"
"10시까지만 놀아줘"
"그럼 2시간동안 여기 앉아있으라구-_-?
나 저녁도 못 먹었단 말야.."
".......................하아."
소천은 어쩔 수 없이 한숨을 쉬더니
나직하게 말했다.
"최고급 레스토랑, 풀코스로. 쏠께-_-^
그러니까 10시까지 나랑 놀아줄거지?"
"+_+...................."
나현의 눈이 반짝거렸다-_-;;
하지만 그걸로는 아직 멀었다는 듯 콧방귀 뀌는 나현.
사실 지금 심장은 벌렁거리지만-_-
그래도 체면 차리는 척은 해보고 싶은가보다.
"흐...흥!! 어림도 없어!!-^-!! 내가 그런거에 움직일것 같아?!!"
"-_- 그럼 뭐? 바다라도 데려가줘?"
"-_-...그건 시간이 안 되겠네.
이거 하나만 추가해주라."
"말해봐"
거만한 폼의 소천에게
나현은 얄궂은 미소를 지어보였다.
"지금 이 순간부터... 나 누나라고 불러라??"
카페 게시글
하이틴 로맨스소설
[ 장편 ]
※비오는날, 고양이와 고양이를 주웠다※ _74
비로
추천 0
조회 100
04.09.17 23:12
댓글 12
북마크
번역하기
공유하기
기능 더보기
다음검색
첫댓글 ...대략 12살과 20살의 러브스토리가 나오면 낭패[쿨럭]
허헉;; 12살과 20살-0-;;; 근데 나현은 진짜 누굴 좋하고있는거에요 ㅠㅠ 그냥 비혁이 택하지 ㅠ0ㅠ 비혁이 버리면 불쌍하잖아용 ㅠㅠㅠ
소천이 -_- 아시[맞나 아니면 대략 민망 -_-;;] 랑 만낫을때랑 완전히 다른걸 _--
09))사실... 누군가를 선택한다는게 어찌 그리 어려운지[펑], 저도 두 인간 사이에서 갈팡질팡한적이 많아서-_-;;;[와장창...!!]... 생각보다 어려워요오오;;;[-_-;....] 꼬이고 꼬이다 결국은 결판이 나겠죠. 언제나 감사드려요~ > 0 < //
칸나))아시가 아니라 유시일거야.. 으흐흣+_+a 유시는 아무래도 음흉-_-?한 분위기가 풍겼지만 나현이같은 경우엔 무지하게 만만해 보일테니-_-.. 뭐 유시한테도 처음엔 개겼으니까~~ (그러다 결국 존대-_-;;) 원래 세상은 가식으로 살아가는거야+_+!![와장창]
소천이도 참-_- 근데 왜 금지단어 인가요? 참-_- 웃겨 부잣집들은 하나 같이 다 ( -ㅅ-)정말 웃겨!!
재중이는내남자))이제부터 조금씩 그걸 밝힐거에요.. 으흐흣, 이거 더 꼬여버릴듯 ㅠ_ㅠ[펑] 도대체 어떤식으로 해야 매끄럽게 진행이 될지 고민중이라는..;;
나는))모두 다 불쌍해요오오오오오오 [두다다-_-;;] 소천이는 초딩이랍니다, 초딩+ㅁ+!! 어쩔수가 없..[펑]
소천이도 재밌음; 유원이 부자였구나아아아-0- 유시한테 잡혀가서 팔 부러진건가?-_-;
네지))그렇지...[먼 산] 얕보면 안 될 인물이야-_-[와장창] 그나저나 부자인게 정작 유원이일지.. 차근차근 밝혀지겠지 > _ < [와장창]
정......정말로 ㅇ_ㅇ............................ 12살과 20살의 러브러브 모드는 절대 안되욧 +_+!!! 유원이 그거 잖아요 뭐더라 ,,, 그 어떤여자 아들인데 모모 아라랑 소천이의 생모랑 다른 여자인데,,ㅇ_ㅇ음음,,, 그 다른여자랑 그그 아라랑 소천이 그리고 유원이 아빠사이에서 나와서 ㅇ_ㅇ 나중에 독립 시켰다고.
깐따비아))..............[후우, 이해완료][와장창-_-;;] 네, 유원이는 가정사가 좀 복잡하답니다-0-;; 하지만 그런건 모두 유원이 번외에서 차근차근 밝혀질 예정이니 많이 봐주세요+ㅁ+[반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