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에 이어 강북과 수도권에서도 아파트 매물이 증가하고 있다.
강남의 경우 최근 집값이 급락하면서 급매물이 나오자마자 바로 소진됐지만 현재는 가격하락이 일단 멈춰진 상태에서 급매물도 자취를 감추는 모습이다.
반면 강북ㆍ강서권에서 담보로 잡힌 아파트 위주로 매물이 늘고 있는 추세다. 수도권도 강북과 비슷한 양상이다.
■강북 어디서 나오나
신접살림이 많이 자리잡는 성북구 강북구 노원구 도봉구 등 강북권과 성동구 등 인기 도심권에서 융자를 낀 매물의 출현 횟수가 높다.
성북구 길음동과 정릉동 일대 새 아파트의 경우 10월 중순을 넘어서면서 융자 낀 매물의 비중이 현저히 높아졌다.
길음동 D아파트 24평형의 경우 지난달까지만 해도 융자를 안은 매물은 찾아보기가 어려웠다.
있더라도 담보액이 20% 안팎 정도다.
그러나 지난주 말에만 담보대출 비율이 43%(시가 2억0000만원, 융자 9000만원)이상인 매물이 두 건이나 나왔다.
물론 거래는 없다.
매물을 올려놓은 중개업소 관계자는 "두 건 모두 1주택자들 매물"이라며 "한 건은 팔고 융자금을 제한 가격으로 전세를 알아봐 달라고 의뢰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8월 입주한 강북구 미아동 B아파트도 비슷한 사연을 가진 매물이 많다.23ㆍ24평형 모두 융자 낀 매물의 비중이 크게 늘었다.
현재 24평형은 단지 전체에서 나온 매물 15건 중 융자를 낀 매물이 9건에 달한다.
B공인 관계자는 "2주택자 소유 매물과 1주택자 소유 아파트 비중이 반반쯤될 것"이라며 "이 중 한 가구는 전세 9500만원을 끼고 있어 팔아봐야 남는 것도 없지만 집주인이 부담을 덜고 싶다고 팔아달라고 말했다"고 털어놨다.
성동구에서도 융자를 안은 매물이 나오기 시작했다.
성동구 금호동과 옥수동 일대 아파트는 한강 조망이 가능한 데다 전철 교통망도 좋아 인기 지역으로 분류됐던 곳이다.
따라서 향후 차익을 생각해서 계속 보유하려는 심리가 강한 지역이다.
■수도권 급매물ㆍ관망세
수도권에서는 투자목적으로 매입한 수요층들이 급매물을 내놓기 시작했다.
의왕 내손동 반도보라와 대원 등에서도 500만원가량 내린 가격에 매물이 나오고 있다.
특히 1가구 다주택자들이 전세매물을 속속 팔려고 내놓고 있다.
광명시 하안1단지(고층) K씨는 15평 아파트를 최근 전세매물로 내놓았다.
매매가 1억원짜리 아파트를 전세가 5000만~5800만원 선에 내놓았지만, 두 달이 지나도록 전세수요를 찾지 못했다.
집값이 더욱 떨어질 것으로 예상한 K씨는 결국 최근 9200만원에 팔 았다.
현재 광명 하안1단지 15평의 경우 한 달 전보다 시세가 500만~800만원가량 내린 가격에 거래가 간혹 이뤄지고 있다.
용인 죽전지역의 경우 아파트값이 서서히 오른 편이어서 아직 급락 분위기는 감지되지 않지만 가격이 약간 내린 매물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윤석민 중앙공인 대표는 "지역에 따라 가격이 급등했던 단지는 조금 내린 가격에 매물이 늘고 있다"며 "하지만 서서히 오른 곳은 아직 매물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근까지 시세가 급등했던 분당과 용인 죽전 일대는 매수세가 크게 움츠린 모습이다.
분당 일대에서는 아직 매물 증가세가 가시화되지 않고 있다.
■왜 나오나
정부 정책목표는 투기목적으로 돈을 빌려 여러 채 사려는 수요자들의 심리를 위축시키는 것이다.
그러나 시장에서의 인식은 정부의 의도와는 크게 다르다.
애초 여러 채 사는 투기수요자들과 무리를 해서 대출을 받은 거주 수요자들에게 끼치는 영향의 강도가 다르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은행에서 돈을 갚으라고 독촉하면 부자와 가난뱅이 사이에서 누구를압박하겠느냐"는 상식이 더 크게 통하는 실정. 이를 신봉하는 사람들은 올 상반기 신용카드 연체난 때 누가 힘들었는지를 보라는 글을 인터넷 게시판에 유포하는 중이다.
전세수요난을 피해 큰 담보비중으로 대출을 받은 거주 수요자들에게는 외환위기 때의 불안감이 작용하는 것이다.
<황종덕 기자 / 서찬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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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북ㆍ수도권도 아파트 매물 증가
이선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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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0.22 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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