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ST OF THE BEST 10
편견과 독단으로 선정한 10벌의 베스트 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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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SONGZIO
가을·겨울 저녁, 자연의 모습을 재해석했다. 그중에서도 이 룩은 가장 모던하며 송지오만의 감성적인 접근을 극대화하여 과하지도 덜하지도 않은 딱 적절한 지점에 있다. 특히 웨스턴 스카우트 모자와 차이나 칼라의 셔츠는 동서양을 오가는 오늘의 송지오를 고스란히 보여줬다. 가죽 셔츠는 대담하며 전체적인 실루엣은 아름답다.
2 HEICH ES HEICH
영화 <가타카(Gattaca)> (1997)에서 영감을 받아 젠더를 오가는 자, 부적격 재단을 테마로 했다. 콘셉트는 쉽지 않지만 이 룩은 쿨하다. 예상하지 못한, 그것도 한상혁이 반짝이고 펑키하기까지 한 이너웨어를 정중한 슈트 안에 더한 것은 그 자체로 흥미롭다. 즐겁고 창조적인 파격이다.
3 PUSHBUTTON
박승건의 열 번째 컬렉션은 자신을 뒤돌아보는 ‘리프레시’란 테마로 펼쳐졌다. 스트라이프 티셔츠와 청바지라는 기본적인 공식에 복고적인 감성의 손맛을 입혔다. 과하게 걷은 바지가 만든 헴라인과 늘어뜨린 벨트, 물감을 프린팅한 티셔츠와 높은 굽의 클리퍼 신발까지…. 컬렉션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스타일링이란 사실을 그는 잊지 않았다.
4 ORDINARY PEOPLE
1965년 이브 생 로랑은 몬드리안의 작품을 드레스에 그려 넣었다. 장형철은 이것을 다시 재해석하여 남성 코트로 환생시켰다. 이것을 좋은 오마주로 꼽은 이유는 완성도와 스타일링에서 장형철의 색깔이 묻어났기 때문이다. 따라서 결코 지루하지 않다. 심지어 파리 컬렉션에서 이 코트를 입고 다닐 수 있었으면 좋겠다.
5 KIMSEORYOUNG
이번 컬렉션의 테마는 ‘살아 있는 내면’이었다. 김서룡은 늘 몇 가지 아이템만으로도 차분하지만 충분히 멋있는 컬렉션을 완성해낸다. 특히 이 룩은 그가 즐겨 쓰는 베레와 헤링본 소재의 슈트, 뾰족한 첼시 구두를 같은 계열의 색으로 연결해 눈을 깜박일 틈도 없게 만들었다. 빈틈없는 실루엣은 두말하면 잔소리다.
6 CARUSO
‘크리스마스이브의 설레는 밤’을 테마로 한 컬렉션. 따뜻하다 못해 경건하기까지 한 색의 향연이 펼쳐졌다. 드라마틱한 요소를 더하기 위해 모델은 모두 금빛 가발을 착용했다. 이 룩은 살색과 남색이 조화를 이룬 터틀넥에 낙낙한 바지의 피트가 돋보이는 더블브레스트 턱시도 슈트를 착용, 군더더기 없는 실루엣을 만들어냈다. ‘트렌디하다’는 이럴 때 쓰는 말이다.
7 MUNSOO KWON
‘잠 못 드는 밤, 한 번쯤 양을 세본 기억이 있는가?’란 질문에서 시작한 컬렉션. 잠옷을 입은 포근한 힙스터들을 무대로 소환했다. 이 룩은 테마에 부합하면서도 로열 블루 컬러의 벨벳 소재 스웨트셔츠와 바지를 내세워 달콤한 반란을 시도했다. 칼라에 따뜻한 소재를 덧댄 길게 늘어뜨린 화이트 셔츠와의 매치도 요즘 젊은 남자들이 가장 좋아하는 스포티한 놈코어 룩의 정석이다.
8 87MM
‘따분하고 멍청한’이란 뜻이 있지만 뭔가 더 있을 것 같은 호기심을 주는 너드족을 모티브로 했다. 쇼 중간에 등장한 핑크색 옷들이 뻔한 너드족이었다면 하운즈투스 체크 패턴의 재킷이 돋보이는 이 이브닝 룩은 보다 비범한 너드다. 많이 본 듯한 연출이지만 또 막상 제대로 입기 힘든 테디 보이(1950년대 런던에 등장한 에드워디언 룩을 즐겨 입던 젊은이)의 진수를 보여줬다.
9 STEVE J & YONI P
실험실에서 영감을 얻은 컬렉션. 쇼 전체에 등장하는 남성복은 몇 벌 안 되지만 이번 컬렉션은 보다 강도 높은 시도를 많이 했다. 테일러드 셔츠의 양쪽 어깨를 뜯은 이 룩은 전체를 화이트 룩으로 통일해 입기에 부담 없으면서도 과감한 시도가 돋보인다. 타인의 시선 따위는 개의치 않는 괴짜지만 갤러리아 백화점을 드나들기에도 충분하다.
10 MOOHONG
‘병렬(Juxtaposition)’을 테마로 했다. 캐시미어를 비롯한 다양한 소재의 아이템들은 돋보였으나 아이템의 배치나 순서, 스타일링은 개선의 여지가 필요하다. 그래도 우리가 그의 컬렉션에 등장한 이 마지막 룩을 선정한 이유는 컨템퍼러리를 배제한 실험성을 선보인 몇 안 되는 디자이너이기 때문이다. 또한 볼륨감 넘치는 이 룩을 통해 보다 나아진 다음의 그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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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난 줘도 못입음...ㅠㅠ
ㅎ멋지네요! 저희도 얼른 데뷔해야하는데ㅎ
ㅎㅎ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