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래간만에 인사드립니다. 저를 기억하시는 분들이 계실지 모르겠네요.
철동에서 활동했던건 어언 10년이 다 되어가는 것 같습니다. 그만큼 세월이 빨리 흐르네요.
오래간만에 철동 활동을 다시 시작하는 글로, 얼마 전 네이버 항공/공항 카페에 올렸던 글을 여기에도 올려봅니다.
좋은 토론 및 의견개진의 주제가 될거 같습니다.
얼마 전, 영남권 신공항 건설부지 선정계획이 '사실상 백지화'에 가까운 김해공항 확장으로 결론났습니다.
사실상 반값등록금, 사실상 감세, 사실상 무상복지 등등....
'사실상'이라는 단어로 끼워맞추기 참 좋아하는 이번 정권의 장기(?)가 이번에도 유감없이 발휘되며
상처만 남긴 말장난으로 귀결되긴 했으나.... 어쨌든 그동안 부산지역에서 줄기차게 요구해온
김해공항의 대규모 확장 및 개량을 약속받는 소정의 성과는 달성하긴 했습니다.
최소한 밀양으로 선정되며 김해공항이 폐쇄되는 최악의 상황은 피할 수 있었으니까요.
각설하고.... 저는 '사실상 신공항 급의 대규모 확장'이라는 정권의 공약에도 불구하고
김해공항이 가지고 있는 근본적인 한계를 해소하기 위해선 신공항이 꼭 필요하다고 봅니다.
물론 저는 항잘알이 아닙니다. 디씨 시절에도 항갤에는 가끔 들어오고 눈팅 정도 하는 수준이었지만
최소한 도시계획, 교통정책에 대한 식견이 조금이라도 있다고 자부하다보니
부산 경남권의 발전을 위해서 신공항 건설이 반드시 선행되어야 한다는 결론에 쉽게 도달하게 되었죠.
물론 신공항의 입지는 가덕도입니다. 밀양은 그냥.... 말을 안 하는 편이 나을듯.
이번 신공항 유치전 과정에서 벌어진 부산시의 정책적인 병크도 물론 심각합니다.
애시당초 지역간 대립구조로 몰고간 데에는 부산시의 실책도 분명히 크다고 볼수 있습니다.
하지만 최소한 입지만을 놓고 봤을 때, 가덕도를 선택한 것은 최고의 한수라고 보여집니다.
아니면 다른 부지가 없다보니 어쩔 수 없었던 선택이 우연찮게 최고의 입지였을지
소 뒷걸음질 치다가 쥐 잡은 격인지는 모르겠지만,
잘 알려진 고정장애물, 소음피해 등의 요소는 물론이고
제가 큰 점수를 주고 싶은건 가덕도 신공항 부지의 교통접근성입니다.
두개의 원은 각각의 공항부지입니다.
신공항 유치전에서 가덕도를 주장한 부산시의 계획은,
김해공항은 국내공항으로서 존치시키고 가덕도 신공항은 국제선 전용 공항으로 활용하는 것이었는데
개인적으로 이 복안 자체는 훌륭한 계획이었다고 평가하고 싶네요.
잘 아시겠지만, 국내선 공항은 시내와의 접근성이 중요한 덕목으로 요구됩니다.
KTX의 완전개통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더 흥하고 있는 에어부산의 00-30 서울 부산 셔틀도
김해공항과 김포공항의 우수한 접근성에서 기인한다고 할수 있을겁니다.
만약, 가덕도 신공항으로 국제선과 국내선이 완전 이전을 했다면
공항 접근성이라는 큰 이점을 빼앗긴 국내선 수요가 상당부분 이탈을 할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국내선까지의 완전 이전을 염두에 두었다면 신공항의 규모도 더 커질 수밖에 없었을테고,
무리하게 비대한 규모로 건설된 가덕도 신공항은 국내선 수요의 이탈과 함께
자칫 악순환의 굴레에 빠지게 되었을지도 모르겠네요.
이런상황에서 가덕도 신공항을 국제선 전용 공항으로서 건설비를 대폭 절감한다는 복안은
가덕도의 교통접근성이라는 큰 장점을 십분 활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위 지도에서 빨간색 : 부전-마산(경전선) 광역철도, 파란색 : 부산신항철도, 노란색 : 부산신항철도-경전선 연결삼각선 입니다.
부산신항철도는 이미 완공되어 운행 중이고, 부전-마산 광역철도는 공사 중입니다.
'부산신항철도-경전선 연결삼각선'은 생소한 분들이 있으실텐데, 이미 사업승인을 받고 착공을 앞두고 있더군요.
삼랑진까지 돌아가야 하는 물동량을 신속하게 부산 방면으로 연결하기 위한 목적이지요.
위 지도에서 볼수 있듯, 가덕도 신공항 부지는 이미 철도 노선 자체가 사실상 완비되어 있다고 볼수 있습니다.
부산 경남 지역은, 유명하다시피 도로교통에 비해서 철도교통이 압도적인 우위를 가질 잠재력이 있는 몇 안되는 지역입니다.
때문에 신공항의 중요한 덕목 중 하나는,
시내교통상황에 구애받지 않는 철도를 통해서 얼마나 신속하게 공항과 시내가 연결되느냐 입니다.
주황색은 아직 철도가 연결되지 않은 곳으로, 만약 가덕도 신공항이 건설된다면 새로 구축해야 할 노선으로
총 7km도 안 되는 상당히 짧은 구간입니다. 물론 상당 길이가 터널이라는 악재도 존재하지만,
노선 연장 자체가 굉장히 짧기 때문에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신공항과의 철도연결성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만약 <부전-마산 광역전철 → 연결삼각선 → 부산신항철도 → 신공항신선> 루트를 통해 신공항과 연결된다면
현재 부전-마산 광역전철에 계획되어 있는 180km대 전철(ITX-청춘과 동일한 스펙)을 이용해서
30분 안에 부산 도심(부전역)과 연결될 수 있는 획기적인 접근성을 확보할 수 있을겁니다.
인천공항-서울역 소요시간이 58분, 인천공항-공덕 소요시간이 54분인 인천공항철도와 비교해본다면
더욱 우수한 철도접근성을 자랑하게 됩니다.
인천공항이 세계적으로도 공항-도심 접근성이 준수한 편이라는 걸 감안한다면, 가덕도의 장점이 더욱 부각될 수 있겠네요.
그리고, <부전-마산 광역전철 → 부산신항철도 → 신공항신선> 루트를 통한다면
창원-마산 지역에서도 30분 이내에 도착 가능하게 됩니다.
여기에 조금 더 욕심을 낸다면, 진영 - 밀양 - 청도 - 경산 고속 개량선을 건설하고 동대구역과 연결한다면
대구에서도 1시간 이내에 도착 가능한 접근성을 확보할 수 있을겁니다.
하늘색 : 경부선 철도 기존선 활용
연두색 : 경부선 철도 개량 및 이설
분홍색 : 기존 도로(중앙고속도로, 14번국도 병동리-농소리 구간, 거가대로)
빨간색 : 고속도로 신선
보시다시피 철도는 기존 경부선을 활용함과 동시에, 굴곡이 많은 구간을 개량 및 이설하여 표정속도를 높이고
도로는 중앙고속도로에서 지선을 분리하는 식으로 거가대로와 연결하되,
주촌면 구간은 개량된 14번 국도를 그대로 활용하거나 혹은 확장하는 식으로 연결이 가능할겁니다.
오랜만에 활동을 재개하는 글을 썼는데, 다소 두서없이 쓰게 된것 같네요.
현직, 아마추어 전문가들로 가득한 철동인만큼 뭔가 번데기 앞에서 주름잡은 것 같지만
이번 영남권 신공항의 '사실상 백지화'가 너무도 아쉬워서 나름대로 저의 구상을 정리해봤습니다.
신공항은 분명히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사실상 신공항' 말고, 진짜 제대로 된 신공항이요.
그리고 그 입지는 가덕도가 적합하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정권이 바뀐다면, 정권 차원에서 신공항은 분명히 재추진해줬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신공항을 정권의 치적쌓기용으로 활용하기 위한 정치쟁점화는 반드시 피해야 합니다.
조용히, 실무진과 전문가 중심으로 TF를 꾸리고 철저하게 실용적인 마인드로 접근해야 합니다.
사업명칭도 '영남권 신공항'이나 '동남권 신공항'같이 거창하게 붙이지 말고
'김해공항 국제선 확장이전'정도로 하면 어떨까 싶네요. 뭐, 엄밀히 따지면 이것도 말장난 맞죠....ㅋㅋ
대구 경북권의 반발은, 앞서 언급한 '진영 - 밀양 - 청도 - 경산' 고속개량선 건설을 통해 동대구역과 연결하고
중앙고속도로 남밀양IC에서 진영, 장유를 거쳐 거가대교와 연결하는 고속도로 건설을 통해 무마가 가능하리라 봅니다.
만약 대구 경북권에서,
대구공항의 부족한 국제선 항공수요 해결을 위한 공항 인프라 확충이라는 순수한 목적에 충실한다면
대구 도심인 동대구역에서 철도로 한시간 이내, 도로로 한시간 20분 이내로 도착할 수 있는
교통인프라를 구축한 가덕도 신공항을 반대할 이유가 없을겁니다.
정리하기가 굉장히 난감하네요.... 황급히 마무리하겠습니다. 부족한 글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첫댓글 개인적으로 김해공항 확장안을 지지합니다. 김해공항을 확장했을시, 해결되지 못하는 몇가지 문제가 있겠지만, 가덕도에 신공항을(본문에서는 국제선) 따로 만들어 김해공항과 같이 병용사용하였을 경우보다는 좋을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상황이 조금 다르지만, 일본의 경우처럼 나리타공항을 국제선 전용으로 사용하다 다시 하네다공항으로 돌아간 경우를 보면 국제선, 국내선 따로 운영하는게 좋지않죠.
접근성 문제에 있어서는, 철도의 경우 김해공항은 김해부산 경전철로 도심까지 금방이고, 도로의 경우는 말할 필요도 없겠죠.
그리고 동남권 신공항 문제는 이미 결정난 사항입니다. 이걸 또 정권이 바뀐다음에 3라운드를 또 시작해봤자 지역별로 논란만 계속될것이고,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지 상대 지역에서는 또다시 문제제기가 나올것이며, 추후에 또다시 정권이 바뀐다음에 또다시 4라운드가 시작되지 않으리라는 법이 있습니까???? 이미 결정난 문제를 또다시 들춰내 소모적 논쟁을 할 이유가 없습니다.
김해공항 확장이 기술적으로 불가능한 일이 아닌이상, 결정된대로 동남권 지역의 수요에 맞게 확장을 하면 됩니다. 만약 부산시에서 정 가덕도 공항이 하고싶으면, 중앙정부 지원없이 시 자체예산으로 하던, 민자투자를 받아서 하던지 하면 됩니다.
덤으로, 개인적인 추산으로 김해공항 확장이 가덕도 신공항 건설보다 비용이 적게들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입지자체는 가덕도가 좋기는 하죠
문제는 가덕도를 매립하는데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거라는게
신공항의 입지로서 가덕도 또한 낙제점이라 생각합니다. 밀양은 언급할 필요도 없지만요.
부산시는 자기 행정관할구역 내에서만 억지로 입지를 찾다 보니 가덕도를 들이민 것이구요.
신공항 지으면 국내선 급감 및 그로 인한 적자전환이 불보듯 뻔하니
조금이라도 나은 입지인 김해공항에서 국내선이라도 붙들어 보려고 하는 것입니다.
신공항으로 이전하는 순간 국내선 수요는 감소에 공항도 적자전환... 이걸 막아보기 위한 꼼수에 불과합니다.
거기다가 신공항 유치시 그 자체의 건설예산뿐만 아니라
접속교통편 관련하여 엄청난 규모의 예산과 그에따른 떡고물까지 집어삼킬 생각으로 가덕도를 밀었던 것이죠.
다음으로 부산쪽에서 진짜로 신공항이 필요했다면 나올 수 없는 논리들이 나왔습니다.
결과적으로는 부산쪽의 논리는 모순덩어리였죠.
밀양이 입지로 부적합하다는 점에만 기대어, 본인들의 논리가 모순이라는 사실을 덮으려 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김해공항이 포화된다는 거짓 주장이죠.
정말 못견딜 정도로 포화라면 입지가 어디든 상관없이 빨리 옮기는 것이 중요한데
밀양으로 갈 바에야 안하고 만다는 식의 주장이 거의 100% 였죠.
정말 급했다면 과연?
그리고 국내선 수요 이탈 때문에 공항이 적자전환 될 것 같으니까
'안전하지 않다는' 김해공항도 동시운영...
네... 국제선 말고 국내선은 써클링 해도 된다 이건가요?
가덕도는 그 입지가 절대적으로 좋아서가 아니라
'부산' 행정구역 안에 있기 때문에 행정기관에서 최적이라고 찍어놓고 밀어준 후보 중의 하나에 불과합니다.
만약 가덕도가 예전처럼 경상남도 소속이었어도 부산시에서 따로 사업단까지 만들어서 가덕이전을 추진했을까요?
더 깊은 동해쪽을 매립하는 한이 있더라도 '부산' 소속이 아닌 가덕도를 밀진 않았을 겁니다.
이번 김해공항 확장 결정을 계기로
해당 지역분들이 내세웠던 무리한 주장들에 대해서는 철저히 반성하고
더 많은 시민들이 행복해질 수 있는 곳에 예산을 쓰려는 노력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