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칠레의 시작 즈음
실망을 안겨주지 않는 작가 이사벨 아옌데의 소설을 읽었단다.
몇 달 전에 읽은 <영혼의 집>과 앞으로 읽을 계획이 있는 <세피아빛 초상>과 함께
3부작으로 부르는 <운명의 딸>을 읽었단다.
<운명의 딸>은 2권으로 출간되었으며,
오늘은 1권을 먼저 이야기해줄게.
아빠가 지금까지 읽은 이사벨 아옌데의 책들은 모두
그의 조국 칠레의 역사를 담고 있는데,
이번에 읽은 <운명의 딸>은 그 전에 읽은 책들보다
좀 더 먼 칠레의 역사를 이야기를 주고 있단다.
유럽에서 아메리카 대륙을 처음으로 발견하게 되고,
많은 사람들이 아메리카 대륙으로 건너와 정착을 하고 나서 얼마 안 되었을 때의 이야기.
칠레도 마찬가지로 유럽에서 많은 사람들이 건너와 정착을 했고,
그 중에 무역항인 발파라이소라는 곳에 사람들이 정착했는데
그 곳에서 소설의 이야기는 시작된단다.
그리고 북아메리카의 서부 지역에 골드 러쉬로 사람들이 몰려들게 되는데,
칠레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도 북아메리카 서부 지역의 금광 소식이 전해지면서
캘리포니아로 가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하는구나.
그래서 캘리포니아도 이 소설의 주요 무대가 된단다.
자, 그럼 이야기를 시작해볼게.
1. 소머스 패밀리
주인공 엘리사는 갓난아기였을 때 버려졌는데,
소머스 집안에서 자라나게 된단다.
소머스 집안에는 삼남매가 살고 있었는데
그들은 영국 출신으로 1830년 말경 칠레 발파라이소에 와서 정착을 했단다.
첫째 제레미 소머스는 칠레에서 사업을 하고 있었고,
둘째 존 소머스는 선장으로 일했어.
주로 배를 탔지만, 가끔씩 발파라이소의 있는 집에 왔단다.
그리소 셋째는 로즈 소머스였어.
먼저 영국에 살던 로즈의 식구들이 칠레로 오겐 된 사연을 이야기해줄게.
로즈의 아버지는 부자였는데 책 사 모으는데 정신이 팔려 재산을 탕진할 정도였대.
(아빠도 좀 찔리긴 하지만 이 정도는 아니니까…^^)
이후 로즈의 아버지는 서점과 인쇄소를 하셨는데,
서점과 인쇄소에 관심 있는 자식은 로즈뿐이었어.
아무래도 아빠를 이해해 주는 것은 딸이 낫지.
얼마 안 있다가 아버지가 돌아가셨고,
장남인 제레미는 아버지의 서점과 인쇄소를 청산했단다.
로즈가 많이 아쉬워했을 것 같구나.
17살이던 로즈는 뛰어난 미모로 인기가 많았는데,
연애나 결혼은 뒷전, 성악에만 관심이 많았어.
그러다가 성악가 칼 브렛츠너를 만나 사랑하게 되었는데,
알고 보니 칼은 바람둥이에 애가 둘이나 있나 유부남이었어.
그것도 모르고 로즈는 칼과 밀애를 나누고 그랬는데,
어느 날 밀애의 현장에 제레미가 와서 칼의 실체를 이야기를 하면서 로즈를 데리고 왔어.
로즈는 충격을 받고 칼과 헤어졌어.
로즈는 사랑의 상처를 딛고 이전처럼 생활했어.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았겠지만, 무척 힘들었을 거야.
첫사랑의 깊은 상처 때문인지 로즈는 결혼하지 않겠다고 마음 먹은 것 같아.
칠레에 와서도 청혼을 받지만 결혼은 생각도 안 하고 있었거든.
제레미도 로즈의 상처에 대해서 더 이상 이야기하지 않았어.
얼마 후 무역회사를 다니던 제레미가 칠레로 발령을 받고 칠레로 오게 된 것이란다.
그 때 가족들이 모두 칠레로 오겐 된 거야.
1830년 겨울 즈음이었어.
그리고 엘리사가 소머스에 집에 오게 된 것은 1832년 3월 15일이었으니,
그들이 칠레에 온지 일년 반 정도 되던 시점이었어.
엘리사를 주로 보살펴 주는 로즈였어.
로즈도 이제 스무 살이었단다.
스무 살의 처녀가 아기를 보살피고 있으니 안 좋은 소문도 돌았지만,
로즈는 정성스레 엘리사를 보살폈고,
유모인 마마 프레시아가 큰 도움을 주었단다.
엘리사는 소머스 집안에서 자라게 된 것은 큰 행운이었어.
로즈와 마마 프레시아가 사랑을 다해 보살펴 주었거든.
엘리사가 크면서 로즈는 엘리사를 엄격한 영국식으로 가르쳤단다.
….
제이컵 토드라는 사람이 있는데,
영국에서 친구들과 술 먹다가 우발적으로 내기를 하나 했어.
칠레에 가서 성경책을 파는 내기였어.
칠레는 대부분 천주교였는데, 개신교의 성경을 팔아야 하는 내기였단다.
그 내기 때문에 제이컵은 선교사인 척 하면서 칠레에 왔단다.
제이컵은 제레미를 알게 되어 소머스 집안에서 여는 수요 모임에 참석하게 되었고,
제이컵은 로즈를 보고 첫눈에 반했단다.
계속해서 로즈에게 청혼을 했지만
결혼에 얽매이고 싶지 않던 로즈는 거절했단다.
비록 로즈와 사귀지는 못했지만 제이컵은 소머스 집안 사람들과 친하게 지냈단다.
제이컵은 발파라이소에서 생활하면서 이곳 사회의 부조리를 알게 되고,
혁명의 목소리를 내고 그랬어.
아무래도 경찰에 체포될 것 같다는 생각에 존 스머스는
그를 설득해서 영국으로 돌아가게 했단다.
2. 첫사랑
로즈는 엘리사를 엄격한 영국식 교육으로 가르쳤다고 했잖아.
그 일환으로 신부수업도 받았어.
그리고 로즈는 엘리자의 짝도 직접 정해주려고 적당한 사람을 물색했단다.
그 중에 눈에 들어온 이가
해군장교 마이클 스튜어드라는 사람이었어.
그래서 마이클에게 잘해주고 엘리사와 함께 있는 시간을 갖게 하는 등 노력을 했어.
그런데 마이클은 로즈가 자신을 좋아하는 줄 알았고
마이클도 로즈를 사랑하게 되어 로즈에게 고백하면서 키스을 했단다.
로즈는 깜짝 놀라서 마이클의 고백을 거절하고 더 이상 만나지 않았단다.
그런 와중에 엘리사가 첫눈에 반해 사랑에 빠진 이가 있었으니,
가난한 청년 호아킨 안디에타란 사람이었단다.
호아킨은 제레미 소머스가 운영하는 회사에 말단 직원으로
일 때문에 소머스 집안에 오게 되었고,
엘리사가 그런 호아킨을 보고 사랑에 빠진 거야.
이렇듯 사랑이라는 것은 누군가 마음을 먹는다고 해서 되는 것이 아니란다.
…
엘리사와 호아킨은 풋사랑이지만 서로 진심으로 사랑했단다.
엘리사도 호아킨이 로즈가 원하는 남편상이 아니라는 것을 알기에 몰래 만났어.
그런데 호아킨에게는 사랑도 중요하지만 돈도 중요했단다.
호아킨이 홀어머니를 모시는 가난한 청년이었거든.
그래서 금으로 큰 돈을 벌 수 있다는 캘리포니아에 가기로 했어.
몇 년 동안 큰 돈을 벌어 돌아오면 엘리사에게 정식으로 청혼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어.
그렇게 호아킨은 캘리포니아로 떠났단다.
호아킨이 캘리포니아로 떠나고 나서
엘리사는 자신이 임신했음을 알게 되었단다. 큰 일이구나.
로즈에게는 이야기하지 못할 테고,
엘리사는 유모 마마 프레시아에게 솔직히 이야기하고 도움을 청했어.
유모는 온갖 방법으로 아이를 유산시키려고 노력했지만 잘 안되었어.
엘리사는 캘리포니아로 호아킨을 만나러 가겠다고 했어.
사랑이 뭔지….
엘리사를 정성스럽게 보살펴 키워준 로즈가 불쌍하다는 생각이 드는구나.
아무리 사랑에 눈이 멀었다고 하지만, 로즈의 사랑도 좀 생각해 주지.
엘리사는 마마 프레시아에게 도움을 청했고,
마마는 자신이 막는다고 엘리사를 막을 수 없다고 생각하여 도와주기로 했단다.
그리고 배를 타는 것은 얼마 전에 존 소머스의 소개로 알게 된
배의 요리사인 중국인 청년 타오 치엔에게 도움을 청했단다.
그렇게 마마와 타오 치엔의 도움으로
엘리사는 캘리포니아로 가는 배의 화물칸에 몰래 타게 되었단다.
여기까지가 1권의 이야기인데,
타오 치엔도 주요 인물이니까 그에 대한 이야기도 좀 해 주어겠다.
…
타오 치엔은 중국 광저우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났어.
그의 아버지는 넷째 아들인 타오를 노예로 팔았는데
타오는 우연히 늙은 한의사의 눈에 띄어 그의 제자가 되었단다.
그래서 한의학을 열심히 공부해서 한의사가 되었어.
몇 년 뒤 스승님이 돌아가시고 그곳을 떠나 떠돌이 생활을 했어.
홍콩에서 떠돌이 의사로 돈을 벌기 시작했는데,
그곳에서 서양인 의사 홉스를 만나 서양의 의술도 배우게 되었어.
홍콩에서 린이라는 여자를 만나 사랑하고 결혼까지 했는데,
첫 아이를 임신한 린이 난산 끝이 사산하고 말았단다.
이 후유증으로 린도 얼마 못 가 병으로 죽고 말았단다.
그 충격으로 타오는 폐인 생활을 했어.
그러다가 강제로 선원이 되어 배를 타게 되었는데,
해본 적도 없는 요리사로 일하게 되었어.
배에서 아픈 사람들을 진료해주면서 그가 의술이 뛰어나다는 것을 알게 되어
요리사 일 말고 의사 일도 함께 했단다.
그러다가 존 소머스 선장을 알게 되어 존 소머스의 배를 타게 되었고
칠레까지 왔던 것이란다.
엘리사가 사랑을 찾아 캘리포니아에 간다고 했을 때,
린과 자신의 사랑이 생각났을까?
그래서 도와주겠다고 했을까?
타오는 엘리사를 화물칸 상자에 숨겨주었고,
때마다 먹을 것을 챙겨주면서 캘리포니아로 향했단다.
엘리사는 캘리포니아 잘 도착해서 사랑하는 호아킨을 만날 수 있을까?
그 이야기는 2권에서….
자, 그럼 오늘은 이만할게.
PS,
책의 첫 문장: 누구든지 한 가지씩은 특별한 재능을 가지고 태어나는 법이다.
책의 끝 문장: 존 소머스 선장과 타오 치엔은 처음으로 악수를 했다.
책제목 : 운명의 딸 1
지은이 : 이사벨 아옌데
옮긴이 : 권미선
펴낸곳 : 민음사
페이지 : 304 page
책무게 : 578 g
펴낸날 : 2007년 12월 14일
책정가 : 11,000원
읽은날 : 2023.08.11~2023.08.13
글쓴날 : 2023.08.27,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