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날씨도 좋고, 나긋한 일요일. 잘 보내고 있으신가요?
원래 오늘 아침부터 약속이 있어서 나가려고 했는데
그만 약속이 펑크가 나버려서 홧김에 쓴 소설 올리고 갑니다.
소재는 '유치한 사랑' 이야기 쯤 되겠습니다.^^
이번소설은 전체적으로 좀 밝은 소설입니다.
연애물 소설만 써서 그런지 다른 소재에도 도전해보고 싶군요.
아,설날이 이제 다음주 정도로 다가왔네요.
미리 인사말씀 전해드립니다. 즐거운 설날 보내세요^^ 새뱃돈 듬뿍 받으시구요!
한창 부족한 실력이지만 계속 노력하고 있습니다.
언제 다시 찾아뵐지는 모르겠네요..^^
언제나 행복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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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지자"
사귀게 될때까지 그 밀고당기던 아찔한 사랑의 줄다리기와,
처음으로 했던 데이트와, 처음으로 손잡았던 그 순간,
뽀뽀에서 발전해 가슴떨리는 우리만의 첫키스,
셀수도 없을 만큼 그 많은 추억들은..
그 한마디로 인해 아픈기억들로 전략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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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1. 이별 그 후,그 여자의 속사정.
"흡흐엉...."
이년간에 길고도 짧았던 사랑을 끝내고, 약 이주일이 지났다.
세살이나 연하인 그자식에게 축구공마냥 뻥 차인 나로써는 그 이주일이라는 시간내에
괜찮아질리가 없었다.
덕분에 술이랑 친구를 맺어버려서
매일밤이면 밤마다, 이 독한친구를 찾는게 나의 새로운 일상이다.
맥주로는 성이안차 얼마전 부터는 깡소주를 병채 마시고 있다.
그리고 내 옆에는 어김없이 날 제지하려고 온 친구,지선이가 버티고 앉아있다.
"야, 너 진짜 미쳤어?! 평생 술만 먹다가 죽을래?!"
지선이가 소주병을 집으려던 내 손을 막으며 소리를 질렀다.
하지만 매일매일 듣는게 이 지지배의 고함소리이기 때문에, 난 개의치 않고 소주병을 집었다.
이제 제법 술빨도 세졌는지 소주 한두병으로는 취하지 않는다.
그래서 괴로워미치겠다.
취하기라도 하면, 필름이 끊겨서 잠시나마 그자식의 얼굴이 떠오르지 않을텐데.
이상하게 술을 마시면 마실수록 가슴은 더 죄여오고, 그자식의 얼굴이 더 선명하게 생각난다.
그래도 멈출수는 없다.
이 씁쓸한 액체야말로 내 씁쓸한 가슴을 위로해줄수 있는 친구이니까.
처음 술을 마셨던 계기는..
나도 자존심은 있는 여자였다. 맨정신으로는 도저히 그자식에게 전화를 못하겠고,
술김을 빌려 그자식에게 따지려고, 다시 돌아와달라고 떼를 쓰려고 술을 마셨지만,
소주 한병을 비워버리고 전화했더니, 그자식은
"다시는 술먹고 전화하지마. 너 진짜 추해."
라고 짤막하게 말하고 냉정하게 전화를 끊어버렸다.
그 후로, 목적을 바꿔 24시간 내 머릿속에서 떠나갈생각을 않는 그자식을 지워버리려
술을 마시게 되버렸다. 완전히 골로 가버릴때까지.
미련한 짓인건 나도 잘안다.나만큼 비참해보이는 여자도 없을것이다.
이렇게 잔인하게 이별하고 나서 깨달았다. 사랑한다는것 그 자체가 미련한 짓이다.
두남녀가 만나서 사랑하면, 언젠가는 반드시 헤어지게 되어있다.
헤어지게 될걸 알면서도 사랑하는건 정말 미련한 짓이 아닐수가 없다.
'사랑은 이별을 데리고 오다'라는 노래도 있지 않는가. 지금 그 노래에 미치도록 공감하고 있다.
그래, 난 어짜피 비참한 여자였다.
세상에 어느 여자가 자존심이 있지. 세살이나 시퍼렇게 어린놈한테 작업을 걸겠는가?
그렇다. 애초부터 이 쓸데없는 사랑이라는 서바이벌 게임을 시작한건 나였다.
그자식과 내가 처음으로 만났던 그 때.
그자식은 열여덟. 한마디로 고등학교 2학년때였고,
난 스물 한살.대학교에 적응하기 시작한 대학교 2학년때였다.
내가 다니던 대학교는 그자식이 다니던 고등학교와 가까웠다.
우연히 맞닥뜨렸던 그 날. 난 그야말로 그자식에게 첫눈에 반해버렸다.
그저 스쳐지나가기만 했을뿐인데, 심장이 미친듯이 펌프질을 해대는것이였다.
운명이다. 싶어서 그날로 그자식의 있는 정보,없는 정보를 다 캐내서
그자식을 쫓아다니기 시작했다. 그자식은 이미 여자친구도 있었건만, 그런건 나에게
걸림돌이 되지 못했다. 주위사람들한테 별별 쌍욕을 다 들어먹어가면서 끝까지 그자식을
쫓아다녔다.
그자식의 머릿속에 자리잡기 위해 매일 그자식의 앞에서 원맨쑈를 해댔고,
먹을 걸로 살살 구슬리기도 했고, 그자식의 집앞에서 죽치고 기다리기도 했고,
그자식의 핸드폰 번호를 알아내 쉴새없이 문자, 전화를 해댔고,
거의 스토커 수준이였다고 해도.. 할 말이 없을 정도였다.
그리고
작업 세달째, 내 끈질긴 노력에도 날 무시하던 그자식은 드디어 여자친구와 헤어지고
내 남자가 되었다. 물론 그 여자친구와 친구들의 핍박이 있기는 했지만
그자식의 제지로 쉽게 물러났고, 우리는 여느 평범한 커플처럼 열정적으로 사랑했다.
서로 정말 사랑했기에, 난 그런 착각을 했다.
우리는 죽을때까지 영원히, 이대로 사랑할것이라고.
터무니 없는 착각이였다.
"헤어지자. 너한테 질렸다."
이렇게 쉽게 이별을 말하고 쉽게 내게 등을 돌린 그자식.
최대한 쿨하게 보이고 싶어서,
"그래, 우리가 사귀긴 좀 오랫동안 사겼지. 질릴만도 하겠다. 좋아, 헤어져.
나도 너 질렸어."
라고 자신만만하게 되받아쳤던 나.
혹시나 하고 이자식이 후회하고 나한테 돌아와줄지도 모른다는 환상을 품고서,
아니면 깜짝 이벤트로 이자식이 연기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환상을 품고서,
.
.
.
하지만 지금 이 상황이 현실.
"...어이없어!!! 나쁜새끼!! 나쁜새끼이!!! 질렸다고?! 내가 물건감이였니? 질리게!!!"
소주병을 흔들어 대며 울부짖는 나를 포장마차안 사람들이 다 주목했지만,
지선이만은 익숙하다는듯, 혹은 지쳤다는듯 무표정한 얼굴로 한숨을 쉬고 있었다.
내가 삼킨 소주만해도 이제 네병. 한계다.
시야를 가린 눈물사이로, 모든것이 흔들리게 보인다. 덩달아 내몸도 같이 흔들리고 있다.
주위의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웅웅대며 머리속으로 울려댄다.
아, 내가 취했구나. 드디어 취했구나.
"...어지러워.. ..."
-털썩.
결국 소주병과 안주들이 널부러져 있는 테이블과 정열적인 키스를 하는것을 끝으로,
난 정신을 놓아버렸다.
part 2. 이별 그 후. 그 남자의 속사정.
-지이이잉~
「미안한데, 얘 또 술먹고 포장마차 안에서 뻗었거든. 나와줄래?」
예상한 문자였다.
그녀의 친구인 지선이 누나의 문자.
그녀와 헤어진지 이주일 하고도 이틀이 지났다.
이 바보같은 여자는 하루하루, 술만 껴안고 살고 있다고 한다.
술이 뭘 해결해 준다고 그렇게 퍼마시는건지.
바싹바싹 타들어가는 사람 속도 모르고.. 그 바보같은 여자.
어쨌든 난 이 문자가 오기전에 미리 옷을 챙겨입고 있었다.
.
.
마음이 급해져 헐레벌떡 뛰어서 그녀가 제집처럼 드나드는 포장마차에 도착했다.
익숙한 긴생머리의 뒤통수가 보인다. 그 옆에서 핸드폰 슬라이드를 올렸다, 내렸다 하며
날 기다리고 있는 지선이 누나의 옆모습도 보인다.
내가 말없이 그들 앞에 다가서자, 지선이 누나가 기다렸다는듯 벌떡 일어섰다.
"휴우..니가 참 고생한다."
"....누나야 말로. 매일 밤마다 이녀석 옆에 있어줘서..고마워."
"아니야. 진짜 이지지배 어떡할려고 이러는건지 모르겠다. 정말 이러다가 얘 어떻게 될것 같은데
...너네 그냥 다시 합치면 안돼? "
...난 지선이 누나의 제안에 답할수 없었다.
그냥 한번 힘없이 픽 웃어보이고는 테이블 위에 추욱 늘어져 있는 그녀를 들처업었다.
가벼웠다. 예전보다 훨씬 가벼워졌다. 그리고 그녀의 팔다리는 눈에 띄게 가늘어져 있었다.
그녀의 몸무게가 가벼워지면 질수록, 내마음은 점점 무거워져서 내려앉아버린다.
"이여자는.. 술만 퍼먹고 살았나. 빌어먹을..왜이렇게 가벼운건데."
"...."
조용히 내 어깨를 두어번 토닥여주는 지선이 누나의 손길이 느껴진다.
우리는 그렇게 암울한 분위기로 포장마차를 나왔고,버스 정류장 쪽으로 향했다.
때마침 막차가 아슬아슬하게 도착했다.
버스에 올라타서 차창밖으로 내게 손을 흔들어보이는 지선이 누나에게 고개를 끄덕이며
작별인사식의 제스처를 취했다.
매연을 뿜어대면서 신나게 달려가는 버스가 보이지 않게 되자,
난 그녀를 고쳐업고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그녀는 원룸에서 혼자 산다.
대학교 근처에서 살기 위해 가족들하고 떨어져 지내 외롭다고 징징대던 그녀곁에
줄곧 밤새도록 있어줬던 기억이 난다. 그로 인한 잦은 외박은 부모님의 잔소리를 불러왔지만
그렇게 나쁘지는 않았다.
나도 그녀와 같이 있는게 좋았고, 공부와는 거리가 멀었던 나를 달달 볶아대며
공부를 시켰던 그녀였기에, 난 운좋게 대학교까지 쉽게 갈수 있었다.
그녀가 날 바꿔주었다. 그녀가 아니였다면, 난 지금쯤 나이값도 못하고 양아치짓거리나
하고 있었을 것이다.
처음에 그녀가 나를 쫓아다녔을때는, 솔직히 말해서 별로였다.
난 그때 여자친구도 있었고 세살이나 연상인 그녀가 부담스러웠기 때문이였다.
주책맞은 여자들이 자주 쫓아다녀서 그런 일에 익숙해져 있었던 나였기에,
그녀도 조금만 있으면 알아서 포기할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치지도 않는지 열심히 내 시야에서 어른거려대는 그녀에게
어느 날에서 부턴가 관심이 가기 시작했다.
연애, 그것을 그저 장난식으로만 여겨왔던 나에게 그렇게 적극적이였던 그녀는 신선했다.
그녀와라면 정말 나답지 않을정도로 열정적으로 사랑할수 있을것 같았다.
그래서 그녀가 날 죽도록 쫓아다니길 거의 세달을 채워가던 날.
그녀를 내여자로 받아들였다.
처음에는 쓸데없는 자존심 때문에 그녀가 귀찮아서 어쩔수 없이 사귄것 처럼 행동했지만
알면 알아갈수록 매력적이였던 그녀를 정말 내심 사랑해버렸다.
그리고, 행복했다.
하지만 그 행복도 오래가지 못했다.
난 이제 그녀를 행복하게 해줄수 없다.
"...우음.."
내 등뒤에서 잠꼬대를 하는 그녀의 목소리가 들린다.
"....나쁜...나쁘은...놈... 개자식... 나쁜자식.. 지옥에나 떨어져 버려..
아니...떨어지지마.. 지옥은 안돼.. ."
...술주정인지 잠꼬대인지 분간이 안된다. 어쨌든 틀림없이 나한테 하는 소리겠지.
어짜피 이여자.. 이미 정신을 놓고 있을테니 안심해도 된다.
그런데.. 지옥에 떨어지라더니.. 떨어지지 말라는건 또 뭐야.
어이가 없어 헛웃음만 치고 걸어가는데,
이여자, 이번엔 어깨를 들썩이면서 흐느끼기 시작한다.
"..흐으...흐헝...보고싶어... 보고싶어 미쳐버리겠어. 개자식아...
개자식아.. 왜 내 머리속에서 죽치고 앉아있는거야. 빨리 떠나가란 말이야..
흐헝헝... 흐허어엉..."
....
발걸음이 저절로 멈춰지고 말았다.
지금이라도 그녀를 깨워서 껴안고 다시 시작하자고 말할까.
...아니야. 냉정하게 생각하자.
그건 나만 생각하는 짓이야. 이기적이라구.
여기까지 잘 참아왔잖아.
"...나 여기있어. 병신아.."
결국 그녀가 듣지 못하리란걸 알면서도, 괜한 심술이 섞인 한마디를 중얼거리고
다시 가던 길을 계속 해서 갔다.
오분 정도 그렇게 걸으니, 그녀가 살고 있는 오피스텔이 보였다.
그녀의 집 현관문 앞에 다달아, 그녀의 가방속에서 열쇠를 꺼내 문을 열었다.
문을 열자마자 집안은 난장판이였다. 이리저리 널려있는 옷가지들 하며,
싱크대에 쌓여있는 인스턴트 식품들. ..젠장, 맨날 이딴걸 먹으니까 이렇게 마르지.
난 조심스럽게 그녀를 침대위에 내려놓았다.
일단 그녀가 편하게 잘수 있도록 그녀의 옷을 벗기고 잠옷으로 갈아입혔다.
그리고 차마 세수는 못시키겠고 그녀의 얼굴에 클렌징크림을 발라 화장을 지워줬다.
분명히 다음날 잔뜩 트러블이 난 피부를 보고 울상을 짓고 있는 그녀의 모습이
생생하기 때문이다. 화장 지워주는건 필수적인 일이다.
대충 그렇게 하고 그녀에게 이불까지 덮어준뒤, 외투를 벗었다.
이대로 모른척 하고 갈수는 없다.
..집 청소한지 하루만에 집안을 괴물의 소굴로 만들어버리는건 그녀의 주특기이다.
가정적인 면은 눈곱만큼도 없는 여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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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안 정리는 그럭저럭 끝냈고, 저놈의 싱크대가 문제다.
빈 컵라면 용기들.. 먹다 만 삼각김밥.. 샌드위치.. 저걸 설거지 할것도 아니고
왜 싱크대위에다가 쌓아두는거냐고. 대체 왜...
....
제 구실을 잃어버린 냉장고 문을 열었다. ..역시 아무것도 없다.
..오늘도 갔다와야 하나.
.........
...............
이 한밤중에 마트를 갈수도 없는 노릇.
어쩔수 없이 우리집에 들렀다. 부모님한테 들키지 않게 아주 조심히..
냉장고에서 국거리가 될만한 재료들을 대충 챙기고 다시 쏜살같이 그녀의 집으로 돌아왔다.
오늘은 운이 좋게 북어가 있었으니까 북어국을 끓여야겠다.
요리와는 지지리도 거리가 먼 그녀 덕분에 내가 요리를 잘하게 되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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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 알맞게 끓여진 북어국의 맛을 한번 보고, 이정도면 됬다 싶어서 가스레인지를 껏다.
외투를 챙겨입으며 핸드폰으로 시간을 확인해보니, .. 새벽 두시 삼십분.
그녀는 팔자 좋게 이불까지 걷어차고 자고 있었다.
짤막한 메모를 남긴 메모지를 북어국이 담긴 냄비뚜껑에 붙이고 나가기 전,
그녀에게 이불을 바르게 덮어주었다. 새근새근, 그녀의 차분한 숨소리가 날 안심하게 해준다.
"이제.. 술 좀 그만 마셔라, 대신 제대로 된 밥 좀 많이 먹고.. ...이제 너 술먹고 뻗어도
나 너 못데려다준다. 해장국도 못끓여주고 청소도 못해줘. 그래서 불안한데..
어쩔수가 없어. 니 말대로.. 나 진짜 개자식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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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좋은 꿈만 꿔라."
난 그녀의 얼굴을 한번 어루만지고, 더이상의 미련이 남기 전에 얼른 나가버렸다.
part 3. 바보들의 해피엔딩.(그 여자의 시점)
어쩐지.. 자고 있는 사이에, 그자식의 진.짜 목소리가 들린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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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웁...우웁!!!"
오늘도 역시.. 어제 먹었던 술들이 다시 올라오는걸 느끼고 눈을 뜨게 된다.
정신없이 화장실로 뛰어가 변기통을 부여잡고 속의 것을 게워냈다.
한껏 토했더니.. ..속이 쓰려 미치겠다.
가슴을 쓸어내리면서 화장실을 나와보면, ..그러고 보니 나 또 무사히 집에 와있네?
잠옷도 입혀져 있고.. 화장도 지워주고.. 집 청소까지 해주고..
아, 설마 오늘도?!
설레는 마음을 껴안고 얼른 가스레인지 쪽을 확인했다.
역시나! 가스레인지 위에는 냄비가 올려져 있었고 냄비뚜껑에는
「제발 밥 좀 잘 먹고 다녀.」
라고 짤막한 메모가 적힌 메모지가 붙어있었다.
냄비뚜껑을 열어보니.. 오늘은 북어국이다. 아.. 좋은냄새.
밥도 되어있고.. 음, 좋아 좋아.
지선이 이 지지배가.. 고함은 잘 질러도 다정한 구석은 많단 말이야..
맨날맨날 나 끌고 오느라 힘들었을텐데..집 청소에다.. 해장국까지..
나중에 커피 한잔 사줘야지.
밖은 아직 컴컴했지만 서서히 해가 뜰 기세였다.
일찍 일어난 김에.. 오랜만에 일찍 학교나 가볼까?
샤워를 말끔하게 하고,
북어국을 데워서 밥 한공기와 김치 몇조각과 함께 식탁위에 올려놨다.
북어국을 한숟갈 떠먹었다. ...맛있었다. 정말 맛있었다.
그런데, 왜이렇게 아플까. 왜이렇게 아픈맛이 날까.
나도 모르게 눈물 한방울이 흘러 북어국에 떨어져버렸다.
북어국은 더 짜졌다. 그렇게 나온 눈물은 주체할수 없이 흘러내렸다.
하지만 난 먹었다. 북어국에 밥을 말아서 한숟갈, 한숟갈, 억지로 입속으로 밀어넣었다.
그리고, 결국 국물 한방울도 남기지 않고 다 먹었다.
이제서야 제대로 된 밥을 먹은 느낌이 난다. 이상하게 가슴이 미어지듯 아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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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밤, 육중한 내몸을 이끌고 날 집까지 무사귀환 시켜준 고마운 나의 벗,
지선이에게 커피 한잔을 대접하기 위해 아침부터 지선이를 카페에 불러냈다.
오늘은 특별히 도너츠까지 올려줬다.
하지만 이지지배.. 영 시원치않은 반응이다.
"체.. 이깟 커피 한잔 먹으라고 이른아침부터 불러낸거야?"
"지지배.. 도너츠도 끼여있잖아~오랜만에 일찍 학교에 가보자구."
"얼씨구, 너도 참..어제 그렇게 술에 취해서 울고불고 쌩난리를 치더니 어느새 학교타령이라니.
또 그래놓고 밤이면 그 포장마차안에 눌러앉아서 술 퍼 마실거지? 오늘은 제발 자제해라."
투덜거리면서 도너츠는 잘도 주워먹는 이 지지배.
어쨌든 이야기는 다시 암울한 모드로 돌아가버렸다. ..
"..그게.. 내 마음대로 되니."
"마음대로 되는게 문제가 아니라. 아니, 술먹으면 니 몸만 버리는거야.
실연의 상처를 치유하는거에는 전혀 도움을 안준다구."
"..내 딴엔 되니까 마시는거야. 멈출수가 없어. 술이라도 안마시면 정말 미칠것 같단 말이야."
"..미련곰탱이 같은 년.. 넌 아무것도 몰라."
..? 의미심장한 지선이의 말에 내가 두눈을 동그랗게 뜨고 자신을 일시하자,
그 지지배는 부담스럽다는듯이 내 눈빛을 피해버렸고 도너츠나 먹으라며 도너츠를
내 앞에 들이밀었다. 뭐, 별 거 아니겠지.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인 난 지선이가 내민
도너츠를 먹었다.
약간 식어버린 커피를 다 마셔갈때 즈음,
"아 맞다. 나 있지.. 언제 한번 너한테 거하게 한턱 내야할것 같아."
난 지선이의 손을 꼬옥 감싼 채 말했고, 그 지지배는 별 탐탁치 않는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
"뭘 한턱내."
"내가.. 너한테 빚진게 너무 많잖아.. 맨날 나 술마실때 옆에서 말려주는거랑..
내가 아주 취해서 정신까지 놔버렸을때 집에도 데려다주고.. 집청소에다가 해장국까지..
정말 너무너무 고맙고 미안해. 너같은 친구를 둔 나는 정말.. 복받은 사람이야."
"...."
지선이는 뭘 말하려다가 이내 입을 굳게 다물었다.
그러다가 마지막 한개 남은 도너츠를 한 입 베어물며 말했다.
"고맙고 미안한줄 알면.. 술 좀 마시지마. 그럼 내가 고생할 일이 없어지잖아."
내가 조심스럽게 고개를 끄덕이자,
"...그래놓고 또 밤에 술에 잔~뜩 취해서는 징징대면서 전화할거 다 알아.
지키지도 못할 약속은 하지도 마. 내가 못살아. 너때문에.."
이런 식으로 나온다. 이지지배..
어쨌든.. 말은 이렇게 얄밉게 해도, 넌 정말 좋은 친구야.
"헤헤.. 오늘 니가 만들어준 북어국은 정말 최고로 맛있었어. 또 먹구 싶다~
나중에 기회되면 요리하는것 좀 가르쳐주라. 너 의외로 음식 진짜 잘 만들더라~
니가 만들어준 국은 정말 하루도 안되서 해치워버린다니까?"
팔을 우왕자왕 흔들어대며, 내가 그렇게 말하자
불안불안해 보였던 지선이의 표정이 결국엔 폭발해 버렸다.
"..이 바보머저리 같은 년아!! 이 눈치밥도 못얻어먹고 자란 인간!!"
요리..를 못하면... 다..바보머저리..눈치밥도 못얻어먹고 자란 인간..인가?
...너무 갑작스럽게 욕을 얻어먹은 터라, 무슨 말도 못하고 그대로 얼어있는데,
"아... 나 진짜 못참겠어.니네 보면 답답해 미쳐버릴것 같어!!"
부산스럽게 벌게진 얼굴에 손부채질을 해대는 지선이.
...대체 왜 혼자 흥분하면서 저러는거지?
멀뚱멀뚱. 가만히 굳어있는 나를 보며 지선이가 말을 이었다.
"야, 너 진짜 몰랐었어? 너 집까지 데려다 주고, 해장국 끓여주고 이 난리부르스를 춰준건
내가 아니였다구.그거 다 설우가 해준거야. 내가 널 집까지 어떻게 끌고가냐?
지난 이주일간, 니가 술먹고 뻗었을때 늘 한결같이 바람처럼 달려와서 너 업고
니네집까지 갔던거야. 매일매일!!"
순간,
커다란 해머망치로 머리를 두들겨 맞은 느낌이였다.
우린 이미 헤어졌는데, 왜?
게다가 헤어지자고 한건 그자식인데 뭐가 아쉬워서?
라는 의문증이 생기기도 전에,
정말 미련한곰탱이 만도 못했던 내가 원망스러워졌다.
왜, 지금에서야 깨달은거지.
냄비뚜껑에 붙어져 있던 메모지.. 그 메모지에 쓰여져 있는 글씨체는..
그자식의 글씨체였다는 걸,
집안 곳곳에 그자식의 체취가 채 가시지 않고 남아있었던걸,
희미하게나마 기억나는건 내 귓가에 속삭이듯이 뭐라고 말했던 그자식의 목소리와,
내가 업혔던 그자식의 넓다란 등판.
.
그리고 계속 이어지는 지선이의 말.
"이제 진실을 알때가 됐어. 설우가 왜 너보고 갑자기 헤어지자고 했는줄 알아?
걔 한달전에 영장나와서 내일모레 군대 가. 그런데 걔는 니 곁에 있어주지도 못하는데
괜한 남자친구 행세 하기도 미안하고 너 기다리게 하기도 싫었대.
그래서 차라리 헤어지기로 마음먹었대. 그래야 편하게 군입대 할수 있을것 같았대."
.
.
속시원히 내뱉은 지선이의 말이 끝나자 마자,
난 가방을 챙겨들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온몸이 떨리고 있다.
지금 당장 그자식을 봐야겠어.
"..설우.. 그 자식... 그 바보.. 지금 어딨어."
"어디있냐니...지금쯤 지가 다니는 학교 있겠지."
"나 오늘 강의 못들을것 같아. 교수님들한테 잘 좀 얘기해줘."
"뭐어? 뭐라고 말씀드려?!"
"....아무렇게나 둘러대. 엉덩이에 불붙었다고 하든지."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내가 갈 곳은 단 한 곳이다.
그자식이 있는곳. 주저않고 그자리에서 바로 뛰어나가버렸다.
"야!! 김주희!!!"
우왁스럽게 날 불러대는 지선이를 뒤로 한 채
급한 마음에 택시부터 잡았다.
"어디로 모실까요?"
"경희대학교로요! 빨리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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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 아저씨를 재촉해대며 이십분을 달려서 도착한 그자식이 다니는 경희대.
그자식은 경제학과쪽이지..
예전부터 그자식을 자주 찾아가봐서 이 대학교 지리는 꽤 뚫고 있다.
틀림없이 지금쯤은 학교 도서관에서 공부를 하거나 캠퍼스내를 싸돌아다니고 있을거다.
그자식은 쓸데없이 학교 일찍오기를 좋아한다.
핸드폰으로 어디냐고 캐물어봤자, 바보같은 그자식은 답을 안날려줄것이 뻔하다.
내가 직접 찾아야한다. 직접 찾아서 보자마자 등짝을 한대 때려버려야지.
그런 집념으로 오센티는 되는 힐을 신고 무지막지하게 뛰고 있는데,
"주희누나?!"
뒤에서 낯익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돌아다보니 그자식의 친구였다. 예전에 한두번 만났던 적이 있었다.
"하아..하악.. 너.. 잘만났다!"
뭔가 오해가 붙을만한 내 한마디에 그 친구는 살짝 움찔하며 뒷걸음 쳤다.
"왜..왜그러세요..누나."
"설우...백설우. 그 자식 어딨어?!"
"설우..요? 군입대 때문에 휴학계 내려고 행정실로 갔을걸요."
바보 똥개 같은 자식!! 기어코 그렇게 간다 이거지?
자기만 나쁜놈 되고 간다 이거지?!
바로 그 친구를 밀치고 행정실로 달려가려고 했지만,
...
"...저기.. 행정실이.. 어디니?"
...........
...................
친절한 그 친구는 날 행정실 앞까지 안내해 줬고,
난 건성스레 고맙다는 말만 던지고 행정실안으로 박차고 들어갔다.
갑작스런 괴여성의 출현에 안에 있던 사람들의 표정이 미심쩍어진다.
신경쓰지 않았다. 내 목표는 오로지 그자식이다.
고개를 휙휙 돌려대며 그자식의 얼굴을 찾았다. 그리고 드디어 포착했다.
테이블에 기대어 펜으로 뭔가를 끄적이고 있는 그자식의 모습.
..막상 그자식의 얼굴을 보니까, .. 선뜻 다가설수가 없다.
그렇게 보고싶었던 얼굴인데, 이주일간 저 얼굴만을 그리워 하며 술에 쩔여 있던 나였는데,
....
한걸음. 한걸음 그자식에게 다가설때 마다 심장이 요동친다.
"이 바보똥개멍게말미잘해삼 같은 놈아."
욕설이 난무한 내 한마디에, 그제서야 고개를 들고 놀란눈으로 날 쳐다보는 그자식.
"너..."
"어떻게 사람이 그래?! 너 내가 너 군대 가있을 동안 고무신 거꾸로 신을 여자로 보이니?"
'군대'라는 말이 떨어지자 그자식의 포커페이스가 깨졌다.
하지만 독한 그자식은 이내 냉정을 되찾고 애써 내 시선을 회피한채 말했다.
"..뭐야, 무슨 말을 지껄이는거야."
"다 알아. 발뺌할 필요 없어. 다 안다고, 이 자식아. 너 군대가는거 때문에 괜히 나 이년동안
혼자 지내게 하고싶지 않아서, 잡아두기 미안해서 그런거잖아.
왜 나한테 말도 안하고 너 혼자 무작정 그런거야? 왜 내 반응은 물어보지도 않고,
너 혼자 다 결정 하느냔 말이야.
내가 너 정말 미치게 사랑하는거 몰라? 이년 이개월? 얼마든지 참을 수 있어.
나 너 면회도 꼬박꼬박 갈거구, 편지도 지겨우리 만큼 보낼거야.
난 너말고는 다른남자, 눈에도 안들어와. 너도 알고 있잖아. 너 왜 그렇게 잔인하니.
왜 그렇게 사람 바보로 만들어. 내가 얼마나 마음고생이 심했는줄 알아?
너 군대 간다는 소리 보다, 헤어지자는 말이 더 잔인하다는걸 왜 몰라.
..우린 둘다 바보야.바보들이야.. 하마터면 정말 이대로 바보같이 끝낼뻔했어.
이 개자식아!! 니가 뭐라고 하든, 나 끝까지 너 기다릴거야.
악바리처럼 기다려서 남은 여생동안 평생 너랑 행복하게 지낼거야."
길고 길었던 말을 끝내고, 거칠어진 숨을 다듬었다.
어느내 행정실 안의 사람들은 모조리 우리만을 주목하고 있었다.
약간의 짧은 공백 끝에, 그자식이 픽하고 실소를 내뱉었다.
"..그거.. 프로포즈라고 생각해도 되냐?"
그리웠던 그 미소에, 눈물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난 눈물을 억누르며 겨우겨우 고개를 끄덕였다.
그자식은 다시끔 씨익 웃는가 싶더니 이내 날 끌어안았다.
"그럼 마지막 말은 내가 장식할게. 김주희, 나랑 결혼하자."
.
주위에서 터져나오는 환호성.
이제는 주체할수 없는 눈물.
그자식은 분위기를 탓는지 살짝 몸을 숙여 나에게 입을 맞출려고 했지만,
난 얍삽하게 몸을 놀려 그자식의 등짝을 세게 때려버렸다.
표정을 구기고 날 노려보는 그자식에게 낼름 혀를 내밀어보이고는 도망치듯 행정실안을
빠져나왔다. .. 사실 사람들 앞에서는 민망했기 때문에..
그자식은 불같이 휴학계를 내고 날 뒤쫓아왔다.
그리고 우리는 사람은 별로 없지만 로맨스하고는 거리가 먼 학교 도서관에서 진하게 키스했다.
.
.
알고 보니 그자식은 내일 모레 군입대를 한다고 한다.
추억거리를 만들기에는 부족한 시간대였다.
결국 우리는 삼일 내내 잠시도 떨어져 있기 않고 붙어 지냈다.
그 정도로도 만족했다.
.
그리고, 그자식이 군입대 하는 날.
마지막 배웅길인 기차역 앞에서,
머리를 짧디 짧게 깍은 그자식의 모습이 어째 낯설기만 하다.
하지만,
"..누구 남자친구이길래 머리를 저렇게 깍아놔도 멋있을까."
지선이는 헤벌레~ 한 표정으로 그자식을 따라 시선을 움직이는 나를 못마땅한 눈치로 쳐다봤다.
그자식은 자기 부모님과 친구들하고 인사를 하고 있었다.
그리고 할말은 다 했는지, 부모님과 친구들을 등지고 나에게 다가온다.
그자식, 조금은 비장한 표정이였다.
"난 나라를 지키러 간다. 넌 고무신을 지켜라."
그러면서 내머리언저리에 손을 올려놓고 다독이는 녀석.
난 바로 충성자세를 해보였다.
"목숨을 걸고 고무신을 사수하겠습니다.충성!"
"충성."
그자식도 씨익 웃으며 충성자세를 해보인다.
지선이는 여전히 못마땅한 눈치로 '아주 그냥.. 별 꼴갑들을 떤다..'라고 혼자 중얼대고 있었다.
곧 기차가 커다란 굉음을 내며 출발할 기미를 보였다.
이제 정말 떠나가야 하는 그자식은 쥐도 새도 모르게 내입에 짧게 입을 맞추고는
얼른 기차안에 탑승했다.
.
참을수 있을거라고 생각했는데..
역시 가슴이 쓰리다.
기차가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차창밖으로 여유롭게 손을 흔드는 그자식의 얼굴도
서서히 멀어진다. 영화속의 한장면 마냥 쫓아가며 울고불고 하는 난리부르스를 추고 싶었지만
그자식의 부모님도 계셨기 때문에 그냥 두팔을 크게 흔들어보였다.
기차는 점점 가속도가 붙어 빠르게 멀어져갔다.
코끝이 찡해져왔지만, 눈시울이 따끔따끔 거렸지만,
이제 더이상 밤마다 술을 찾는 일은 없을것이다.
part 4. 이년 이개월 후.
.
"임지선!! 빨리 안 와? 기차 도착할 시간 지났단 말이야~!!"
마음은 급해 죽겠는데, 지선이 이 지지배는 숨을 헐떡이며 먼저 가라는 손짓을 해댄다.
이년 이개월 후, 난 대학교를 졸업해 좋은 취직자리를 얻었다.
그것말고는 나 김주희. 달라진거라고는 눈곱만큼도 없는 여자다.
여전히 집안일과는 거리가 멀고, 여전히 입버릇은 삭막하고,여전히 왈가닥이다.
드디어 이년 이개월이라는 원망스러운 세월이 지났다.
이 날을 얼마나 이를 갈며 기다려 왔는지!!
이번에야말로 그자식과 검은머리가 파뿌리마냥 희어질때까지 평생 사랑할수 있다.
만나자마자 주위시선 신경쓰지 않고 뜨거운 키스부터 날려줄거다!!
"야, 지선아!! 나 먼저 간다!! 천천히 와!!"
어서 그자식을 만나고 싶어 안달이 나버린 난 체력이 바닥난 지선이를 내팽겨치고
기차역으로 달렸다. 기차는 이미 도착해있었다.
군복을 입은 수많은 사내들이 기차역안을 가득 메꾸고 있다.
...이거... 어떻게 찾지.
계단을 내려가면서 그자식의 얼굴을 찾고 있는데, 구두굽이 미끄러져버려서
계단밑으로 굴러떨어져 자빠질것을,
"으꺄악!!!"
"병신, 왈가닥 기질은 여전해. 나이가 몇인데.. 철 좀 들어."
.
그자식이다.
그자식이 내허리를 감싸안고 날 잡아줬던 것이다.
만나자 마자 눈물부터 나올것 같은 나와는 달리, 이자식. 충성부터 챙기고 본다.
"충성."
"...씨.. 돼지 똥구멍 같은 놈. 충성밖에 할 소리가 없어?"
내가 잔뜩 눈을 흘기며 말하자, 그자식은 내 머리에 꿀밤을 먹였다.
"그딴 말은 또 어디서 배워먹었어. 혼난다."
"쳇, 만나면 선물주려고 했는데 김빠졌어. 선물없어~!"
녀석의 표정이 의아해진다.
짜식... 선물이라는 말에 혹해서는..
"..무슨 선물?"
"몰라, 쳇쳇. 밥이나 먹으러 가자."
"아, 무슨 선물인데~ 그리고 내가 무슨 짓을 했다고 김이 빠져? 충성 그 소리 했다고?"
"몰라몰라~ 나중에 줄게. 밥 먹으러 가자~ 밥밥밥! 우리 똥개 배 많이 고프지?"
난 녀석의 엉덩이를 스리슬쩍 토닥여줬고,
"아, 진짜 죽는다. 그놈의 방정맞은 입버릇좀 고치랬지. 돼지 똥구멍이니, 똥개이니,
드러워서 밥맛 떨어진다. 선물 뭐냐고~"
.
그자식은 계속 맞잡은 내손을 흔들어 대며 캐물어댔지만
들은척 만척 하고 걸음을 재촉했다.
.
투닥투닥. 유치한 말씨름을 하면서 걸어가는 우리이지만,
지금 우리는 해피엔딩을 향해서 걸어가고 있다. 우리만의 해피엔딩.
.
.
역시 사랑하는짓은 뻔한 스토리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많은 반전을 기대할수 있는게 사랑이다.
그래서 유치한걸 알면서도, 뻔한걸 알면서도 할수 밖에 없는게 사랑이다.
난 지금 누군가와 사랑하고 있는것이 정말 미치도록 행복하다.
카페 게시글
인소닷단편소설
[단편]
[김여자님] 사랑에 미치다.
김여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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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541
07.02.11 12:45
댓글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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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읽을때마다 감탄..ㅠㅠ 김여자님의 글은..장편으로 해도 대박이겠어요 ㅎㅎ
동욱러브님 안녕하세요^^ 아아.. 장편이라 ^^; 글솜씨가 조금 더 는다면 도전해보고싶습니다만..변덕이 심한 저로써는 아직 힘들것 같네요^^ 소설 읽어주셔서 감사드리고 언제나 행복하세요^^
오오. 무서운 스크롤의 압박을 단번에 해결해 주시는 군요. 상큼한 문체가 좋아요, 건필하세요!
으음.. 내용도 좀 길었죠? ^^; 본의아니게 질질 끌어버린듯한 느낌이 드네요. 상큼한 문체라.. 기분 좋아지는 칭찬일걸요?^^ 앞으로 더 건필하겠습니다. 다이어트 돼지님 감사드리고 언제나 행복하세요^^
와...진짜..김여자님소설은 볼때마다 정신없이 읽게된다고 하나요? 보면서 배실배실웃기도 하고, 내용 불문하고 늘 보고나면 기분이 꽉꽉채어진 기분이라고 해야하나.. 아잉 기다린 보람이 있어요 보고싶었잖아요!! 처음에 제목보고 혹시 새드??막 요랬는데♡ 건필하시구요, 진짜로 잘보고 가요!!
아아 반공윤님 안녕하세요^^ 제 소설에 꼬박꼬박 감상평을 달아주시는군요. 저도 어서 보답할겸 반공윤님의 소설을 읽어봐야 하는데 짬이 잘 안나네요..ㅜㅜ; 제목이 약간 새드쪽이랑 가까웠지만 그냥 해피엔딩으로 나갔습니다. 부족한 소설을 한없는 칭찬으로 메꿔주시니 정말 감사드려요^^ 언제나 행복하시길^^
후와.........진짜 좀 길긴 했지만 전혀 그렇게 느껴지지 않을만큼 흥미롭고...막 빨려들었어요..乃
으음..소설이 좀 많이 길었나요?ㅜㅜ 최대한 간결하게 해보려고 노력은 했지만 아직 실력이 부족해서 그런지 ..하하^^; 그래도 흥미롭다고 해주시니 약간 안심은 되네요. 하늘빛무지개님 감사드리고 언제나 행복하세요^^
역시 여자님~~~대박대박!!ㅜㅜ 완전재밌어요 해피엔딩도 너무좋고요!!~~~~정말 빠져듭니다!!!완전 짱이에요~
린짱님 안녕하세요^^ 음, 저도 요즘에는 해피엔딩이 정말 끌린답니다~! 소설이 좀 길어서 살짝 지루하셨을수도 있었는데 칭찬을 파파팍 날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언제나 행복하시길^^
삭제된 댓글 입니다.
종이인형님 반갑습니다.^^ 제 글을 첫번째로 봐주신건가요? 기분이 참 묘한걸요^^ 앞으로 자주 ?으면 좋겠네요. 더 나아진 실력으로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소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언제나 행복하시길^^ ps.아 그랬군요 ^^; 제가 오해를; 네 건필하겠습니다.
역시 김여자님 ㅜㅜ . 정말 너무 멋진 소설에 감동먹습니다 . 와 , 정말 전부터 느끼지만 너무 좋아요 ㅜㅜ 김여자님 스타일은 탄탄 긴 스토리?? ㅜㅜ 아무튼 멋있어요
유레카님도 위에 소설 올리셨죠 ^^ 잘 봤습니다. 유레카님 실력도 멋지시던걸요. 탄탄한 긴스토리라.. 전 본의아니게 소설을 질질 끌어버리는 성향이 있어서..ㅜㅜ 그걸 단점으로 여기고 있었답니다. 더 노력하겠습니다.감사드리고 언제나 행복하세요^^
와, 멋져요. 후후, 여주 성격도 너무 맘에들었구, 남주인공도 너무너무 착하네요. 처음에 새드엔딩으로 가나? 했는데 해피엔딩이네요 후후훗. 게다가, 나는 나라를 지키러간다. 너는고무신을 지켜라. <=요런쎈쓰! 때문에 많이 웃었어요 으캬컁 잘보고 갑니다!
네 털털한 성격의 여주인공이였죠^^ 참.. 술취한 여자친구 집에 바래다주고 집청소에 해장국까지 끓여주는 남자는 흔치않죠.다시 한번 소설을 훑어보니까 정말 분위기가 확 달라지네요; 원래 해피엔딩으로 잡고 쓴소설이였는데.. 빤딱빤딱호님 감사드립니다.언제나 행복하세요^^
꺄~ 이번에도 김여자님의 소설을 만나다니, 무척 행복해요^^ 은근히 김여자님 팬이 되어버린;; 처음엔 스크롤보고 '헉' 이랬는데, 막상 읽어보니 길었다는 걸 느끼지 못했다고 해야할까, 무척 멋있는 이야기였어요, 다음 작품 기대하겠습니다~^^ 건필하세요♡
금빛입술님 안녕하세요^^ 방금 금빛입술님의 소설을 읽고 왔는데.. 제가 팬을 해야할것 같았답니다; 그 짧은 스크롤으로 많은 여운을 남기게 해주시는 그 실력.. 감탄했습니다. 금빛입술님도 건필하시구요! 언제나 행복하시길^^
장편쓰시면안되요?ㅜㅜ
아아 라익후러브님 안녕하세요^^ 장편..이라..좀 더 실력을 가다듬고 언젠가 스토리가 파파팍 떠오르면 도전해보고싶습니다^^감사합니다. 소설 읽어주셔서 감사드리고 언제나 행복하세요^^
아~ 역시! 이번 소설도!!!!ㅋㅋㅋㅋ 어디갔다오셨어요~ 기다렸는데!ㅋㅋㅋㅋ그래놓고선 지금에서야 읽다니..-_-ㅋㅋㅋ
앗 보드레님 안녕하세요!^^ 오랫만에 뵙네요~ 늦은 답글을 용서하세요 ㅜㅜ 요즘 얼굴을 안비치셔서 서운했답니다. 이번 소설도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언제나 행복하시길^^
와~~~~~정말정말 잘 읽었어요!!! 너무너무 훌륭해요!!! 이런 단편 처음 읽어봐요!!! 진짜 잘 쓰시네요.^^ 저도 닮고파요.^^ 그럼~다음 편도 기대할게요. 좋은 하루 보내세요!!!^^ 앞으로도 파이팅!!!^^
새로운님 반갑습니다^^ 갑자기 감상평이 올라와있어서 놀랐어요; 이 부족한 소설에 찬사를 아낌없이 날려주시는군요. 저도 무한한 감동이 밀려옵니다ㅜㅜ 감사합니다. 새로운님의 말에 힘입어 화이팅!할게요^^ 언제나 행복하세요^^
아우~ 닭살
소설남중독ㅈ 님 반갑습니다.^^ 하하; 마지막이 좀 닭살스러웠죠? 닭살스러운 해피엔딩이였습니다; 소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언제나 행복하시길^^
다시막 이렇게 김여자님 소설을 돌려봐요- 이댓글 보실진 모르겠지만 지금 갑자기 '언제나 행복하길^ ^' 라고 항상 말하셨던 김여자님이 그리워요ㅠㅠ 꼬박꼬박 챙겨볼께요-
슬퍼지자님 안녕하세요^^ 깜짝놀랐답니다. 카페에 들어와보니까 제 소설 하나하나에 감상평을 달아주셨더라구요. 저도 지금부터 슬퍼지자님의 감상평에 하나하나 답글을 달아드리려고 합니다.^^ 오늘은 피곤해서 컴퓨터를 안키려고 했는데 뭔가 통했나봐요~ 언제나 행복하시라는 제 말이 그리우셨다니 당연지사 해드리겠습니다~! 언제나 행복하시길^^ !
삭제된 댓글 입니다.
시스콤님 안녕하세요.^^ 와 깜짝놀랐어요; 이번에도 감상글을 달아주셨길래.. 제 소설을 하나하나 보고계신것 같군요^^ 감사드려요~ 늦은 답글을 용서하세요ㅜㅜ 언제나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