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자 수필 문득.1553 --- 생각 따라 다른 모습으로 보인다
흐르는 냇물도 한 곳에 멈추고 오래 고여 있으면 썩는다. 아무래도 변질될 수밖에 없다. 물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새로움을 찾는 것처럼 흐르고 출렁거린다. 나무는 묵은 잎을 떨쳐내고 새잎으로 바꾼다. 사람도 마음이나 생각에 신선한 바람으로 자주 바꾸어 주어야 한다. 고루해진 마음부터 고쳐먹으며 충전한다고 한다. 단순하게 한다는 의사 정도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과감하게 하고 끝냈다고 하는 날, 비로소 뭔가 이루어지고 있음에 기대해 볼 수 있다. 여행은 가겠다가 아니라 훌쩍 떠나는 것이다. 그래야 뭔가 버리든 건지든 한다. 막무가내 투정과는 다르다. 여행은 분위기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바람이 나무를 흔든다. 나뭇잎이 마구 흔들린다. 억지로 흔들리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나무가 바람을 흔들면 이파리가 즐거워 춤을 추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생각에 따라 전혀 다른 모습으로 비췬다. 따라서 보는 사람의 감정이나 취향에 따라서 사뭇 다르게 보일 수도 있다. 감정은 내 마음 나도 모른다고 할 만큼 자꾸 변한다. 한곳에 오래 묶어 놓을 수 없듯 끊임없이 새로움을 찾는 것이다. 그만큼 관리나 통제가 사실상 쉽지 않아서 왜 도중에 마음이 자꾸만 바뀌느냐고 한다. 그래서 믿는다고 하며 너무 오래 질질 끌면 안 된다. 가능하면 빨리 매듭을 짓고 끝내야 서로 마찰을 줄일 수가 있다. 장마가 지면 물은 흙탕물이 되어 그 맑던 물이 속이 들여다보이지 않는다. 그 흙탕물 속에 물고기는 어떻게 견뎌내는지 궁금하기도 하다. 아가미에서 많이 걸러준다고 한다. 물고기라고 먹잇감을 찾고 단순히 먹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보는 것, 헤엄치면서 노니는 것, 잠자리 등도 삶에 일부분이므로 불편하고 불안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래도 머잖아 본래의 맑은 물로 돌아올 것을 알고 있는지 희망을 잃지 않는다. 펄쩍펄쩍 뛰면서 맑은 물을 찾아 상류로 올라가려는 순간적 본능을 내보이기도 한다. 어린 고기가 세찬 물결을 이겨내는 것도 관심사다. 인생은 다양한 여행으로 아직 끝나지 않았다. |