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석희 / 진행 :
한국천주교 최고지도자인 정진석 추기경이 4대강 사업에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이런 입장을 밝힌 이후에 천주교 내에 파문이 점점 더 확산이 되고 있는 그런 상황이네요. 지난 10일에 천주교 정의구현전국사제단이 추기경을 강하게 비판하는 성명을 발표한데 이어서 어제는 원로사제들이 추기경의 사과와 교구장 용퇴를 촉구하고 나섰습니다. 원로사제들이 천주교 최고지도자인 추기경을 공개적으로 비판한 일, 더더군다나 자리에서 물러나 달라 라고 얘기한 것은 한국천주교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인데요. 어제 성명서를 발표한 25명의 원로사제분 중에 한 분을 연결하겠습니다. 천주교 서울교구의 안충석 신부님 연결돼 있습니다. 여보세요!
☎ 안충석 / 신부 :
네.
☎ 손석희 / 진행 :
안녕하십니까?
☎ 안충석 / 신부 :
네, 안녕하십니까?
☎ 손석희 / 진행 :
천주교 원로사제 분들이 집단으로 의견을 표명한 것도 좀 이례적이고 더군다나 사제들이 추기경의 용퇴를 촉구한 것은 한국 가톨릭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고 들었습니다. 이런 결정을 내리신 배경은 어떻게 봐야 될까요?
☎ 안충석 / 신부 :
한국천주교의 한 교구장이신 정 추기경님 발언에 대해서 한국천주교의 주교단이 해명을 하지 않으시기 때문에 한 교구장님이신 정 추기경님의 개인 의견과 견해가 마치 주교단 전체의 결정으로 전해지는 왜곡과 오해를 해소하자는 배경인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 원로사제들은 한국천주교주교단의 결정과 입장과 해명을 하면서 지난 12월 10일에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이 발표한 성명서의 취지와 지지에 동감을 표시하고 한 정상에 대한 반박이 아니라 교회공동체를 향한 사랑과 충정, 그리고 순수한 열정을 그대로 받아줘야 한다는 배경인 것입니다.
☎ 손석희 / 진행 :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이 집단의견을 표명한 바가 있고 그런데 이제 잘 아시는 것처럼 천주교 내에서는 정의구현사제단의 의견이 전체의견은 아니다 라는 그런 의식도 좀 있었기 때문에 그래서 원로사제들이 집단의견을 내놓으신 것에 대해서 더 이제 관심이 가는 것 같은데 그렇다면 천주교 교단 내에 공통된 의견이라고 봐도 무관한 건가요, 이번에 의견을 내놓으신 것은?
☎ 안충석 / 신부 :
네, 그렇습니다. 한국천주교단 내의 공통된 의견은 이미 금년에 한국주교단에 ‘우리는 모든 피조물이 지금까지 다 함께 탄식하며 진통을 겪고 있음을 알고 있습니다’라는 성명서와 그 후에 한국주교단 환경위원회 성명서 등 두 차례나 걸친 한국주교의 명시적인 합의와 결정, 공표한 대로인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 추기경님만 자신의 개인의견으로 해석하여 이번에 물의를 빚었기 때문에 원로사제들은 본래 한국주교단의 결정되어 공포된 것이 금년 6월 12일에 ‘신앙의 유권적 학자요 스승으로서 주교들이 한국교회의 모든 백성들에게 드리는 주교단의 일치되고 공통된 가르침이니 신자라면 당연히 순명하고 지켜야 한다’는 강우일 의장 주교님의 말씀으로 양수리성당에서 하셨는데 천주교 교단 내의 공통된 의견이라는 것을 원로사제들이 다시 한번 기도와 호소로 천명한 것 뿐입니다. 그러니까 천주교 교단 내에 공통된 의견이라고 봐도 무관한 것입니다.
☎ 손석희 / 진행 :
정진석 추기경께서 이 문제에 대해서 뿐만이 아니라 다른 문제, 예를 들면 지난번에 기륭전자 노동자들의 불안에는 눈을 감았다, 또 용산참사 비극에도 그렇게 큰 관심을 진심으로 기울이시지 않는 것이 아니냐 라는 의구심을 사제들이 갖고 있는 것 같은데요. 내놓으신 기자회견문을 보면. 왜 그렇게 생각하십니까?
☎ 안충석 / 신부 :
정 추기경님께서는 어떤 의미에서 한 지체가 고통을 받으면 다른 지체도 고통을 받아야 한다는데 이미 고통 받는 지체들에 대해서 마치 떨어져나간 지체처럼 그렇게 발언과 처신을 최근에 해오셨습니다. 그래서 우리 교회의 은퇴 정년 나이도 됐고, 그래서 현직에 계셔도 이미 어떤 도의적으로나 신앙적으로 이렇게 잘라져 나간 그 지체밖에는 되지 않으니까 어떤 의미에서 이제 현직에서 어떤 양심적인 그러한 용퇴를 이번에 저희가 촉구한 것입니다.
☎ 손석희 / 진행 :
알겠습니다. 추기경직은 제가 알기론 자의적으로 물러날 순 없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서울대교구장직에서 물러나주십사 하는 그런 의미인가요?
☎ 안충석 / 신부 :
그렇죠. 이제 그것은 이미 교회 은퇴 정년 나이에도 지났고, 그리고 현직에 계셔도 어떤 의미에서 이미 고통받는 지체들에 대해서 떨어져나간 그런 지체나 마찬가지니까 어떤 양심과 도덕적인 신앙으로 처신했으면 좋겠다, 그런 의미인 것입니다.
☎ 손석희 / 진행 :
그런데 저희가 알기론 천주교 내에서는 나름대로 어떤 강한 규율, 그리고 아래위의 관계, 이런 것들도 매우 강하다고 들었습니다. 그런데 아무튼 정진석 추기경의 경우에는 우리 천주교단을 이끌고 있는 분인데 이런 뭐랄까요. 굉장히 강력한 그런 요구라고 받아들여지는데 천주교내 어떤 다른 파장 같은 것은 없겠습니까? 내부에서 어떤 갈등이 더 생긴다라든가 이번 일로 해서요. 즉 물러나라고. 용퇴를 촉구한 것과 관련해서요.
☎ 안충석 / 신부 :
그런데 우리 교회는 위로부터 교회와 아래로부터 교회 성령론의 교회론이 있습니다. 그래서 교계제도에서 위로부터 교회에서는 지금 말씀하신 대로 내용입니다만 아래로부터 그 성령론의 교회론에서 모든 교우 신앙인 자체가 바로 교회이기 때문에 그런 요구나 그런 정신은 얼마든지 반영할 수 있는 것이고 그것을 다 우리 위로부터 교회도 다 수용할 수 있고 또 다 이렇게 되기 때문에 그렇게 커다란 물의나 어떤 커다란 그런 파장이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 손석희 / 진행 :
그러면 원로사제단들은 왜 정진석 추기경이 당초에 이런 취지를 발언하셨다고 보는지 그러니까 4대강 사업에 대해서 자연파괴나 난개발의 위험이 보인다고 했지 반대하는 소리를 한 것은 아니다, 그러니까 위험이 보인다고 했으니까 반대하는 소리라고도 볼 수 있겠지만 위험을 극복하는 방법으로 개발하도록 노력하라는 적극적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이 발언이 결국 문제가 된 것인데,
☎ 안충석 / 신부 :
그렇죠.
☎ 손석희 / 진행 :
왜 그 발언을 했다고 생각하십니까?
☎ 안충석 / 신부 :
글쎄, 그 발언에서는 어떻게 보면 평소에 당신이 생각하고 있던 그 생각이나 자신의 견해, 이런 것과 더불어서 이제 어떤 의미에서 그 우리 사제직에는 예언직이 있는데 그 예언직을 나중에 결과를 보고 말하라, 이런 식으로 인터뷰에서 말씀하셨는데 예언직은 그런 것이 아니라 장차 일어날 일을 내다보면서 지금 당장 회개하라고 촉구하시는 건데 그 예언직을 자포자기하신 것이고 사목자로서는 결코 해선 안 될 일입니다. 그리고 전문가에게 맡기라고 그러는데 이미 주교단에서 전문가들의 다양한 견해를 여러 차례 경청했고 지난 봄에 다섯 번의 걸친 총회에서 전국교구 주교님들과 수도회 아빠스들이 모여서 이 문제를 깊이 검토논의한 끝에 이렇게 결론을 내려서 성명서를 내게 된 것입니다. 그런데 개인의 견해가 다르더라도 주교회의 전체합의를 결론을 존중하는 것이 우리 교회공동체의 전통입니다. 그런데 주교회의 구성 가운데에서 하필 교회공동체 일치와 연대를 보증해줘야 될 그런 추기경님의 높은 위치에서 좀 더 어떤 의미에서 성명서에 반대라는 말이 들어있지 않다고 해서 그렇게 적극적으로 하라는 자세다, 이렇게 해석한다는 것은 마치 장님이 코끼리의 배를 만져서 벽과 같다는 그런 그야말로 아주 부분적인 반대말이라는 것을 통해서 전체가 반대가 아니라는 식으로 왜곡하고 오해를 일으키신 것입니다.
☎ 손석희 / 진행 :
한 가지만 질문 드리겠습니다. 어느 시대나 교구장의 독선이나 비밀주의, 혹은 교회의 이권을 얻기 위한 정부당국과의 밀실야합이 끊이지 않았다 라고 기자회견에서 말씀하셨는데요. 어떤 뜻입니까?
☎ 안충석 / 신부 :
그것은 지난 번 현 교황님께서도 2000년 우리 교회의 역사에서 교회가 잘못한 것이 있었거든요. 갈릴레오 사건이나 여러 가지 우리 전 세계 가톨릭 천주교에서 잘못한 것이 있듯이 교회도 교회사 자체에서 잘못된 것이 있다는 그런 의미와 내용이죠. 그러니까 그런 속에서도 끊임없이 교회는 하느님의 성령으로 올바른 방향으로 길게 보면 다 이렇게 인도되고 이끌어진다는 그런 의미와 내용의 말입니다.
☎ 손석희 / 진행 :
혹시 정진석 추기경에 대해서 이 부분을 적용해서 말씀하신 겁니까?
☎ 안충석 / 신부 :
그것은 어떤 의미에서 요즘 4대강 난개발과 명동성당 13층 고층빌딩 불법개발이 한통속이라고 하는 청와대 쪽의 천주교 달래기라는 정황이라는 것을 우리가 일간 신문에서 볼 수 있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그런 의구심을 갖게 된다는 것입니다.
☎ 손석희 / 진행 :
알겠습니다. 그 문제도 사실은 파장이 클 수 있는 그런 문제인데요. 말씀 잘 들었습니다. 오늘 여기서 마무리하겠습니다. 혹시 또 천주교 내에서 어떤 다른 얘기가 진행이 되면 저희들이 또 인터뷰를 부탁드리겠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안충석 / 신부 :
네, 감사합니다.
☎ 손석희 / 진행 :
천주교 서울교구 안충석 신부님이었습니다. 어제 성명서를 발표한 25명의 원로사제분 중에 한 분이셨습니다.
첫댓글 성명서를 발표하신 신부님들중 한분을 몇해전 먼발치에서 몇번인가 뵈었네요
제가 느낀 신부님은 수줍고 차분한 들꽃같기도하고 새색시같기도한 귀여운 노인네.ㅋ.
농담이구요.그분이 사제로서 걸어오신 길을 아주조금 알기에 더 마음이 무겁고 그렇네요.
섬세하지만 담담하고,겸손하지만 당당하고,따뜻하지만 서늘한 시선을 결코 잃지 않는
이분들이야말로 교회를 우리 사회를 온당하게끔 지탱해오신 교회와 사회의 진정한 어른들이 아닐까 하는 생각.
아래로부터 교회 성령론의 교회론이라는 단어를 읽는순간 맞게 이해한건진 몰라도 그냥 생각난것들 주저리 해봅니다.
올려주신 안충석신부님말씀 감사히 읽었습니다.감사합니다. 수사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