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동강 물도 풀리고 개구리도 겨울잠에서 깨여 난다는 우수와 경칩을 앞둔
2월과 3월로 이어지는 연휴다
~뭇 생명의 탄생이 시작되는 봄
자연을 통해 모든 것을 깨우고 흐르는 것은 흘러가게 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실제보다 깊어지고 향기로워 지는 것이 추억이다
1박2일의 추억을 엮어 보고자 완도~청산도로 여행을 떠나 본다
12시20분 완도 수목원 쪽으로 들머리를 잡았다
국내 최대의 난대림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온화하고 일교차가 적으며 비가 많이 내리는
지역에서만 볼 수 있다는 늘푸른 넓은 잎나무를 말한다
수목원에는 숲의 문화재처럼 전시장 구실을 하며 교육의 場이며 휴양의 장소가 된다
수목원을 따라 하느재로 오른다
겨우내 간직했던 꽃망울들이 이제야 풀어 낸다
새 생명의 움틀거림을 본다
작고 여린 힘으로 대지를...둥치를 뚫는 힘이여
조금 있으면 이곳에도 봄 햇살이 곱게 피면 꽃잎은 가지를 덮고
하늘을 가려 구름처럼 피어오를 것이다
꽃잎이 봄바람에 나부낄 때 낙화의 아름다움을 예견해 본다
옛 시인은 화무(花舞)라 했는데...
우리는 내일이 어떻게 전개될지 모르지만
이렇듯 자연속에 묻혀 가슴을 보듬고 사는 여유가 있어 좋다
산길에는 흰색 들꽃과 야생초가 봄의 전령사처럼 태동을 시작한다...
봄을 앉아서 기다리기 보다 먼저 봄마중 나온 것이 이 얼마나 행복한가!
봄의 여신을 따라 백운봉(601m) 업진봉 오르고
숙승봉을 지나 완도의 산행을 마무리 했다
오늘의 대장~이봉자(백운봉 옆에서 환하게 웃으시는 분)올씨다
1박2일동안 수고 많았수~~
3월1일~청산도 섬 기행 날이다
근데 밤새 비바람이 불어 댄다
다행히 바람은 자고 비도 그칠 모양이다
풀었던 여장을 챙기고 완도 선착장 으로 나간다 (9시 출발)
눈은 이미 산을 떠나 바다를 그리워 한다
물빛도 봄빛에 서려서 인지 푸르고 청청하다
높고 낮은 산봉우리들이 제 높이를 보인다면
아스라이 펼쳐진 수평선은 무애한 원융을 이루고 있다
하지만 잉꼬 부부도 때로는 티격태격 짜그랑이 있듯
바다도 때로는 너울로 이랑 싸움을 하나 보다
1시간 동안 넘실대는 파도를 따르다 보니 저 멀리 청산도가 모습을 드러낸다
안개 자욱한 섬은 회색 우수에 덮힌 듯 이방인의 마음을 벌써 설레게 한다
저 멀리 아스라이 청산도가 보이나요?나 만 보이나~~??
~` 집 떠나면 고생인데 뭐가 그리 즐거운가요 ...18세 아라따운 소녀 같애~~ㅎ
★^^*우수에 잠긴 모습이네요...바다를 향해 뭘 그리 비셨나요..
태생적인 고독에 지친 섬이랄까...?
드넓은 황토밭의 청보리와 함께 듬성듬성 자리한 분(墳)이 청산도 마을의
마음처럼 깨끗하고 단정하다
어느새 청산도가 고운 물빛과 함께 춘풍에 물들고 있다
외갓집 이름도 하단*당리인데...같은 지명이 유년의 기억을 떠올린다
당리다
쌓아 놓은 담장마다 고색창연한 이끼가 자라고 담쟁이...등 양치류가 삶을 키운다
궂은 날씨 때문인지 온통 축축한 이끼 냄새가 섬을 에워 싸고 있는 듯 하다
낮은 담장 사이로 보이는 이 집 저 집 기웃거리며
영화 촬영지(서편제,봄의 왈츠)셋트장을 둘러 본다
★김영랑의 생가를 생각케 하는 초가집★
김영랑의詩*내 마음 고요히 고운 봄 길 우에*중에서
"돌담에 소색이는 햇발같이
풀아래 웃음짓는 샘물같이
내 마음 고요히 고운 봄길우에
오늘 하루 하늘을 우러르고 싶다....
다시 비는 추적추적 내리고 갈 길이 바쁜 이방인들을 다시 육지로 내민다
*청산도~완도 (14시도착)
부산으로 오는 도중 또다른 이벤트가 기다리고 있었다
산행이사(정문기)의 배려로 순천만을 둘러 본단다
메스콤에서만 보았던 "소금을 먹고 자라는 풀 "
누런 갈대밭을 걷게 되다니...!!^^*
세계제 5대 연안 습지!
갈대밭이 무려 15만평이나 된단다
하지만 순천만의 자랑은 갈대가 아니라 갯벌이라고도 한다
인간의 붓질로 감당하기에 넓고도 광활하다
드넓은 갈대밭 내 나라 땅에서 왕성한 생명력이 살아 숨쉬고 있는 곳
천혜의 경관을 간직한 순천만이 길이 보존 되었으면...하는 바램을 가져 본다
갯벌 구멍으로 들락날락하는 게들이 사람의 인기척에 숨기에 바쁘다
첩첩이 쌓여 바닥부터 몸을 보이고 있는 골산(骨山)과 함께
갯벌이 보여주는 잿빛,동백꽃,황토빛은 우리가 간직해야 할 자연 원색이다
1박2일의 여정은
봄향기에 젖어 있는 원색의 길을 따라 초연하게 거닐었었다
너무나 즐겁게...너무나 자유롭게...
산행대장*이봉자(섭외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