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성원들간의 토론 후에 내리는 집단의 의사결정이 구성원 개개인의 의사를 평균한 것보다 극단적으로 치우친 결론에 이르게 되는 현상. 예를 들어 정당 내부의 논의 과정에서 구성원들이 원하지 않았던, 극단적으로 보수적이거나 혹은 극단적으로 혁신적인 방향으로 결정이 내려지는 것을 들 수 있다.
집단극화(group polarization) 현상의 발생원인은 집단이라는 익명성 뒤에 숨어 자신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개진했을 때의 책임을 회피하려는 경향과, 드러나는 의사 표현에 있어 다른 사람들보다 선명하고 모험적인 결정을 택하게 되는 경향, 혹은 다른 구성원도 자신과 같은 생각을 갖고 있을 것이라고 확신하여 자신의 의견에 당연히 동의할 것이라고 간주하는 경향으로 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집단극화의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극단적 의견 이외에 중도적, 또는 제3의 의견 발표를 고무하는 방법이 있다. 또한 반대를 위한 반대(devil's advocacy)의 방법으로, 회의 진행 중 한 두 사람을 시종일관 반대하는 악역으로 설정하여 집단의 결정이 극화되는 것을 막는 방법이 있다. 복수의 지지 (multiple advocacy)는 여러 의견에 대한 복수의 지지를 인정하여 의견의 다양화를 가능케 하는 의사결정 기법이다. 변증법적 토의(dialectical inquiry)는 정반합의 변증법적 토의 과정을 거치는 것으로 찬성과 반대로 구성원을 나누어 각각의 견해를 듣고 토론을 한 후에 두 입장의 장점만을 취하는 토의 방법이다.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매체가 발달한 지금에 이르러 집단극화 현상은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인터넷 여론의 집단극화 현상은 익명성을 전제로 이뤄지는 소통 과정에서 나타나는데, 개인의 정체성은 숨은 채로 집단 정체성만이 부각되면서 적대적 집단 사이에 양극화 현상이 심화된다. 그 이면에는 다중적이고 다층적인 인터넷 이용 과정에서 자신의 입장에 부합하는 정보만을 선별하고 수용하여 자기주장을 강화하는 현상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이는 집단지성의 이름으로 기대되었던 디지털 민주주의의 가능성에 회의를 품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