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봉[海棠峰] 1,229m 강원 삼척
산줄기 : 백두금대지맥
들머리 : 하장면 광동리 고혈곡 고혈치
위 치 강원 삼척시 하장면 광동리
높 이 1229m
# 참고 산행기[사네드레]
인가목 많은 산...삼척 해당봉(1,229m)
광동굴은 추동~광동 사이 굴
해당봉(1,229m)이란 이름을 얻게 된 연유인 즉, 이 산에 장미과 식물 인가목(Rosa acicularis Lindley)이 많이 자생하고 있어서다. 마을 사람들은 인가목을 바닷가 모래땅에 서식하는 해당화로 알고 해당봉이라 했다. 인가목이나 해당화는 꽃도 비슷한 같은 집안이니 헷갈릴 만도 하겠다. 특히 인가목은 몸통에 붉은 가시 모양의 털이 밀생하고 가시오갈피로 오인 받아 수난을 당하고 있다.
국토지리정보원 발행 지형도에 이름이 등재되어 있지 않은 해당봉이 있는 삼척시 하장면은 옛날 강원도에서도 열손가락 안에 꼽히는 두메였으나 번듯한 35번 국도가 뚫리고 고랭지 여름배추로 부를 누리는 마을이 되었다. 젊은이들은 어른을 공경하고, 어른들은 아랫사람을을 잘 이끌어 가족처럼 화기애애한 하장면 광동리 고혈곡을 산행들머리로 잡았다.
태백여성산악회 권영희, 이영숙씨가 추절거리는 비를 맞으며 고혈곡으로 드니 메밀꽃이 눈이 모자라도록 피어 반긴다. 띄엄띄엄 나타나는 농가들을 보며 15분쯤 가면 마을 포장길이 끝난다. 다리 건너 오른쪽 철망 울타리 안은 마을 식수원이며, 고혈곡이란 이름을 낳게 한 광동굴이 있다.
옛날 굴 반대편인 추동리쪽에서 고양이를 굴속에 넣었더니 이곳 광동리로 나왔다 하여 '괭이굴', '괼굴', '고혈' 이라고 불렀고, 여기에서는 개를 넣었더니 건너편 추동리로 나왔다 하여 '구곡', '개내골', '계류골' 등으로 부르고 있다.
광동리에서 시작, 추동리로 하산
광동굴을 뒤로 하자 옛 집터는 모두 배추밭으로 변해버린 무인지경이다. 갈퀴덩굴, 새콩, 각시취, 개미취, 배초향, 개쑥부쟁이, 노랑물봉선들이 어우러져 꽃길을 만들었고, 개울가에는 오미자, 머루, 다래 덩굴들이 뒤엉켜 계곡을 덮었다. 시멘트 다리를 대여섯 개쯤 건너 광동굴 입구에서 약 30분 왔을까, 잣나무 한 그루 덩그러니 외롭고 그 옆에 평창이씨 묘가 있다.
여기서 지금까지 따르던 고혈곡을 버리고 오른편으로 급회전하여 산 위로 치달리는 임도로 올라선다. 물방울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쓰러진 풀을 헤쳐 갈지자로 오르는 숲에는 산토끼꽃, 구릿대, 개구릿대, 각시취, 마타리, 고려엉겅퀴들의 꽃 경연장에 참억새 꽃까지 분위기를 더하여 고즈넉히 맛깔 나는 꽃길이다. 뒤를 힐끔 돌아보니 고혈곡 끝 둥둥산(1,208.3m) 머리 위로 구름이 흘려가고 있다.
'옛날 옛날 한 옛날에 꼬부랑 할머니가 있었는데 꼬부랑 할머니가 꼬부랑길을 가다가...' 옛날 이야기에 나오는 꼬부랑길을 쉬엄쉬엄 2시간쯤 걷자 시골초등학교 운동장 크기의 고혈치에 닿았다(좌표 N 37°19′08.23″ E 128° 55′27.17″).
고혈치에서 오른편 숲으로 들어 서북쪽 능선을 따라 오른다. 천남성, 지리강활 같은 유독성 식물과 바디나물, 어수리, 눈빛승마도 보인다. 산짐승이나 다녔음직한 된비알을 40분여쯤 치고 오르자 팥배나무, 피나무들이 지키는 칼날같이 생긴 좁은 등허리 능선이 둘로 갈리는 삼거리다.
오른쪽으로 바위턱을 내려서 북쪽 능선을 따른다. 너구리 굴과 배설물이 즐비하다. 배설물에서 역한 냄새가 진동한다. 해당봉 이름을 낳게 한 인가목 종류들이 석회암 틈에 서식하고 있다. 둥그스름하게 생긴 작은 봉우리 왼편사면으로 트레버스하여 다시 능선으로 당단풍나무 군락을 지나 오르자 팥배나무 아래 이끼 덮인 작은 바위에 바위떡풀, 고본, 솔나리, 흰까실쑥부쟁이, 인가목 등이 서식하고 있는 해당봉 정상이다.
삼각점도 없는 정상 동쪽은 신갈나무가 빼곡히 들어찬 바위절벽이고, 서쪽은 벌목을 한 둔두골이다. 서쪽으로는 조망이 트였으나 짙은 안개로 조망의 맛을 누리지 못하고 계속 서쪽 능선을 따라 하산한다.
산짐승들만 다녔다. "대장님, 똥!" "어디?" 너구리 배설물을 밟을까봐 일일이 경고를 보내준다. 비도 오고 땀도 나고 덩굴식물들까지 발목을 잡고 놓아주지 않는다. 오버트라우저 위에 두꺼운 비닐로 앞치마를 만들어 허리에 두르고는 앞장서 길을 튼다.
고생 끝에 낙이 있다고 1시간이란 세월이 흐르고서야 둔두골과 늦목골 합수점에 이르러 농로를 만난 후 옛 모습이 남아있는 외딴 농가를 만나니 반갑다. 비닐하우스가 많은 서구렁이 마을길로 새콤한 산머루를 씹으며 20분쯤 빠져나오니 424번 지방도가 반기는 하장면 추동리 버스승강장이다.
*산행길잡이
○광동교~(15분)~광동굴~(30분)~잣나무와 묘~(2시간)~고혈치~(1시간20분)~정상~(1시간20분)~서구렁이~(20분)~추동리 버스승강장
*교통
하장 버스터미널(033-552-0553)에서 추동, 정선행 버스 하루 2회 운행(13:00, 17:45).
하장→태백 1일 6회(08:25, 09:00, 11:05, 12:50, 14:40, 17:40) 운행,
하장→임계,강릉 1일 4회(08:40, 10:30, 15:25, 19:40) 운행.
하장→삼척 1일 3회(08:30, 14:50, 18:00) 운행.
*숙박(지역번호 033)
길목식당,민박(553-2033), 소나무가든(552-3758), 송죽가든(552-6747), 우리식당(553-5215), 하장민박(553-2230), 광신민박(552-0194), 맥시칸치킨(552-0077), 삼거리쉼터(552-0213).
글쓴이 김부래 태백 한마음산악회 고문, 태백여성산악회 자문위원
참고:월간<산> 2007년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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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 벗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