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경기침체 때문에 올해는 소비자들이 어느 때보다도 지갑이 얇아진 상황에서 설을 맞게 됐다. 그러나 아무리 어려워도 설 선물은 준비해야 하고, 아이들 설빔도 한두 벌은 마련해야 한다. 이럴 때일수록 '쇼핑의 지혜'가 필요한 법.
올해 백화점·대형마트 등 유통업체 역시 '불황 속 명절'을 염두에 두고 초저가 상품, 예약 할인 제도 등을 실시하고 있다. 얇은 지갑에서 돈을 꺼내야 하는 소비자라면 백화점, 대형마트들이 마련한 설맞이 할인 기회를 활용할 필요가 있다.
알뜰 쇼핑족, 예약은 필수
백화점을 이용하는 소비자는 기존 가격의 5~40%를 할인해 주는 설 상품 사전 예약제도를 눈여겨볼 만하다. 백화점마다 예약 할인 기간이 11일쯤 끝나기 때문에 서두르는 것이 좋다.
현대백화점 수도권 7개 점포들은 11일까지 예약 판매를 통해 정육, 굴비, 과일, 와인 등 506개 품목을 5∼40%가량 할인 판매한다. 주요 예약할인 상품으로 한우효도세트 15만원(정상가 18만원), 영광 알배기굴비 죽(竹)호 22만원(25만원), 제주갈치 국(菊)호 12만5000원(15만원), 친환경 사과 매(梅)호 7만5000원(8만원), 6년근 홍삼정골드(18만5000원)를 40%까지 할인해 11만1000원에 판매한다.
신세계백화점 역시 11일까지 사전 예약을 하면 정상 가격 대비 5~25%가량 할인해 주는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효도갈비 16만1500원(정상가 17만원), 특선 멸치1호 6만3000원(7만원), 곶감모듬2호 9만원(10만원) 등이 있다. 최근 명절 인기 상품으로 등장한 와인 역시 예약하면 10~25%가량 할인해 준다.
인터넷 쇼핑몰인 롯데닷컴도 11일까지 설 선물을 예약하면 정상 가격 대비 최대 30%까지 할인해 주고, 구매 금액의 최고 10%까지 롯데포인트를 적립해 준다.
현대백화점 상품본부 이헌상 생식품팀장은 "경기불황 속 알뜰 구매고객들을 위해 할인 품목을 지난해보다 40종 늘렸고, 할인율도 평균 3~5% 높였다"고 말했다.
아동복은 설 기획전을 노려라
아이들의 옷을 사려면 설 할인 행사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예전과는 달리 어른들이 명절이 됐다고 옷을 사는 경우는 거의 없지만, 아직도 아이들 설빔은 많이 팔리기 때문에 유통 업체들도 설 즈음에 아동복 할인 행사를 더 많이 연다. 또 백화점마다 진행되고 있는 정기 세일은 1월 중순쯤 끝나지만, 아동복은 매장에 따라 설 전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본점과 영등포점, 관악점 등에서 점포별로 열리는 '유아동 브랜드 최종가전'이 가장 눈에 띈다. 불황에 따른 재고를 소진하기 위해 열리는 행사이기 때문에 평균 할인율이 50~70% 수준으로 상당히 높은 편이다. 이솝 점퍼 2만5000원·티셔츠 1만5000원, 꼬즈꼬즈 점퍼 3만9000원, 톰키드 점퍼 5만3400원 수준이다. 아이들에게 한복을 사 주려면 롯데백화점 관악점에서 9일부터 '예닮'이 진행하는 '유아 한복 특별전'을 눈여겨 볼 만하다. 어린이 한복이 5만9000~7만9000원 선에서 판매된다.
현대백화점 목동점은 18일까지 소의 해인 기축년(己丑年)을 맞아 '소 캐릭터 아동복 모음전'을 연다. 쇼콜라 '카우캐릭터 우주복'이 4만6000원, 파코라반베이비 '카우 캐릭터 티셔츠'가 3만3000원 등에 판매된다.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에서도 19일부터 28일까지 5층 특설매장에서 아동복 특집전을 열고, 지난해 이월상품을 30~50%가량 할인해 판매한다. 수원점에서는 16일부터 22일까지 리바이스키즈·게스키즈 아동복 중 이월상품을 할인 판매하고, 휠라키즈·바비· 빈·프렌치캣·티파니 등의 브랜드가 참가해 신학기 가방을 특별판매한다.
롯데백화점 아동스포츠 상품구매팀 이종성 팀장은 "1월 말은 겨울 제품이 매장에서 서서히 철수를 준비하는 시기여서 아동복의 경우 설 특별행사가 가격 면에서 가장 저렴하고 제품도 다양하다"고 말했다.
/ 조선일보
이석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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