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진도사투리만의 특색이라기보다는 전라도사투리의 보편적인 특성일지 모르나, 제 나름 정리하다 느낀 특성들을 올려 보고자합니다.
맨 처음으로 느껴지는 게 보다 센 발음과 강한 어미를 덧붙인다는 점입니다.
요즘 와서는 현대인들도 “과”를 “꽈”라하고 “장”을 “짱”이라하며 “소주”를 “쏘주”라고 하는 등의 현상이 나타납니다만 진도(전라도)에서는 일찌감치
거의 모든 말투에서 그런 특성들을 나타내어 강하다 못해 아주 속된 말들이 많답니다.
예를 들자면
*센 발음으로는
가라앉다=깔앙지다, 가수-카수, 가죽=까죽. 가지=까지, 가락지=까락지, 간난아기=깐난이,
강냉이=깡냉이, 갯벌=갯뻘, 고누=꼰, 고사리=꼬사리, 고추=꼬추, 구정물=꾸정물,
기울다=찌울다, 다독이다=따둑이다, 닦다=따끄다, 돌배=똘배, 두부=뚜부, 본때=뽄때,
부수다=뿌수다, 비둘기=삐둘구, 사납다=싸납다, 성내다=썽내다, 시원찮다=쎤찮다,
시원하다=쎤하다, 자르다=짤르다, 작대기=짝대기, 저리로=쩔로, 족제비=쪽제비,
등이 있고
*강한 어미를 덧 붙여서 좀 더 속되게 표현하는 예로는
구석=구석탱이, 길이=지럭지. 꼴=꼬라지.꼬락서니. 눈=누시깔. 눈깔,
다리=다리몽댕이, 따귀=귀빵맹이.귀싸대기, 때=때꼽짜구, 말=말뽄새.말싸가지,
머리=머릿빡. 무릎=물팍, 대그빡.대갈통, 배=배아지.배때기. 사이=새다구. 싹수=싸가지.
오금=오금쟁이, 창자=창사구.창아지. 철=철따구니. 팔=폴모가지. 폴목댕이. 하다=해뿐다. 헝겊=헝겁때기.
등이 있답니다.
그리고 또 하나의 특성으로는 합해서 줄이고 아예 빼먹는 말투들이 많습니다.
그 예로
*합하는 특성
간다는구먼=간당만, 가르치다=갈치다, 가져다 놓았다=갖다 놨다, 거기다=걱다,
그냥 두어라=걍둬, 귀여움=귄, 그냥=걍, 그아이=가, 놓아라=놔라, 달음박질=담박질
도라지=도랏, 띄어=뗘, 많이씩=많썩, 미운=민, 미음=밈, 베어=벼, 빼앗아=뺏어,
서러운지=서런지. 시끄러운지=시끄런지, 시원치 않다=션찮다,
아무=암(암끗도,암데도,암칫도...) 어디다=어따, 여기서=역서, 어처구니=얼척,
오너라=온나, 우리들=우덜, 이렇게=이케, 이리로=일로, 이아이=야, 이웃에=유제,
이웃집=윳집. 재미있는=재밌는, 저렇게=저케, 저리로=쩔로, (날)저물도록=점두록,
제일로=젤로, 좋은=존, 주인=쥔, 쪼이다=쬐다, 처음=첨, 추운데=춘데
※ 미운=민 도 며라 며서 밍께...등으로 어미 변화에 따라서는 무진장으로 늘어나서 많아짐.
*빼먹는 특성으로는
가려워=개라, 거기가=거가, 손이 시러워=손시러, 더러워=더러, 들어와서=들와서,
뜨거워=뜨거, 무서워=무서, 바꾸워서=바까서, 방죽에서=방죽서, 부러워서=부러서,
어깨에다=어깨다, 어지러워=어지러, 어찌나=어찌, 여기가=여가,
가느냐?=가냐? 먹느냐?=먹냐? 왔느냐?=왔냐? 했느냐=했냐?
고되다=되:다 도대체=대:체 우체부=체부
그런데 한 가지 특이한 것은 줄이고 없애던 것과는 반대로, 표준말에는 없는 “가”를 어미에 덧붙이는 점인데,
예로는
*가를 더 하는 특성
여기다=여그다가, 가져다=가져다가, 00에=00에다가(항아리에다가),
집에 있다=집에가 있다. 등이 특이하게 나타납니다.
*진도야그 한 마디*
인자 봄되믄 까끔에는 꼬사리! 개뿌닥 논두렁에는 갯노물! 앞모캉 뒷모캉이랑 댠에도 나새랑 대롱개랑 풋노물...노무새들이 만항께 째깐만 시간 내도 찬까심 허끔 뜯겄제?
아그덜 입노릿 할것이로는 저실 막 지남시로 하루달께 보텀 칡캐니라고 꽹이를 가꼬 칡 캐로 댕기다가, 쪼깐 있으믄 억달 새순인 삐비가 젤 몬차 나오고, 찔구에 까루도 나오고,
호무 한나 갖고는 나깜막한 산이로 가믄 도랏하고 장다꾸가 있는디, 도랏은 원체 씅께 캐가꼬 집이 와서 노물이나 해야 먹제만, 장다꾸는 안 씅께 캐서 걍 먹었어야.
그란데 장다꾸도 속이 흐가고 보들보들 한 쌀 장다꾸도 있고, 속이 누람시로 뻣신 보리 장다꾸도 있어야.
그도 저도 군입치기 할 것 없으믄 솔나무 껍질 뱃깨서 송쿠도 긁어 먹었는데 송쿠 많이 먹으믄 치깐가서 큰 것 볼때 무쟈게 힘들어야.
여름 지나고 가실 됨시로는 야찬 산에 올라가믄 쇠산불(새산불?)하고 맹감하고 으름이 있고, 째깐 더 짚은산에 들어가믄 깨금이랑 몰구랑 다래가 있어 따 먹기 좋았고,
노무 밭에서도 명다래도 따 먹고 무수도 뽑아 먹고, 아그덜은 모도 막 그라고 싸돌아 댕갰어야.
그라고 깨고락지도 아주 만난 술참꺼린데, 고때는 어디 가등간에 깨고락지 땅깨비 같응것은 쌔 부렀응께 잡어서 뒷다리만 쭉 찟어가꼬 몸땡이랑 창시는 내뿔고
불에다 궈서 물키정나게 먹어부렀었제 어쨌댜! 느그덜도 많이 먹었제?
그란데 우덜은 깨고락지 다리만 먹었는데 육지 나옹께 창시까지 다 먹드라. 워메 징항거 깨고락지창시를 어찌께 먹을까?
까끔 ▷ 산. 멧갓 ▷ 산을 말하며, 주로 나무를 하기 위한 멧갓을 이름.
댠 ▷ 뒤안. 텃밭 ▷ 집안의 뒤뜰이나 안밖 가까이에 있는 텃밭.
갯노물 ▷ 세발나물 ▷ 그런데 서울서 파는 세발나물이란거 하고는 조금 다르더구먼.
나새 ▷ 냉이 ▷ 냉이를 나새 나새노물이라 함.
대롱개 ▷ 달래 ▷ 달래를 대롱개라고 부름.
풋노물 ▷ 별금다지. 아기별꽃 ▷ 조금 달라 보여도 그거라드구먼. 요즘 아기별꽃 화분이 야생화로 인기 많음.
노무새 ▷ 남새. 나무거리 ▷ 온갖 노물까심이 모도 노무새제 어짠당가.
까심 ▷ 거리. 재료 ▷ 지까심=김치거리. 횟까심=횟감, 찬까심=찬거리.
입노릿 ▷ 주전부리. 군것질 ▷ 군입치기라고도 하제만 입노릿을 만썩썼제.
하루달 ▷ 하룻날 ▷ 음력으로 2월 초 하룻날을 하루달이라하여 칡캐고 콩볶아 먹는 명절로 쇰.
삐비 ▷ 삘기 ▷ 띠의 애순이라고 하는데 띠와 억새(억달)는 뭐가 다른지는 내가 모름.
찔구 ▷ 찔레순 ▷ 찔레의 새 순인데, 하얀 서방찔구, 분홍빛 각시찔구가 있음.
까루 ▷ 꽈리 ▷ 열매의 속을 파내고 꽈리 부는건데 진도서는 까루라고 불렀음.
호무 ▷ 호미 ▷ 낫=낫 인데 호미=호무 쇠스랑=쇠시랑 톱=톱 망치=망치 뭐 연장이 그랬제.
나깜막한데 ▷ 가까운데 ▷ "가찹다"로도 씨고 "나깝다"로로 썼제.
짚다 ▷ 깊다 ▷ ㄱ 이 ㅈ 으로 되는 특성이로 기름=지름. 길=질. 길다=질:다.
장다꾸 ▷ 잔대 ▷ 생긴건 도라지 비슷하면서 쓰지 않음.
송쿠 ▷ 송기 ▷ 소나무의 속껍질. 피막.
새(서)산불 ▷ 모새나무 ▷ 쇠산불 서산불 새산물 불리는게 동네 마다 다른 듯 한데. 정금나무는 사철 나무이고 모새나무는 낙엽수라함. 흑산도 아래쪽에서만
자생하는 국산 토종 블루베리임. (장재호님의 말씀이 서산부라는 일본 이름에서 왔다고 하니 모새나무로 불러야 마땅함)
몰(멀)구 ▷ 머루 ▷ 몰구는 다 알제? 요것도 국산 불루베리 아니까?
명다래 ▷ 목화다래 ▷ 목화를 피우기 위해 나는 꽃망울.
술참 ▷ 곁두리. 새참 ▷ 술참 가죠믄 지나든 객이 몬차 먹는다는 인심 존 속담도 있제.
깨고(구)락지 ▷ 개구리 ▷ 그 흔해 빠졌든 깨고락지, 논고동, 뱀도 요새는 잘 안뵈등만.
땅깨비 ▷ 메뚜기 ▷ 진땅깨비=방아개비. 땍때기=방아개비 숫놈, 참땅깨비=풀무치. 송장땅깨비=(아직몰릉께 갤챠주쇼) 모도 땅깨비제.
쌔 불다 ▷ 많다 ▷ 쌔 부렀다믄 겁나게 징하게 많다는 말 아니겄소?
우덜 ▷ 우리들 ▷ 우덜이 같은 핵교를 같은때 댕갰잉께 동창이제?
창시. 창사구. 창아지 ▷ 창자. 내장 ▷ 속 창아지 빠진놈=밸(배알.창자)이 없는 놈).
첫댓글 요맘때믄 인자 통통하게 살이 올룬 보리를 이삭차 통째로 궈가꼬 싹싹 비배먹는 보리통굼이 맛있지라! 한참 해 먹고 나믄 내 손뿌닥이고 니 낯뿌닥이고 모도 끄매가꼬 볼만들 하제 어짜다.
고생해부요...........그덕에 잊었던것을 이렇게 다시접하니 이게다 님에 이타행 덕분인가 봅니다 성불하소서...
강원도 사투리만 딴 나라 야그인줄 알랐더니 읽고보니 진도말 참말로 얼척없네요 ㅎㅎㅎ 재밋고 유익했슴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