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이 살던 시절에 민물매운탕은 천렵해서 직접 끓여 먹을 수 있는 서민음식이었다. 하지만 식당에서 사먹는 매운탕은 메기 외에는 양식이 잘 되지 않고 잡는 것도 녹록치 않아 결코 싸지 않은 것 같다.
내가 자주 가는 집 중에 하나가 천안 목골저수지 옆에 있는 목골민물탕집이다. 오늘도 그 집을 찾았다. 추색으로 물드는 가을 그 저수지에는 가뭄의 깊이가 맨 살로 드러나 있었다. 참게메기탕 중간사이즈가 4만원이었다. 참게와 민물새우, 메기가 들어가서 우러져 내는 맛은 정말 일품이었다.
식당을 나왔을 때 일행중 한 명이 뜬금없이 오늘 병천 5일장이 열린다는 말을 꺼냈다. 나는 못내 해묵은 장돌뱅이 기억같은 5일장이 그리워져서 발걸음을 그 곳으로 돌렸다.
장에는 좌판을 깔아 난장을 펼치고 있었다. 석류와 살구나무 묘목 파는 곳을 지나서 장 안으로 들어가자 갓 튀겨낸 어묵집도 있었다. 시식을했다. 제법 고소했다.
좀더 지나자 국밥집이 나왔다. 가맡솥에는 선지국이 보글보글 끓어 손님을 모으고 있었다. 이미 몇은 게슴츠레 취해 소주병을 기울이고 있었다.
가축을 파는 곳도 있었다. 병아리와 오골계 중계는 6천원이었고 성계는 2만5천원이었다. 그 옆에는 거래가 염소가 발을 묶인채 끌려가기 싫다는 듯 '음메메'하면서 울고 있었다.
*병아리 판매 하는 곳에서
살아가는 일이 힘들고 고달플 때는 새벽시장에 가라는 말이 있다. 정말 그런 것 같다. 새벽시장에 가서 새벽을 깨우는 사람들을 바라보면 좀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삶의 이미지가 용솟음치고는 한다.
다음 주 수요일에 5일장이 열리면 그때는 장 구경하고 그 유명한 병천순대국밥 한 그릇 말끔하게 비워야 되겠다.
첫댓글 사람냄새를 맡으려면
5일장에 다녀오셨군요...
정겨운 풍경입니다..,,
훈훈한 글 감사합니다^^
시골 5일장을 아직 한번도 못가봤어요.
벼르고 또 벼르기만하고 매번 놓쳐버립니다.
이번 연주회 끝나면 좀 자유스럽게 5일장도구경하고
붕어빵도 사먹고, 순대국도 한번 먹어보고 싶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