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술 먹는 존재이다.
지구상서 유일하게 알코올을 섭취하는 유일무이한 존재인 것 확신 없지만 어쨌든 인류 역사를 보면
이 술로 인해 웃지 못할 엉뚱한 사건/사고들이 무수히 일어난 것은 분명하다.
너무 거창하게 서술하려는 게 아닌데,내가 너무 과하게 표현력을 도입하려는 의도는 무엇인가?
어쩌면 인간의 생활이 이 술과 더불어 출발하여 현재까지도 웃고 울게 하는 마법같은 힘을 발휘하고
있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것이다. 특히 우리 나라처럼 주류를 원껏/자유롭게 구매할 수 있는 여건이고
보니 사람들이 너무 술에 대한 애정 표현이 넘치고 아무때나 드러내고 있어서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술이 기호식품이라 한다면 누구라도 타인에 대한 최소한도의 예의를 지킬 줄 아는 주도(酒道)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한다. 우린 기뻐도 슬퍼도 이 주신에 의지하는 경향이 있다. 어리다가 보면 특히 자제력이
성숙되지 않으면 본의아닌 술로 인한 여러 가지의 사회적인 문제(?)를 야기시킬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하겠다.
술에 관한 이야기들은 너무 많아 일일이 열거하면서 표할 수가 없기에 간략하게 개인적인 경험에 의한
간편하고도 짧은 스토리로 만들어 가고 싶다.
몇일 전에 분당서 소모임이 있었다. 그 모임의 호스트가 하늘 아래 분당서 살기에 자기 영역에 있는
좋은 술집이 있다면서 자신이 좋아하는 동동주의 진미를 터득하게 하겠다는 취지로 우리를 오라고 했다.
오후 6시경 정자역 3번 출구 앞에 만나 우리 일행은 그 칭구의 안내에 따라 약간 걸었다. 큰 빌딩 규모의
지상 일층에 있는 그 주점은 생각과는 달리 아주 모던 스타일의 내부 장식이 되어 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주점이라면 약간 올드한 스타일로 옛향수를 자극케 하는 내부 장식을 연상하곤 하지만
이는 상념과는 달리 아주 젊은이의 취향에 부합하는 아주 세련되게 장식되어 있고 모든 것이 산뜻하게
보인다. 종업원도 젊은 청년이다.
식탁에 앉아 주문하고 동동주가 나왔다.난 약을 먹는 탓에 당분간에 금주하고 있어서 먹을 수가 없다.
나머지 3인은 막걸리 잔에 가득 붓고는 잔을 들어 건배 하면서 목을 넘긴다.이를 바라보니 난 만감이
교차된다. 약 먹기 전에는 나도 호방하게 막걸리를 마다 하지 않았는데,지금 나의 현실은 무엇?
술꾼 사이에서 제일로 싫어하는 안주꾼이 되고 보니 참으로 인생 유전이라 하든데,내가 이렇게 될 줄이야
꿈엔들 상상이나 했겠는가? 칭구들은 서로간에 술잔이 비면 동동주 부으면서 차츰 술에 취해 가고 있다.
난 세워놓은 무엇처럼 멀뚱 보면서 식탁 위에 차려진 안주나 축내고 있다. 진실로 밉상인 안주꾼이 되었다.
동동주 한 독이 금방 사라지고 새로운 한 독이 오고 또 사라지면 또 한 독이 우리 앞에 있다.이렇게 하다가
보니 세사람이 4독을 마셨다. 얇은 얼음 조각이 가득 채워진 독의 표면이 찰랑거리면서 어서 먹어다오!하는
느낌을 술꾼을 유혹하는 듯하다. 허나,나에게는 견물생심에 지나지 않는다.
어지간히도 동동주를 마신 칭구 가운데 이미 2명은 만취상태이다.나머지 한 칭구는 별로 술꾼이 아닌 탓에
처음부터서 관리하면서 음주한 관계로 아주 맑은 자세를 유지한다. 그 반면에 이미 취한 칭구들의 얼굴 표정을 보니 보기에도 좋을 듯한 붉은 색의 기운이 가득 차 있다.이런 탓인지는 몰라도 취중의 만담이 끊임없이
쏟아져 나온다. 말소리가 식탁 주변으로 퍼진다. 이에 질세라. 옆 식탁에도 큰 소리가 울리는 탓에 일시에 주점 안이 소리의 결집체가 되어 귀가 멍멍해진다. 술꾼들의 목청은 알아 주어야 한다. 니 내 할 것이 없이 일단 취하면 목소리부터 한 옥타브씩 올라가 소리를 발하니 이것야 맨정신으로 있는 나에게는 죽을 맛이다.
한참 이런 소리가 좌중을 지배했지만 취기가 그래도 사라지지 않았지만 독을 비운 우리는 가벼운 인사와 함께 주점 밖으로 나왔다. 그 날 아침에 기상예보로 저녁이나 밤에 비가 온다고 했었다. 거리는 여전히 어둠에
묻혀 빗방물이라는 흔적을 찾을 수가 없다.아닌 비 예보 소식에 미리 우산을 준비했는데,이 우산을 쓸 기회가 없다.
거리로 나와 정거장으로 간다. 거기서 각자 집으로 간다. 난 아주 멀쩡한 정신으로 자석버스에 몸을 실고서
이 분당을 통해 나의 거주지로 가고 있다. 차창에 보이는 분당의 야경은 그야말로 신도시다운 밝음으로
가득차 있다. 많은 차량들이 도로를 질주하고 있다. 눈에 보이는 도시의 빛들의 모습은 낮과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사람들을 유혹하고 있다고 하겠다.
전에 나도 술을 좋아하는 타입이어서 취함을 자주 하곤 했다. 지금은 술이라는 게 무엇인지 모른다.
그런데도 술자리에는 기회가 있으면 거의 참석하곤 한다. 부득이 한 금주 초기에는 금단 현상이 있었지만
지금은 마치 술하고는 전혀 인연이 없는 듯한 자세를 유지하고 있다.
왜들 술 먹고서 거하게 취해 목소리가 크고 괜히 심통이나 부려고 하는지 모르겠다. 역시 술은 사람을 대범하게 하는 묘한 마력을 지닌 음료라고 해도 좋겠지.
사람에는 인격이 있듯이,술 먹는 자에게도 그 무엇이 있다고 한다. 우린 기분좋게 목운동하고는 왜 대취하여 자신의 인성을 잃게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렇다고 해서 나 자신이 전에 이런 경우가 전혀 없다고는
말 못한다. 나도 가다가 실수한 적이 있었다. 깨고 나면 자신의 행위에 두고두고 후회하지. 그러다가 또 다시 알코올이 들어가면 자신이 행한 실수를 잊게 된다는 점이 이제는 그리운 추억담이 되네.
어쩌면 XX같은 세상서 목숨이라도 부지하려면 무엇같이 조신해야 하는 험난한 세상서 그나마 한 잔이 주는 묘한 매력에 빠져 큰 소리 치면서 삶의 알 수 없는 스트레스를 화끈하게 푸는 거 아닐까 싶다. 그래도 우린 술 없는 천상보다는 술이 있는 지상의 현실에서 살고자 하는 게 인간적인 마력이 아닌가 한다.
술을 먹긴 먹되,타자에게 해를 주지 않는 한에서 3쾌하게 마시는 것도 인생의 3락 가운데 제일락이 아닌가
싶소! 권주사는 아니어도 알아서 주량껏 마시고 기분좋게 귀가하여 좋은 밤으로 하룻밤 지내고 다음날 일어나 요령껏 해장하여 신나게 일상을 영위하기 바라우!
첫댓글 저녁 준비해놓고
딸 퇴근기다리는 동안
들바다보니
넘흐 길어유 ㅡ주루룩ㅠ
저도 술맛 몰라
취해보고프네요
어떤경지인지 ㅎ
취해 보려고 억지로 마시지 마세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