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9년 서울대교구 시흥동본당이 성당을 신축하며 제작 설치했던 이남규 화백 유리화를 복원했다는 소식이다. 정확히는 그간 신자석이 부족해 기존 성전 뒤쪽을 2층으로 만들고 그곳에 성가대석을 설치해 캄캄하게 가려져 있던 유리화가 제모습을 회복하도록 하고자 성가대석을 헐었다. 이로써 32년 만에 성가대석에 가려 있던 유리화가 제모습을 회복하고 빛의 향연을 벌이고 있다.
반면 뉴타운 개발로 성전이 헐릴 전망인 서울 가좌동성당에 설치돼 있는 같은 작가 유리화는 파손 위기에 처해 있다. 가재울뉴타운 4구역에 있는 가좌동성당은 성당측 반대로 재개발이 미뤄져 왔지만, 얼마전 재개발조합측과 성당 이전 신축에 합의해 유리화는 철거될 운명이다. 유리화만 성당에서 떼어내는 작업도 고난이도라서 비용도 많이 들고 이미 설계가 끝나 신축성당에 복원할 수도 없고 유리화만 떼어내는 데 성공하더라도 보관할 데도 없어 복원은 어려움에 빠졌다. 국내 유리화의 개척자인 이남규 화백이 생전에 남긴 유리화 50여 점 가운데 백미로 꼽히는 작품들은 이렇게 운명이 엇갈리고 있다.
작품이 제작된 지 20~30년을 넘기면서 중림동약현성당과 명동성당 등에 설치돼 있는 유리화들은 그 예술적 가치가 더욱 빛나고 있고 교회문화재로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이들 유리화뿐 아니라 성당 내 예술작품 보존 및 복원에 더 많은 관심이 모아지기를 기대하면서 이번에 유리화 작품이 제모습을 찾도록 시공한 시흥동본당에는 큰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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